지나친 추가 결제 강요? 평가 수직 하락한 그란투리스모7
PS5 판매량을 견인할 작품으로 기대받던 레이싱 게임 그란투리스모7이 호평받던 초반 분위기와 달리 이용자 평가가 수직 하락하고 있어 관심을 모으고 있다.
'그란 투리스모'는 리얼 드라이빙 시뮬레이터를 표방하는 게임으로, 전 세계에서 8000만 장이 넘게 판매된 전설적인 레이싱 게임 시리즈다. 특히 '그란 투리스모7'은 시리즈 25주년을 함께하는 작품으로, XBOX ‘포르자’ 시리즈에 밀려 2인자로 밀려난 ‘그란투리스모’ 시리즈를 다시 정상으로 복귀시킬 게임으로 많은 기대를 모았다.
지난 3월 4일 출시 당시 ‘그란투리스모7’의 반응은 호평 일색이었다. 개발사 폴리포니가 150년 자동차 역사와 레이싱 문화의 모든 것을 담았다고 자랑할 만큼, 다양한 자동차 수집 요소와 세밀한 튜닝 등 모든 부분에서 전작보다 훨씬 업그레이드된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다. 덕분에 메타크리틱 점수도 87점을 받으면서 자동차 시뮬레이터라는 평가를 받았던 전성기의 모습을 회복했다는 반응이 이어졌다.
하지만, 이 같은 평가는 3월 17일 이후 완벽히 뒤집어졌다. 싱글 플레이까지 온라인 접속 상태에서만 즐길 수 있어 무려 32시간이 넘게 진행된 점검 시간 동안 게임을 아예 즐길 수 없었기 때문이다.
또한, 소액 결제를 강요하는 듯한 업데이트로 큰 반발을 일으켰다. 게임 플레이만으로는 차량 수집이 불가능할 정도로 플레이 보상이 하향 수정됐으며, 초대장에 유효 기간이 도입되면서 초대장을 받아도 크레디트(게임 내 화폐)가 부족해서 자동차를 구입할 수 없는 경우가 생겼다.
현재 크레디트는 플레이스테이션 스토어에서 10만은 2900원, 200만은 2만2800원에 판매되고 있으며, 페라리, 람보르기니 등 인기 차량은 300만 크레디트가 넘는 가격으로 판매되고 있다. 사실상 슈퍼카를 가지고 싶으면 소액 결제를 하라고 강요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때문에 메타크리틱에서 전문가 평가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던 ‘그란투리스모7’의 이용자 평가는 1.9점으로 수직 하락했다.
문제는 폴리포니가 이 같은 상황을 이미 예측할 수 있었다는 점이다. 농구 게임에서 유일한 선택이라고 불릴 정도로 호평받는 NBA 2K 시리즈도 나만의 선수를 키울 수 있는 ‘마이 커리어’ 모드에서 플레이를 통해 획득할 수 있는 보상을 줄이고, 현금으로 포인트를 구매하도록 유도해, 이용자들의 혹평을 받은 바 있다.
최신작인 NBA 2K21은 전작보다 크게 발전한 부분은 없으나, 게임 플레이의 완성도는 여전히 높다는 평가를 받으면서 전문가 평점 79점을 기록했지만, 이용자 평가는 2.6점을 받으면서 시리즈가 계속될수록 계속 평가가 하락 중이다.
콘솔 게임도 온라인 기능이 강화되는 추세이다보니, DLC 요소를 통해 추가 결제를 요구하는 게임들이 계속 증가하고 있고, 이용자들도 많이 익숙해진 상태이지만, 새로운 콘텐츠가 아니라 플레이 제약을 통해 소액 결제를 유도하는 것은 이용자들이 아직 납득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알려주는 결과다.
결국 ‘그란투리스모7’을 개발한 폴리포니의 야마우치 카즈노리 대표는 3월 18일 업데이트 지연과 이벤트 보상 조정에 대한 사과문을 발표했다.
그는 “사용자가 소액 결제없이도 많은 자동차와 레이스를 즐길 수 있도록 하고 싶다. 동시에 자동차의 가격은 그 가치와 희소성을 전달하는 중요한 요소이기 때문에 현실의 가격으로 연결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가능하면 이용자들이 특정 이벤트를 기계적으로 반복해야 하는 상황은 피하고 싶다. 추가 콘텐츠, 추가 레이스 이벤트 등 이를 건설적으로 해결할 추가 기능에 대한 업데이트 계획을 곧 발표하겠다”고 입장을 밝혔다.
폴리포니 측은 “‘그란투리스모7’의 성장을 조금 더 장기적인 관점에서 지켜봐 주셨으면 감사하겠다”고 입장을 밝히고 있지만, 이용자들의 인내심이 개발사가 생각하는 순간까지 남아있을지 의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