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AME 2022] 다수의 성장 동력 장착한 넷마블, 매출 3조 시대 여나?
2021년을 ‘페이트/그랜드 오더’ 트럭 사태라는 잊지 못할 사건으로 시작한 넷마블은 제법 괜찮은 모습으로 한 해를 마쳤다. 연결 기준 매출 2조 5069억 원으로 역대 최대에 달하는 매출을 올렸고, 영업이익은 감소하긴 했지만, 4분기 선전을 더하며 1510억 원을 달성했다.
또한, 해외 매출 비중의 확대를 통해 글로벌 게임사로서의 입지를 다졌다. 21년 넷마블의 해외 매출 비중은 74% 정도다. 특히 중국 매출이 없는 상황에서 달성한 수치로 더 높은 평가를 받는다.
넷마블은 2022년 매출 3조 원 시대를 향해 달린다. 지난해 인수한 소셜 카지노 업체 스핀엑스의 실적이 올해 온전히 반영되어 매출 3조 원 돌파가 가능할 것으로 점쳐진다. 이를 통해 국내 최대 매출 규모를 자랑하는 게임사로 등극할 전망이다.
그동안 카밤, 잼시티 등의 인수를 통해 북미 게임 시장 등 글로벌 시장에서 성과를 거둔 넷마블의 투자 성공 이력에 스핀엑스까지 더해지는 것이다. 게다가 스핀엑스는 수익성 측면에서 기존의 게임사보다 좋다. 스핀엑스의 실적이 반영된 21년 4분기에 지급수수료 비중이 줄고 수익성이 크게 개선된 것을 보면, ‘스핀엑스’는 22년 전체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으로 기대된다.
넷마블은 2022년 다양한 신작과 블록체인이라는 새로운 성장 동력을 더한다. 특히, 블록체인의 경우 투트랙 전략으로 시장에 접근한다. 이미 해외에 탄탄한 퍼블리싱 능력을 구축해둔 넷마블이기에 이 부분이 블록체인 게임에 강점으로 작용할 것으로 기대된다.
먼저 넷마블은 올해 다양한 신작을 준비하고 있다. 코로나19가 덮친 지난 2년의 세월을 허투루 보내지 않았다. 물론 갑자기 불어닥친 코로나19에 초기에는 변화한 업무 방식에 고생했던 것이 사실이나 오히려 위기를 기회로 만들었다. 정체기일수록 적극적으로 게임에 투자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사업을 진행했고, 회사의 개발력을 더 끌어올렸다. 넷마블은 이에 힘입어 지난 1월 열린 5회 NTP에서 20여 종의 신작을 공개했다.
넷마블네오의 ‘왕좌의 게임’, ‘BTS드림: 타이니탄 하우스’, ‘나 혼자만 레벨업’, ▲넷마블넥서스의 ‘세븐나이츠 레볼루션’ ▲구로발게임즈의 ‘원탁의 기사’ ▲넷마블엔투의 ‘머지 쿵야 아일랜드’, ‘모두의 마블: 메타월드’, ‘스쿼드 배틀’, ‘신의 탑: 새로운 세계’, ‘RF 프로젝트’, ▲넷마블앤파크의 ‘넷마블 프로야구 2022’ ▲넷마블몬스터의 ‘레이븐: 아랑’, ‘몬스터길들이기 2’▲넷마블에프앤씨의 ‘일곱 개의 대죄 오리진’, ‘아스달 연대기’, ‘그랜드크로스W’, ‘그랜드크로스S’, ‘오버프라임’을 비롯해 ▲북미 자회사 잼시티의 ‘챔피언스: 어센션(Champions: Ascension)’과 ‘디씨 히어로즈 앤 빌런즈(DC Heroes & Villains)’ 등이다.
특히, 공개된 신작 라인업에서 놀라운 점은 넷마블의 자체 IP(지식 재산) 비중이 대폭 확대됐다는 것이다. 20개 작품 중 15개가 자체 및 공동 개발 IP이며, 5개가 외부 IP다. 넷마블은 그동안 외부 IP 의존이 크다는 지적이 있었는데 넷마블의 자체 IP만으로도 탄탄한 라인업 구성이 가능해졌다.
