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던파 모바일'이 바꿀 모바일 풍속도
넥슨의 '던전앤파이터 모바일'(이하 '던파 모바일')이 흥행을 이어가고 있다. 출시 직후 양대 앱스토어 인기 1위를 기록한 ‘던파 모바일’은 구글플레이 매출 3위에 이어 한때 ‘리니지W’까지 꺾는 등 매출 상위권에 자리 잡아 새로운 히트작으로 거듭났다.
이러한 ‘던파 모바일’이 모바일 게임 시장에 큰 주목을 받는 이유는 완전 수동 전투로 진행되는 게임임에도 이용자들에게 높은 인기를 얻고 있다는 것이다.
이전까지 모바일 게임 시장에서 전투 콘텐츠는 ‘자동전투’, ‘자동 사냥’으로 구현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스마트폰의 특성상 장시간 정교한 조작이 어렵다는 것이 그 첫 번째 이유였고, 육성과 성장을 중심으로 자동전투를 도입한 MMORPG(다중접속온라인역할수행게임)들이 대거 흥행을 거두자 시장에서는 자동전투가 필수적이라는 풍토가 짙게 깔려있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시장에는 단조로운 자동전투 속에 육성과 성장에만 집중한 비슷한 작품이 넘쳐나게 되었고, 아무것도 하지 않고, 돈만 내면 강해진다는 ‘분재 게임’, ‘사이버 식물’이라는 부정적인 평가가 이어지며, 기존과 다른 형태의 게임을 원하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었던 것이 사실.
이러한 시기에 등장한 ‘던파 모바일’은 오락실형 액션 게임 컨셉으로 제작된 원작 ‘던파’의 특징인 수동 전투의 재미를 극대화하여 서비스 16년이 지난 IP(지적 재산권)를 사용한 작품임에도 오히려 신선하다는 평가를 받는 중이다.
물론, ‘던파 모바일’이 단순히 수동 전투만 구현했다고 좋은 평가를 받는 것은 아니다. ‘던파 모바일’의 개발사 네오플은 게임의 개발을 위해 별도의 서울 지사를 설립하여 개발팀을 이전할 정도로 게임 개발에 공을 들였고, 원작의 액션은 그대로 살리되 모바일에 최적화된 시스템을 다수 게임에 구현했다.
던파 모바일’은 모바일 전용의 터치 조작을 이용한 새로운 조작 방식을 구현하여 최대 5개의 스킬을 하나의 버튼에 배치하여 순서대로 사용하는 콤보 슬롯 시스템이 도입됐다. 키보드가 아닌 모바일 터치 조작으로도 연속 콤보를 구현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여기에 4개의 스킬을 하나의 버튼에 설정하고 드래그로 사용하는 조작을 구현한 것은 물론, 시중에 존재하는 다양한 모바일 컨트롤러를 활용해 게임을 즐길 수 있도록 지원하는 등 이용자의 선택 폭을 크게 넓혔다.
여기에 수동조작으로 쌓일 수 있는 피로감을 낮추기 위해 평균 8개 이상의 스테이지가 등장하는 원작의 던전을 3~5개로 줄여 플레이 시간을 단축했으며, 임무 시스템과 마을 자동 이동 시스템 등 맵 이동을 최대한 간소화했다.
직접 조작으로 진행되는 전투의 깊이는 유지하고, 전투 이외의 콘텐츠는 모바일에 특화시킨 “액션은 진지하게, 그 외 작업은 편하게” 즐길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한 셈이다.
이러한 기조는 지난 28일 진행된 대규모 업데이트에서도 그대로 드러났다. ‘던파 모바일’의 첫 레이드 콘텐츠인 ‘로터스 레이드’가 추가된 이번 업데이트에서는 총 6인이 참여하는 대규모 레이드와 함께 다수의 콘텐츠가 추가됐다.
특히, 50레벨 이상 캐릭터를 원정에 보내 장비를 획득할 수 있는 ‘모험단 원정’ 콘텐츠를 통해 다수의 캐릭터를 동시에 사용할 수 있도록 했으며, 크리쳐를 선택해 일정 시간이 지나면 보상을 획득하는 ‘크리쳐 심부름’이 추가되는 등 모바일에 특화된 콘텐츠를 선보였다.
이러한 콘텐츠는 이용자가 직접 플레이하지 않아도, 장비를 파밍할 수 있는 콘텐츠를 추가함으로써 수동 전투의 약점인 피로도 문제를 일정 부분 해결하여 이용자들에게 좋은 반응을 받는 중이다.
이러한 ‘던파 모바일’의 모습은 이후에 등장할 게임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분석된다.
이전까지 온라인게임 IP로 개발된 모바일게임 중 상당수가 ‘자동전투’, ‘자동 진행’을 선택하며, 기존 게임들과 큰 차별화를 두지 못한 것에서 벗어나 원작이 가진 독특한 콘텐츠를 제대로 구현한다면 이용자들의 호응을 끌어낼 수 있다는 것을 입증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자동 시스템이 극한까지 발전한 중국 게임 시장 역시 최근에는 ‘왕자영요’, ‘화평정영’, ‘원신’ 등의 수동조작을 선택한 게임이 매출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고, 기존의 자동전투 시스템에서 탈피한 신작이 대거 등장하는 중이다.
여기에 올해 초 라인게임즈에서 출시한 ‘언디셈버’ 역시 수동 전투를 앞세워 좋은 평가를 받았으며, 오는 6월 3일 발매 예정인 ‘디아블로 이모탈’ 역시 수동 전투로 즐기는 액션을 강조해 큰 주목을 받는 중이다.
물론, 후반 콘텐츠로 진입할수록 수동 전투의 피로감이 극대화되어 이용자들의 이탈이 이어질 수 있는 불안 요소는 여전히 존재하지만, 수동 전투의 편의성을 향상하고, 이를 게임의 핵심 시스템과 연계하여 구현할 수 있다면, 점차 변하고 있는 이용자들의 시선을 사로잡을 수 있다는 것이 업계 전문가들의 평가다.
과연 ‘던파 모바일’의 흥행으로 “수동 전투는 불편하다”라는 이용자들의 선입견이 점차 옅어지는 국내 게임 시장에서 앞으로 어떤 색다른 게임이 등장해 신선한 재미를 줄 수 있을지 앞으로의 모습이 궁금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