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험기] "쩌는 디자인과 그만큼 쩌는 가격" ‘Xbox 디자인 랩’ 직접 체험해 보니
나만의 Xbox 패드를 만들 수 있는 마이크로소프트(이하 MS)의 신규 서비스 'Xbox 디자인 랩'이 지난 10일 국내에 정식 런칭됐다.
'Xbox 디자인 랩'은 특별 에디션 혹은 시즌 별로 출시되는 정도에 그쳤던 기존 'Xbox 게임패드'의 디자인을 나의 취향에 맞게 디자인할 수 있는 일종의 커스터마이징 맞춤 서비스다.
처음 'Xbox 디자인 랩'이 한국에 출시된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든, 생각은 “과연 어느 영역까지 커스터마이징을 지원할까?”라는 궁금증이었다.
커스터마이징에 대한 기준이 개인마다 다른 상황에서 ‘Xbox 엘리트 패드’에 맞먹는 기능을 제공하는 것인지, 아니면 단순히 색상만 고를 수 있는 것인지, 이 기묘한 서비스에 대한 MS의 의도가 궁금했기 때문.
실제로 체험해 본 ‘Xbox 디자인 랩’은 이 두 개의 가능성 중 후자에 가까웠지만, 예상보다 훨씬 세밀한 색상 커스터마이징 기능을 지원하는 모습이었다.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선택한 색상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는 것이다. 색상을 선택할 때마다 3D로 구현된 패드에 바로 적용되어서 특별한 미적 감각이 없는 이들이라도 쉽게 색상을 고를 수 있을 정도로 직관성이 매우 뛰어났다.
‘Xbox 디자인 랩’ 페이지에서 지원하는 게임 패드의 부위는 무려 10곳에 이른다. 몸체와 패드 뒷면, 범퍼, 트리거, 방향 패드, 엄지스틱 등 눈에 보이는 대부분의 부위의 색상을 바꿀 수 있으며, 한 부위마다 대략 20종이 넘는 색상으로 꾸밀 수 있다.
사용자가 직접 작성한 글(최대 16자)을 각인으로 새겨주는 각인 기능을 제외하면 약 180가지에 달하는 색상을 바꿀 수 있는 셈인데, 같은 커스터마이징을 진행해도 어떤 색을 집어 넣었느냐에 따라 느낌이 완전히 달라져 상당한 자유도를 자랑하는 모습이다.
이중 ‘ABXY’로 알려진 우측 ‘버튼’의 경우 Xbox 1세대부터 엘리드 패드 디자인까지 기존 Xbox 패드에서 지원하는 모든 ‘버튼’ 형태를 고를 수 있어 이를 선택하는데, 상당한 시간이 걸릴 정도였다.
오랜 시간 장고에 장고를 거듭한 끝에 도착한 패드의 외형은 기대 이상이었다. 본 기자는 노란색과 빨간색 그리고 검은색을 드문드문 적용한 자칭 ‘피카츄 에디션’을 구상했는데, 생각 이상으로 색상이 또렷하게 구성되어 매우 만족스러웠다.
또한, PC로 구동해본 결과 현재 ‘Xbox 시리즈 X’에서 지원하는 기능을 동일하게 지원하여 현재 구하기가 하늘에 별따기에 가까운 XBOX 본체가 없어도, PC 게임패드로도 충분히 활용할 수 있을 정도였다.
더욱이 주문부터 택배 도착까지 약 10일 정도의 시간이 걸렸는데, 오후 늦은 시간에 주문했고, 국제 배송임에도 배송비가 없다는 것을 고려하면 나쁘지 않은 서비스였다.
하지만 가격은 조금 걸리는 부분이다. ‘Xbox 디자인 랩’은 몇몇 옵션에 따라 가격이 추가된다. 패턴과 각인, 뒷면 그립 등 몇몇 옵션에는 추가 비용이 들며, 이를 다 합치면 12만 원 선까지 가격이 치솟게 된다.
일반적인 ‘Xbox 시리즈 X’ 패드가 4~5만 원 선인 것을 고려하면 상당히 높은 금액인 셈이다. 실제로 본 기자도 옵션을 추가하다 “이 정도면 가격 좀 더해서 엘리트 패드를 사는 게 낫지 않을까?”라는 ‘모닝 사러 갔다가 그랜저 사는 상황’ 일보 직전까지 가기도 했었다.
이처럼 이제 막 서비스를 시작한 ‘Xbox 디자인 랩’은 다양한 커스터마이징 기능과 직관적인 3D 모델링 등을 통해 나만의 게임패드를 제작하는 새로운 경험을 얻기에는 충분한 모습이었다.
다만 가격의 경우 아무리 나만의 물건을 제공하는 것이 중요해진 시대라지만, 용납하기 어려운 수준 문턱에 발을 올려놓은 수준이라, 호불호가 상당히 갈릴 듯한 모습이었다.
개인적으로는 내가 직접 디자인한 Xbox 패드로 PC 게임이나 하는 모습이 서글퍼 “이런 거 하기 전에 본체 물량부터 풀어줬으면...”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