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누구나 쉽고 재미있게~! '별의 커비 디스커버리'
분홍색의 귀엽고 동글동글한 몸, 청소기처럼 무엇이든지 빨아들여 삼키고 능력을 복사하는 '커비'가 최신작 '별의 커비 디스커버리'로 돌아왔다. 1992년 닌텐도의 게임보이로 처음 등장한 '커비'는 귀여운 외모와 독특한 능력으로 게이머들의 눈을 사로잡았다. 30년이라는 시간이 흘렀지만, 오히려 이전보다 더 귀엽고 매력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지난 3월 닌텐도 스위치로 출시된 '별의 커비 디스커버리'는 시리즈 30주년을 기념해 탄생한 작품이다. 적을 빨아들여 능력을 카피하는 '커비'의 특징을 활용하는 플랫포머 게임으로, 문명과 자연이 융합된 미지의 세계에서 비스트 군단에 납치당한 '웨이들 디'를 구하기 위한 이야기를 그린다. '커비'는 새로운 세계에서 만난 '에피린'과 함께 모험을 떠난다.
기본적인 게임 방식은 기존 시리즈와 큰 차이가 없다. 점프는 기본이고, '커비'가 공기를 머금어 마치 풍선처럼 하늘을 날아다닐 수도 있다. 또 칼을 가진 적을 빨아들이면 칼을 쓰고, 밤(폭탄)을 던지는 적을 흡수하면 폭탄을 던질 수도 있다. 시리즈를 즐겨본 게이머도 그렇지 않은 게이머도 금방 적응해 즐길 수 있다. 스테이지 하나하나의 완성도도 높아 탐험하는 재미도 확실하다.
그리고 이번 작품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는 완전한 3D 게임으로 탄생했다는 점이다. 기존의 '커비' 시리즈는 3D 기법을 활용해 게임을 만들어도, '커비의 빨아들이기 대작전'과 같은 작품을 제외하면 사실상 횡스크롤 형태의 2D 게임이었다. 이번에는 커비 정통 시리즈가 가진 재미에 Z축의 움직임까지 더한 진짜 3D 게임으로 탄생했다. '커비'가 귀여운 몸으로 펼치는 박력 넘치는 액션은 덤이다.
3D 게임으로 개발하면서 개발진들은 '커비'의 액션에 고민이 있었다고 한다. 커비의 빨아들이기, 점프, 뱉기와 같은 기본적인 액션도 3D 화했을 때 의도한 대로 구현이 되지 않았다. 또 3D 게임의 경우 뒤에서 바라보는 형태의 시점이 많은데 동글동글한 '커비'의 몸체 특성상 이용자의 좌우 구분 등에 문제가 있을 수 있었다. 게다가 3D 시점의 경우 원근감으로 인해 2D 게임보다 정확한 조준이나 공격이 쉽지 않은 경우가 많다. 아무래도 게임의 난도가 오를 수 있다.
개발진은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커비' 시리즈의 콘셉트에 맞게 개발하기 위해서 다양한 연구를 진행했다. 그 결과 게이머가 카메라 시점을 조절하지 않고, 장소에 맞춰 카메라가 고정되는 형태의 게임이 준비됐다. 그리고 현재 카메라 시점과 '커비'의 위치 관계를 고려해 공격이 맞은 것처럼 보이는 상황이라면, 공격을 맞게 만들었다. 기존 3D 액션 게임과는 완전히 다른 선택이다. 여기에 각종 카피 능력도 3D 게임에 맞도록 조정했다.
실제로 게임을 즐겨보면 카메라 시점과 '커비'의 액션이 자연스럽게 잘 조화를 이루고 있어 어색함 없이 즐길 수 있다. 또 고정된 카메라 시점은 맵의 숨겨진 곳을 찾고 탐험하는 재미를 한층 더 살려준다. 고정된 시점이 오히려 더 다양한 시각에서 게임을 바라볼 수 있게 만든다. 또 필요한 만큼의 시각적 정보 제공을 통해 길을 잃지 않고 목적지에 다가갈 수 있다. 카메라 고정이 여러모로 계산된 작업임을 알 수 있는 부분이다.
이번 작품의 또 다른 특징은 '머금기 번형'이다. '머금기 변형'은 카피 액션보다 게임을 한층 풍성하게 만들어주는 존재다. 자동차를 머금어 질주할 수 있고 특정 구간에서는 레이싱 게임처럼 게임을 즐길 수도 있다. 또, 자판기를 머금어 캔 음료를 발사해 적을 물리치고, 행글라이더 형태가 되어 하늘을 날아다니는 것도 가능하다.
그리고 이러한 '머금기 번형'은 게임 진행에도 특별한 재미를 전한다. 3D로 구성된 이번 작품의 특성상 '머금기 변형'을 제대로 이용해야 숨겨진 요소를 발견할 수 있는 구간이 많다. 벽을 틀어막고 있는 로커를 머금어 쓰러뜨리거나 계단을 머금어 평소에는 진입할 수 없는 높이의 구간에 들어서는 등 다양한 방식의 활용이 준비됐다.
'웨이들 디' 마을에 마련된 콘텐츠도 빼놓을 수 없다. '웨이들 디'를 구출하다 보면 마을에 카페와 커비의 하우스 등 다양한 형태의 공간이 들어선다. 카페에서는 게임 진입 전 HP 회복을 위한 아이템을 구매할 수도 있고, 일종의 미니 게임인 아르바이트를 통해 스타(게임 내 재화)를 모을 수도 있다.
또 무기점을 통해 카피 액션 능력의 업그레이드도 가능하고, 게임 내 보스들과 다시 대결을 펼칠 수 있는 콜로세움, 다양한 버프 아이템을 판매하는 도구점 등도 마련됐다. 여기에 2인 플레이 까지 더하면 게임을 더 쉽게 만들어주는 장치까지 마련된 셈이다. 3D 액션 게임 초보들도 누구나 쉽게 입문해 실력을 키워나가면서 즐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커비' 시리즈의 주요 특징은 누구나 쉽게 즐기면서도 폭넓고 깊이 있는 재미의 제공이다. 이를 위해 스테이지마다 완전한 클리어 조건을 뒀다. 보스 스테이지의 경우 한 대도 맞지 않고 클리어해야 하는 등 제법 까다로운 조건이 있다. 10시간 내외의 플레이 타임이 다소 짧다고 느껴진 게이머라면 게임의 완전한 클리어에 도전하는 것도 좋은 선택이 될 수 있다. 게다가 스토리 모드를 클리어하면 게임의 진면목을 알 수 있는 모드도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