또 공개한 게임의 그래픽 퀄리티가 상당하다. 특히, ‘나 혼자만 레벨업’, ‘일곱 개의 대죄 오리진’ 등 애니메이션을 떠올리게 하는 형태의 그래픽 수준이 뛰어나다. ‘제2의 나라’를 통해 선보인 완성도 높은 비주얼을 자사 게임 전반으로 확대했다. 국내는 물론 글로벌 시장 공략에 있어 강점을 갖게 될 것으로 분석된다.
아울러 공개한 게임 중 대부분 게임이 모바일과 PC 양쪽에서 동시에 플레이할 수 있는 멀티 플랫폼 게임으로 개발 중이다. 여기에 액션 배틀게임 ‘스쿼드배틀’과 에픽게임즈의 파라곤을 계승한 신작 ‘오버프라임’은 스팀을 통해 PC 플랫폼으로, ‘일곱개의 대죄 오리진’은 모바일을 넘어 PC와 콘솔에도 출시할 계획이다. 넷마블이 그리고 있는 멀티 플랫폼의 시대 청사진을 확인할 수 있는 부분이다.
공개된 20여 개의 게임 중 10여 개 게임이 연내 출시되고, 올해 첫 작품은 3월 30일 출시를 앞둔 넷마블 앤파크의 ‘넷마블 프로야구 2022’가 주인공이다. ‘넷마블 프로야구 2022’는 실사 형태의 야구 게임으로, 기존의 가로 형태의 게임 플레이는 물론 젊은 층에 더 익숙한 세로 형태의 플레이까지 지원한다.
또 올해는 넷마블의 대표 IP이자 많은 게이머가 손꼽아 기다리고 있는 ‘세븐나이츠 레볼루션’의 출시도 예정되어 있다. ‘세븐나이츠 레볼루션’의 경우 국내 모바일게임 시장에서 넷마블의 자존심을 다시 한번 크게 세워줄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이 게임은 ‘세븐나이츠’를 확장시킨 작품으로 세븐나이츠 영웅들이 사라진 후 혼돈의 세상을 구원하기 위해 설립된 기사단의 이야기를 다룬다.
넷마블은 올해 블록체인 게임 시장에도 진출한다. 넷마블은 블록체인 시장에 투트랙 전략으로 접근하고 있다. 넷마블 본사가 게임을 중심으로 블록체인을 결합하는 모델을 구축하고, 자회사인 넷마블에프앤씨는 블록체인을 중심으로 게임과 콘텐츠를 결합할 계획이다. 투트랙 전략을 통해 블록체인과 메타버스 등에 접근하는 넷마블의 신중한 모습이 엿보이는 대목이다.
넷마블은 클레이튼 메인넷으로 블록체인 생태계 MBX 구축을 완료했다. MBX는 게임에 블록체인 기술을 접목함으로써 재미를 강화하고, 이용자 참여와 합리적 보상 제공이 선순환되는 생태계를 구축하는 데 중점을 뒀다.
MBX 월렛의 정식 서비스에도 돌입했으며, 아직 게임과 연동이 이뤄지지 않은 상황임에도 첫날 유통 거래량이 190억 원에 달했을 정도다. 토큰의 최고가가 6만 원 수준으로 23일 현재도 시세가 이어지고 있다. 이용자들은 탈중앙화 금융 서비스(DeFi) 클레이스왑에서 토큰 스왑 방식으로 MBX를 거래할 수 있다.
넷마블은 4월 중 월렛 앱 내에서 게임 토큰을 브릿지 토큰인 MBXL로 스왑하는 기능까지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기능이 제공되면, 현재 P2E 요소를 접목한 ‘A3: 스틸얼라이브'의 글로벌 버전을 즐기는 게이머들은 게임을 통해 채굴한 광석을 게임 코인인 이네트리움으로 바꾸고, 최종적으로 넷마블의 기축통화 암호화폐인 MBX로 교환할 수 있게 된다. 넷마블표 P2E(플레이투언, 돈버는 게임)가 시작하는 순간이다.
