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L 선발전 논란에 목소리 낸 김정균 감독 “처음부터 일정에 부정적”

한국 e스포츠 협회(이하 협회)는 금일(21일) 상암 e스포츠 명예의 전당에서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리그오브레전드(이하 LOL)의 국가대표 지도자 기자간담회를 진행했다.

이날 현장에서는 아시안게임에 출전할 LOL 대표팀 감독으로 임명된 김정균 감독이 직접 참여했으며, 무리한 일정에 대한 우려와 졸속 행정으로 큰 비난을 받는 LOL 국가대표 선발전에 대한 자신의 입장을 밝혔다.

선발전 일정 취소로 선수단과 함께 서울로 이동한 뒤 곧바로 기자간담회를 진행한 김정균 감독은 개인적으로 생중계를 원했지만, 협회 측에 이 부분이 잘 전달되지 않았다고 멋쩍게 웃었다.

웃음으로 시작한 간담회였지만, 미디어의 질문에 김 감독의 목소리는 시종일관 단호했다. 먼저 이번 선발전의 무리한 일정에 대한 지적에 대해 김정균 감독은 애초에 이번 선발전 방식에 대해 부정적이었으며, 이에 대한 세부적인 내용을 협회 측에 전달했다고 말했다.

“10년간 프로팀의 코치를 맡았습니다. 그 경험에 비춰봤을 때 짧은 합숙과 이틀간의 선발전으로 선수단을 구성하는 건 어렵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고, 협회에도 이 같은 내용을 전달했습니다. 이번에 논란이 된 선발전 일정 취소도 월요일 당일에 알았고, 선수단에 하루라도 더 휴식을 주기 위해 복귀를 요청해 일정보다 빠르게 서울로 올라오게 됐습니다”

5:5 팀 게임인 LOL의 특성상 짧은 기간 진행하는 경기로는 게임 메타(전술)의 변화, 상대의 컨디션과 선수 본인의 컨디션, 그리고 선수 간의 협동 플레이 등 너무나 변수가 많이 발생해 이를 선수 선발의 데이터로 사용하기 어렵다는 것이 김정균 감독의 입장이다.

선수 선발 기준이 모호하다는 의견에 대해서도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김 감독은 김 감독은 개인적으로 오랜 시간 진행된 리그를 통해 데이터가 축적된 ‘2022 LCK 스프링 시즌’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대표팀을 구성해야 한다는 의견을 협회에 지속해서 전달했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김 감독은 5월 진행되는 MSI와 곧바로 이어지는 서머 시즌 이후 아시안게임이 진행되는 등 빠듯한 일정이 남아 있어 대표팀 선발 과정을 최대한 단축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그렇다면 김 감독은 이 대표팀 선수 선발에 얼마나 권한을 가지고 있을까? 김정균 감독의 발언에 따르면, 김 감독은 대표팀 선발전의 데이터를 분석한 후 협회 측에 전달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이는 대표팀 지도자가 선수들을 발탁할 수 있는 권한이 주어지는 기존 스포츠 종목의 국가대표 선발 과정과 크게 다른 모습이다. 선수단 선발 과정부터 선수 최종 발탁의 권한 모두 대표팀 감독의 의중과 상관없이 협회와 소위원회의 결정대로 정해지는 셈이다.

또한, 코치 선임이 늦어진다는 지적에 대해 김정균 감독은 대표팀이 구성된 이후 스프링 시즌 데이터를 고려하여 이 선수들에게 맞는 현역에서 활동 중인 코치를 선임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김 감독의 발언과 별개로 이번 아시안게임에서 코치진 선임을 신중하게 결정하는 이유는 또 있다. 이번 LOL e스포츠 종목에서 코치는 선수단 엔트리에 포함되지 않는다. 선수를 지도하는 코치진이 경기장에 입장하지 못하는 상황이 펼쳐질 수도 있는 것이다.

특히, 김 감독은 최대한 많은 코치진을 구성하는 것을 원하고 있지만, 이 부분 역시 협회와 논의를 진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많은 논란이 된 인터뷰 회피에 대해서도 입을 열었다. 김정균 감독은 처음 인터뷰 제의가 들어왔을 때는 LOL 대표팀 감독으로 막 선임된 이후라 전달할 내용이 없어 이를 거절했을 뿐인데, 많은 논란이 일어난 것 같다고 설명했다.

“대표팀 감독에 취임하자마자 인터뷰 요청이 왔는데, 사실 선임되고 선발전 일정이나, 과정에 대해 아무 정보가 없어 이를 거절했습니다. 선수단이 선발되고 일정이 정해진 뒤에 진행해도 늦지 않겠다는 생각이었는데, 이 부분에서 많은 오해가 있었던 것 같습니다”

여기에 논란이 계속된 선발전에 대해 목소리를 내지 않았다는 비난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프로팀의 감독은 SNS나 개인방송으로 개인적인 의견을 말할 수 있지만, 국가대표 감독의 자리는 다릅니다. 대표팀 감독이라는 사람이 어떻게 목소리를 내야 하는지 처음 감독에 오른 저는 잘 모르겠습니다. 혹시 여러분들 중 좋은 의견이 있다면 이를 반영하도록 하겠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처음 아시안게임 정식 종목이 된 LOL이 시작부터 이렇게 논란이 많은데, 앞으로 누가 감독을 할지 우려스럽기도 하네요.”

열정적으로 간담회에 답한 김정균 감독은 현재 국가대표 예비명단에 오른 10명의 선수와 앞으로의 일정에 대해 최선을 다해 임할 것이라고 말했다.

“변경되는 일정 속에서도 국가대표 엔트리에 뽑힌 10명의 선수 모두 열정적으로 선발전에 임하고 있습니다. 이 선수들에게 많은 응원을 부탁드리고, 최대한 선수들에게 피해가 가지 않도록 상황을 잘 마무리 짓도록 노력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