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 없이 즐기는 '포트나이트' 빌드 제로 해보니

“No(아니오)”

이는 지난 2018년 11월 지스타 현장에서 '포트나이트'를 총괄하는 에픽게임즈 에드 조브리스트 총괄 디렉터에게 건설 없는 포트나이트 이벤트 모드가 가능할까? 물어보니 돌아온 대답이다.

당시 에드 조브리스트 총괄은 건설을 포트나이트가 가진 가장 큰 차별점으로 꼽았다. 게임 내 건설이 어렵지만, 다른 방법으로 풀어가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건설이 없는 모드의 등장은 없을 거라고 말했다.

그런데 역시 게임 시장에 절대는 없나 보다. 절대 추가하지 않을 거라던 데스매치가 추가된 '오버워치'처럼 '포트나이트'에도 건설 없이 즐기는 모드가 추가됐다. 챕터3–시즌2를 오픈하면서 공개한 '빌드제로'가 그 주인공이다.

포트나이트 빌드 제로
포트나이트 빌드 제로

'빌드제로'는 '포트나이트'의 가장 큰 차별화 포인트인 건설을 들어낸 모드다. 건설은 '포트나이트'의 차별화 포인트인 동시에 게임을 즐기려는 초보자에게 가장 큰 진입 장벽 중 하나였다.

배틀로얄 장르의 특성상 총싸움, 경기장 축소, 아이템 파밍 등 신경 쓸 것이 많은데 각종 재료를 모아 은폐 엄폐가 가능한 건축물까지 지어야 하니 초보 게이머 입장에서는 쉽지 않았다.

건설이 일종의 차별화 포인트이자 진입 장벽 이었다.
건설이 일종의 차별화 포인트이자 진입 장벽 이었다.

운이 좋게 후반 라운드까지 버텨도, 게임 후반부에 남은 고수들은 1:1 상황에서 순식간에 3층을 넘는 타워를 만들어 올리며 머리 위에서 공격을 펼친다. 손 한번 제대로 써보지 못하고 당하기 마련이었다.

이런 상황을 버티고 게임을 할 수 있는 국내 게이머가 얼마나 될까? 특히 국내 게이머는 승부나 순위를 중요하게 생각하기 때문에 '포트나이트'의 전 세계적인 인기와 별개로 국내 시장의 반응은 냉담함에 가까웠다.

기자도 마찬가지였었다. 건설이 게임을 즐기는데 큰 진입 장벽이 됐다. 건설 없는 모드의 추가를 물어본 이유도 이 때문이다. 그리고 약 4년의 세월이 흘러 드디어 '포트나이트'를 건설 없이 즐길 수 있는 '빌드제로'가 등장했다.

이제는 전투만 즐기면 된다.
이제는 전투만 즐기면 된다.

건설 없이 즐기는 '포트나이트'는 어떤 재미가 있을까? 직접 체험해봤다. 오랜만에 게임에 접속해서일까 생각보다 많은 것이 낯설었다. 시작 버튼 위에 자리한 변경 버튼을 활용해 자신이 즐기고자 하는 모드를 선택할 수 있었다.

건설이 없는 '빌드 제로'외에도 건설이 있는 기존의 배틀로얄 모드도 선택해 즐길 수 있었으며 포크리, 파티로얄, 세이브 더 월드는 물론 다양한 제작 콘텐츠도 당연히 준비돼 있다.

본격적으로 진짜 목표인 '빌드 제로'를 선택해 게임을 즐겼다. '빌드 제로'도 기존의 모드와 혼자 즐기는 솔로와 두 명이 즐기는 듀오 네 명이 즐기는 스쿼드 모드까지 지원한다.

슬라이딩이 유용하다.
슬라이딩이 유용하다.

게임에 돌입하니 여러 변경 포인트가 느껴졌다. 챕터3–시즌2 업데이트를 통해 게임 내 캐릭터의 기본적인 이동 속도가 빨라졌고, 게이지를 소모하는 전력 질주, 전력 질주 중 문에 박치기에 문을 여는 동작도 추가됐다. 또 전력 질주 이후 슬라이딩 동작도 업데이트됐다. 매달리기도 된다.

특히, 슬라이딩은 전력 질주와 달리 스태미너 소모가 적고 이동 속도가 빨리 게임을 플레이하는 내내 유용하게 사용했다. 특히, 내리막길에서 빠르게 이동할 때 좋았다. 꼭 내리막길이 아니어도 슬라이딩이 스태미너 관리에 유리하다. 슬라이딩을 잘 활용하면 맵을 이동하는 속도에서 많은 이점을 가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건설이 없는 모드이지만, 아이템 1번 자리에는 곡괭이가 여전히 자리하고 있었다. 기존의 배틀로얄 모드였다면 곡괭이 질을 통해 건설을 위한 재료를 획득할 수 있었겠지만, '빌드 제로' 모드에서는 큰 의미가 없다. 눈앞의 장애물을 제거하는 정도로만 사용했다.

3위도 할 수 있다.
3위도 할 수 있다.

건설이 없으므로 전투에만 집중하면 됐다. '포트나이트'는 정통적인 밀리터리 슈팅보다는 캐주얼 느낌이 강하다. 복잡한 것 없이 즐기면 된다. 게임 내에는 다양한 총기가 마련돼 있으며 자신의 게임 플레이에 어울리는 총을 선택해 즐기면 됐다. 개인적으로는 근접 플레이를 위한 샷건을 하나 정도 들어주는 것이 좋다고 본다.

특히, 총을 쏘는 것이 어렵지 않고, 이번 '빌드 제로' 모드에는 외장 보호막이 추가되어 전투를 진행하는 시간이 제법 길다. 캐주얼하게 즐길 수 있는 전투의 재미를 충분히 만끽할 수 있었다.

전체적인 게임은 여타 배틀로얄 게임처럼 경기장이 계속해서 줄어드는 형태이며, 게임 내에서는 '포트나이트'답게 게임 진행을 더 풍성하게 만들어주는 이벤트가 발생하기도 한다.

또 현재 게임을 진행하는 맵에는 '스파이더맨'에 나오는 '데일리 뷰글' 건물도 등장하고, 거미줄을 이용해 높게 점프하는 등의 플레이가 가능하다. 유명 IP와 협업이 꾸준히 이어지고 있는 '포트나이트'에서 즐길 수 있는 재미 포인트 중 하나다.

포트나이트에 등장하는 데일리 뷰글
포트나이트에 등장하는 데일리 뷰글

'빌드제로' 모드는 건설이 없지만 '포트나이트'가 가진 매력을 보여주기에 충분한 모습이다. 반면 건설이 없으니 어딘가 아쉬운 기분이 들기도 했다. 막상 다시 배틀로얄 모드를 즐겨보니 건설이 없는 모드가 훨씬 편했지만 말이다.

건설 없이 즐기는 '빌드제로'는 '포트나이트'가 어떤 게임인지 잘 몰랐던 게이머라면 '포트나이트'가 가진 매력을 발견할 수 있기 충분한 매력을 가진 모드라고 본다. 앞으로도 '빌드 제로'를 꾸준히 만나볼 수 있으면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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