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큰 변화 없지만 여전히 야구팬들의 유일한 선택지. MLB 더 쇼 22
지난해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지만, XBOX로 영역을 확대해 많은 XBOX 팬들을 환호하게 만든 MLB 더 쇼가 올해도 다시 돌아왔다.
차세대 게임기로 등장하는 시리즈 두 번째 작품인 MLB 더 쇼 22는 PS5와 XBOX 시리즈 X/S에 이어 닌텐도 스위치 버전까지 출시되면서, 더 이상 독점작이 될 수 없으니 최대한 많이 팔아보자는 의욕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소니 팬들 입장에서는 자신들만의 특권이었던 것이 모두의 것이 되어버려 가슴 아프겠지만, 타 기종 이용자들, 특히 PS비타가 사라지면서 내 손 안의 MLB를 더 이상 즐길 수 없게 된 이용자들은 반가울 수 밖에 없다. 아쉽게도 PS5 버전만 플레이해서, 스위치 버전을 경험해보지는 못했지만, 다른 이들의 플레이 후기를 찾아보니 생각보다 프레임이 안정적이어서 꽤 만족스럽다는 반응이다.
차세대 게임기로 등장한 첫 작품인 MLB 더 쇼 21이 생각만큼 큰 변화를 보여주지는 못했기 때문에, 이번 작품을 기대하는 사람들이 많았을 텐데,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번 역시 크게 바뀐 점은 없다.
이번에 표지 모델로 등장한 오타니 쇼헤이 선수 덕분에 전작에서 처음 등장한 투타 겸업 시스템이 좀 더 업그레이드되고, 졸린다는 평이 많았던 해설진이 전면 교체되는 등 변화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픽, 플레이 등은 전작과 크게 달라진 점이 없어 하루에 한두 경기 소소하게 즐기는 사람들은 체감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물론 세세하게 뜯어보면 난이도를 좀 더 세분화하고, 프랜차이즈 모드에서 좀 더 현실적인 트레이드를 적용하고, 로드 투 더쇼 모드에서 선수 생성할 때 야수, 투수, 투타 겸업 중에 하나를 선택할 수 있고, 너클볼 투수도 육성할 수 있게 되는 등 달라진 점들이 많이 있긴 하다. “이게 왜 차세대 게임이냐”라고 혹평이 쏟아졌던 그래픽도 조금 나아지긴 했다.
전반적으로 이미 안정되어 있는 게임 시스템을 건드리는 모험보다는 장기간 MLB 더 쇼를 즐기고 있는 열성팬들을 위해 오랜 기간 즐길 수 있는 로드 투 더 쇼, 프랜차이즈, 다이아몬드 다이너스티 등 인기 모드의 완성도를 더 끌어올리려고 노력한 느낌이다.
물론 전작보다 발전된 것을 체감하기 힘들다는 것이지, 여전히 게임 플레이의 완성도는 야구 게임의 최고봉이라고 할만하다. 큰 TV에서 4K 60프레임으로 즐기는 야구 플레이는 실제 경기를 보는 듯한 느낌을 주며, 완벽한 타이밍으로 배트를 휘둘러 홈런을 칠 때나, 원하는 코너로 정확히 강력한 직구를 꽂아 넣어 삼진을 잡을 때의 짜릿한 진동은 엄청난 쾌감을 선사한다. 정말 오랜만에 바뀐 해설진도 다소 아쉬운 부분이 있긴 하나, 확실히 이전보다는 경기의 열기를 끌어 올려주는 느낌이다.
모든 스포츠 게임들이 그렇듯 꾸준히 MLB 더 쇼 시리즈를 구입한 팬들은 바로 전년도와 비교해서 크게 달라지지 않은 플레이에 실망감을 표할 수도 있지만, PS4 시절 제목의 숫자와 로스터만 바뀌는 후속작에 실망해서 한동안 떠났다가 복귀한 팬이라면 꽤 달라진 모습이 반가울 수 있을 것 같다.
특히 로드 투 더 쇼에서 오타니 쇼헤이, 더 옛날로 가면 베이브 루스 같은 그야말로 혼자서 팀 승리를 만들어내는 괴물 같은 슈퍼스타를 육성하는 재미나, 다이아몬드 다이너스티에서 3이닝으로 진행되는 미니 리그를 진행하면서 착실히 모든 포인트를 활용해서 선수 카드를 뽑고, 사고, 파는 재미는 정말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메이저리그의 세계에 빠져들게 만들기 충분하다.
요즘 피파 시리즈, NBA 2K 시리즈 등이 확률형 뽑기와 소액 결제 강요로 욕을 많이 먹고 있는 상황인데, 더 쇼 역시 뽑기, 소액 결제가 도입되어 있기는 하지만, 플레이에 제약을 둬서 과금을 유도한다는 생각이 들 정도는 아니다.
다만 이전에도, 지금도 야구 게임에서 유일한 선택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만족스러운 게임 플레이를 제공하는 게임이지만, 이번 작에 대한 팬들의 반응은 긍정보다는 비판이 많은 편이긴 하다.
차세대 게임기로 처음 등장한 MLB 더 쇼 21은 이전에 만들어보지 않았던 XBOX 버전까지 준비하느라 시간이 부족했다고 넘어갈 수 있지만, 두 번째 게임인 MLB 더 쇼 22는 확실히 달라진 모습으로 등장할 것이라고 기대했는데, 이전과 크게 달라지지 않은 모습에 배신감을 느꼈기 때문이라고 생각된다. 엘든링, 호라이즌 포비든 웨스트 등 최근 등장한 차세대 게임기용 신작들은 이전보다 확실히 발전된 모습을 선보이고 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더 발전이 없어 보이는 측면도 있다.
지금 팬들의 비판은 현재 플레이가 만족스럽지 않다는 것이 아니라, 차세대 게임기에 성능에 맞춰 훨씬 더 업그레이드된 더 쇼를 보고 싶기 때문이다. 좀 더 현실적인 야구를 구현하기 위해 세밀한 부분까지 깍아 내는 장인 같은 모습도 충분히 보기 좋지만, 이제는 플레이 엔진 자체를 바꿀 시기가 된 것 같긴 하다.
그리고 본진인 일본에서도 영문판 그대로 출시하는 패기를 보이고 있는 소니에게 씨알도 안 먹히는 얘기이겠지만, 엔진을 안 바꿔도 좋으니 제발 한글판을 출시해줬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