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가 터질지 모른다! 다양한 장르 시도하는 블록체인 게임 업계
전 세계적인 금리 인상과 루나/테라 사태로 인해 코인 시세가 폭락하면서 블록체인에 대한 관심이 많이 떨어졌지만, 여전히 여러 게임사들이 블록체인 게임 시장의 가능성을 믿고 도전하는 분위기다.
투기 세력이 몰리면서 지나치게 과열되다보니, NFT(대체 불가 토큰) 거품론 등 위험성이 더 부각되고 있기는 하지만, 현재 옥석 가리기 단계를 넘어서 시장이 안정화되면, 코인의 사용처가 분명한 게임 분야가 블록체인 시장을 주도할 것이라고 전망하는 것이다.
위메이드를 필두로, 컴투스, 넷마블, 카카오게임즈, 네오위즈 등 많은 대형 게임사들이 블록체인 게임을 새로운 주력 사업으로 밀고 있으며, BPMG, 게임체인, 하바, 페루자 코퍼레이션 등 신흥 세력들의 기세도 만만치 않다.
이처럼 많은 게임사들이 블록체인 게임 시장 선점을 위해 주도권 다툼을 벌이고 있다보니, 블록체인 게임의 장르도 빠르게 다양화되고 있다. 초반에 ‘미르4 글로벌’이 화제가 되다보니, MMORPG(대규모 다중 접속 역할 수행 게임)에 관심이 집중되기는 했으나, 선택지가 다양해지면 다른 결과가 나올 수도 있기 때문이다. 새로운 기술을 접하면서 굉장히 다양한 시도가 있었던 초창기 스마트폰 게임 시장을 보는 듯 하다.
특히 이용자를 많이 모을수록 더욱 강력한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게 되는 블록체인 게임 플랫폼을 만드는 회사들은 이용자들의 다양한 취향을 만족시킬 수 있도록 여러 회사와의 협력을 통해 다양한 장르 확보에 힘을 쓰고 있다.
위믹스 3.0을 선보이며 블록체인 게임에 가장 진심인 회사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 위메이드는 이미 성공을 거둔 ‘미르4 글로벌’에 이어 ‘미르M’도 블록체인 탑재를 예고하면서 MMORPG에 주력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기는 하나, 다른 게임사와의 협업을 통해 위믹스 플랫폼에 다양한 장르를 추가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에 조이시티의 전략 게임 ‘건쉽배틀 크립토 컨플릭트’를 선보여 주목을 받았고, ‘애니팡’ 시리즈, 스포츠 승부 예측 게임 ‘스포라이브’, 방치형 게임 ‘스피릿세이버’ 등도 출시를 준비 중이다.
‘A3 스틸 얼라이브’와 ‘제2의나라’ 글로벌 버전에 블록체인 시스템을 더하면서 사업을 본격화한 넷마블도 차기작으로 MMORPG이 아닌 장르를 선보일 예정이다. 상반기에 얼리엑세스를 시작한 ‘골든브로스’는 캐주얼 슈팅 게임이며, 올해 하반기에 선보일 예정인 ‘모두의 마블 : 메타월드’는 도시 기반의 메타 월드에서 부지를 매입한 뒤 건물을 올리고, NFT화된 부동산을 거래하는 투자 방식의 게임이다. 특히 모두의 마블 : 메타월드가 서비스되면 넷마블이 그리고 있는 메타버스 세상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신생 블록체인 게임 회사 중에는 보라코인을 성공시킨 차지훈 대표가 설립한 BPMG를 주목할만 하다. BPMG는 플레이위드의 블록체인 게임 신작 ‘씰M’에 협업하고 있으며, 자체적으로도 다수의 신작을 준비하고 있다. 아무래도 MMORPG 장르인 ‘프리프 유니버스’, ‘라펠즈M’가 먼저 주목을 받고 있지만, 미소녀 수집형RPG ‘시드 이터널’, 벽돌깨기 게임을 소재로 한 좀비 노이드, 한붓 그리기 스일의 퍼즐 게임 ‘아쿠아팡 for Continue’, 런게임 ‘젤리고 대쉬’ 등 캐주얼 장르도 탄탄하다.
드래곤플라이와 손을 잡은 게임체인은 주력작으로 RPG(역할 수행 게임)가 아닌 FPS(1인칭 슈팅) 장르를 선택해 주목을 받았다. 지난 5월에 필리핀에 출시한 ‘스페셜포스 러쉬’는 2일 연속 Play to Earn 블록체인 베스트 게임 리스트 매체의 트렌딩 게임 1위에 선정되었고, 또 24시간 내 Most Searched Games으로 등재됐다. 게임체인은 ‘스페셜포스 러쉬’ 외에도 인피니티 러쉬, 픽셀 그라운드 럭키 포커 등 다양한 장르를 시도하고 있다.
이처럼 많은 블록체인 게임사들이 MMORPG 장르를 넘어 다양한 장르로 발을 넓히는 이유는 이용자들의 다양한 취향을 만족시키기 위함도 있지만, 이용자가 한 장르로 집중돼 카니발리제이션 현상을 일으키는 것을 막기 위함도 있다. MMORPG 장르는 게임의 끝판왕 장르라고 할만큼 다양한 콘텐츠를 제공하는 것이 장점이기 때문에, 타 장르에 비해 많은 플레이 타임을 요구해 여러 개의 MMORPG를 동시에 플레이하는 것이 상당히 힘든 편이다.
과거 온라인 게임 시절에도 주력 MMORPG 외에 가볍게 즐길 수 있는 게임을 찾는 이들이 많아지면서 캐주얼 장르가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였던 만큼, 블록체인 게임에서도 MMORPG 장르가 시장을 주도하고, 캐주얼 게임들이 잠깐 잠깐 가벼운 마음으로 즐기는 세컨드 게임으로 이를 뒷받침 하는 형태로 발전할 가능성이 높은 편이다.
또한 A 게임에서 얻은 재화를 B게임에서 쓸 수 있는 등 재화를 자유롭게 옮길 수 있는 것이 블록체인 게임 플랫폼이 내세우고 있는 강점인 만큼, 이를 더 부각시키기 위해 이용자들의 다양한 선택을 할 수 있도록 서비스하는 게임의 폭을 넓히는 것이 플랫폼의 영향력을 강화하는데 큰 힘이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