넷마블은 이후에도 ‘제2의 나라 (글로벌 버전)’, ‘몬스터 길들이기 아레나’, ‘모두의 마블: 메타월드’ 등 블록체인 기반 게임을 연이어 선보이며 생태계를 지속 확장해나갈 예정이다. 다양한 장르의 게임을 글로벌 시장에 퍼블리싱해온 넷마블의 능력이 블록체인 게임 시장에도 강점으로 작용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2분기부터는 블록체인 게임 서비스를 통한 매출 확보도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자회사 넷마블에프앤씨는 다른 방식으로 시장에 접근하고 있다. 넷마블에프앤씨는 MBX가 아닌 별도의 ‘아이텀큐브’ 토큰을 활용한다. 지난 1월 넷마블에프앤씨는 메타노믹스 생태계 조성을 위해 블록체인 기반 전문 게임사 '아이텀게임즈'를 인수하고, 지난 2월 가상자산 지갑 서비스 업체 '보노테크놀로지스'를 인수해 양사 합병했다. 첫 협업 프로젝트인 블록체인 기반 캐주얼 슈팅 게임 '골든 브로스'를 오는 4월 정식 출시할 계획이다.
‘골든 브로스’의 NFT는 바이낸스의 NFT 마켓을 통해 판매했으며, 넷마블에프앤씨는 지난달 바이낸스와 파트너십을 체결해 블록체인 플랫폼, 기술 인프라 등을 제공받고, 이를 기반으로 바이낸스 스마트 체인(BSC) 상에 독자적인 사이드 체인을 신설하기로 했다.
메타버스와 관련해서도 넷마블에프앤씨의 움직임이 활발하다. 넷마블에프앤씨는 메타버스 월드 구축을 위해 지난해 8월 지분 100% 출자해 메타버스엔터테인먼트를 설립했다. 지난해 10월에는 카카오엔터테인먼트와 메타 휴먼 기술, 엔터테인먼트 시너지를 위한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최근에는 유니티와 게임 콘텐츠 및 메타버스 플랫폼 사업에 대한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었다.
또 '메타버스 VFX 연구소'는 올해 상반기 준공된다. '메타버스 VFX 연구소'는 단일 모션캡처 시설로는 국내 최대 규모로, 모션캡처와 크로마키, 전신 스캐닝 등 메타버스 월드와 메타 휴먼 제작을 위한 최신 장비들이 갖춰진다.
넷마블은 올 해부터 블록체인에 기반한 메타버스 사업에도 본격적으로 뛰어든다. 블록체인 기술과 융합해 가상을 넘어 두 번째 현실의 세계를 만들겠다는 각오다. 이를 증명하기 위해 그동안의 게임 개발 역량을 활용해 메타 노믹스와 메타 휴먼 분야에서 개발을 진행해 왔다.
메타 노믹스분야에서는 부동산 기반의 메타버스 플랫폼을 구축하는 NFT게임 ‘모두의 마블: 메타월드’의 출시를 준비 중이며, 메타 휴먼 분야에서는 제나와 리나, 시우 등을 만들었다. 특히, 넷마블의 메타 휴먼 제나는 신작 ‘오버프라임’과 ‘그랜드크로스S’에서 등장한다. 넷마블은 메타 휴먼을 불록체인 게임은 물론 웹툰, 웹소설 등 다양한 콘텐츠에 적극적으로 활용해 궁극적으로 메타휴먼 기반의 플랫폼까지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2022년 넷마블은 다수의 신작과 업계의 화두인 블록체인이라는 새로운 성장 동력, 스핀엑스의 매출 온기 반영으로 인한 수익성 개선 등 긍정적인 요소가 있다. 또, 넷마블은 올해 해외 매출 비중을 80%까지 늘린다는 계획이다. 서비스 중인 작품과 준비 중인 작품이 세계 시장에서 통한다는 자신이 배경에 깔려 있기에 가능한 이야기다.
반면, 국내 매출 비중이 줄고 있는 것은 일종의 딜레마다. 해외 성과가 좋은 이유도 있지만, 최근 넷마블의 국내 모바일게임 시장 순위를 살펴보면 국내 시장 지배력이 줄어든 것이 보인다. 23일 기준 국내 구글 플레이 톱 10에 넷마블의 작품이 하나도 없다. 과거에는 상상도 할 수 없었던 모습이다.
올해는 글로벌 시장의 활약은 물론 국내 시장에서 넷마블의 영향력을 되찾아줄 ‘세븐나이츠 레볼루션’ 등의 작품이 준비됐다. 영광 재현에 나설 수 있는 시점이다. 넷마블이 코로나19와 함께 보낸 지난 정체기를 타파하고 국내외 시장 모두에서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