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호러 본연의 재미로 돌아온 '신 하야리가미3'
도시괴담이나 도시전설로 불리는 무서운 이야기들을 게임의 핵심 콘텐츠로 삼은 니폰이치 소프트웨어의 텍스트 어드벤처 게임 '신 하야리가미' 시리즈의 최신작 '신 하야리가미3'편이 오는 7월 28일 국내 정식 발매된다.
일본 시장 발매 이후 1년 만의 정식 발매로 다소 늦은 출시라고 볼 수 있지만, 호러 텍스트 어드벤처라는 장르 특성상 대체할 수 있는 게임이 거의 없어 팬들의 많은 기대가 몰리고 있다. 국내 유통은 인트라게임즈가 맡앗고, 팬들을 위한 한국어화에도 큰 힘을 썼다.
'신 하야리가미3'는 국내에 2015년 1편(일본은 2014년), 2016년 2편 발매 이후 약 6년이라는 시간이 지나 선보여지는 작품이다. 일본(2021년 출시)을 기준으로 해도 5년이라는 긴 시간이 흐른 뒤 선보여진 작품으로, 그동안 시리즈를 즐긴 게이머들의 의견을 반영한 것이 특징이다.
이번 3편에서는 국내에서는 반응이 괜찮았지만 호러보다는 그로테스크한 연출이 많아 호불호가 갈린 1편, 특정 에피소드가 괴담이나 호러와는 거리가 있고, 어이가 없는 수준의 연출이 등장했던 2편의 아쉬운 부분을 개선했다.
게임의 모습은 전체적으로 시스템과 콘텐츠가 2편의 모습과 닮았고, 움직이는 그림을 더해 호러 연출을 강화했다. 또 이야기와 어울리지 않는 개그 요소의 비중을 줄여 도시 괴담과 사건의 진실을 파헤쳐가는 재미를 한층 살린 것이 이번 작품의 특징이다.
게임은 전작에서 바로 이어진다. 주인공은 여전히 '호죠 사키(이름 변경 가능)'이며, 전작에서 파트너가 된 동료 '아이젠 세나'와 전직 수사 1과 형사에서 이제는 '특수'의 동료가 된 '니이미 신타로', '코케츠 마사오미'와 팀이 되어 G현의 여러 괴사건을 수사하게 된다. 과학수사연구소의 연구소장 '키사라기 미츠코'도 여전히 건재하다.
전작을 플레이해본 게이머라면 세계관과 시스템에 녹아드는 것이 좀 더 빠르겠지만, 당연히 전작을 플레이해보지 않아도 큰 문제는 없다. 어쩌면, 전작과 게임 내 일러스트가 달라 전작을 즐기지 않은 게이머가 적응이 더 빠를지도 모르겠다.
게임의 플레이 방식과 콘텐츠 구성은 2편과 거의 똑같다. '셀프 퀘스천', '라이어즈 아트', '추리 로직' 등 전작의 시스템이 고스란히 살아 있다. 특히, 이 요소들을 통해 얻는 단서(키워드)와 이를 활용해 완성한 관계도가 최종 평가에 반영되기 때문에 게임 플레이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들이다.
'셀프 퀘스천'은 이야기를 전개하면서 자신에게 물어 방향을 찾는 것이다. 수사 과정에서 어떤 이야기를 파고들지, 과학 루트와 오컬트 루트가 나뉘는 것도 셀프 퀘스천을 통해 결정된다. '라이어즈 아트'는 주인공이 가진 특수한 능력으로, 사건의 핵심 상대방을 추궁해 진실을 파헤치는 것이다. 일종의 심리전이라 볼 수 있다. 여기에 '커리지 포인트' 시스템을 더해 용기가 필요한 선택지를 선택할 때 커리지 포인트를 소모하도록 했다. 쓸모없는 곳에서 낭비하다가는 좋은 결과를 얻기가 힘들 수 있다. '추리 로직'은 현재 진행 중인 사건을 마무리할 때나 혹은 틈틈이 그려보는 관계도다. 사건의 총정리 그림이라 보면 된다.
게임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는 과학 루트와 오컬트 루트 두 개의 루트 중 하나로 수사를 진행하는 것이다. 이용자는 사건의 발생 등 기본적인 이야기를 만나는 공통 루트를 만나게 되고, 이후에 이야기는 과학 루트와 오컬트 루트로 분기가 나뉜다. 이용자는 괴담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사건을 과학적 이해할지 괴이까지 염두에 두는 오컬트적인 시각으로 사건에 접근할 수 있다.
이번 3편은 이야기 빈약하게 느껴졌던 과학 루트도 제법 설득력 있게 준비됐다. 다만 괴담이 게임의 메인인 관계로 모든 것이 과학적으로 딱 맞아서 떨어지지는 않는다. 게임의 핵심이 도시 괴담이기에 오컬트 루트가 조금 더 풍부하고 원래 의도하고자 하는 방향으로 느껴진다.
이야기를 즐기는 순서는 없지만, 한쪽 루트를 클리어했다면, 반대 루트로 클리어해 보는 것이 좋다고 본다. 아울러 '신 하야이가미3'는 '라이어즈 아트' 등 특정 상황만 제외하면 언제든지 특정 선택지나 이야기 구간에서 다시 시작하는 것이 가능하므로 반복 플레이에 대한 부담이 적다. 게다가 두 가지 루트 모두를 클리어해야 종합 평가도 높게 받을 수 있다.
특히, 이번 작품에는 기존 시리즈에서 볼 수 없었던 움직이는 그림이 도입됐다. 움직이는 그림이 공포 분위기를 더욱 살려준다. 게다가 움직임이 자연스럽지 않아서 오히려 더 기괴하게 느껴진다. 덧붙여 사운드의 경우 헤드셋 등의 개인기기를 착용해 즐기는 것을 추천한다. 소리가 공포에서 꽤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리고 게임에는 메인 에피소드가 5개, 일종의 보너스 에피소드가 1종 준비돼 있다. 전작의 '도청의 비밀' 같이 이질적인 에피소드가 없어 도시괴담과 호러의 재미를 처음부터 끝까지 만끽할 수 있다. 물론 에피소드마다 공포의 강도와 이야기의 몰입감은 다른 것은 어쩔 수 없지만, '신 하야리가미3'를 오랜 시간 기다려온 팬이라면 만족할 수 있을 만한 타이틀이라 본다. 팬이라면 3편을 끝내자마자 4편의 발매를 기다리지 않겠냐는 생각이 든다.
게임을 플레이하면서 아쉬운 부분이 있다면 텍스트에서 등장하는 약간의 오타도 있겠지만, 게임 플레이 볼륨이 가장 클 것으로 보인다. 메인 에피소드 하나가 2~3간 정도면 과학 루트와 오컬트 루트까지 모두 마무리할 수 있어, 콘텐츠 분량에 대해서 아쉬운 목소리가 나올 수 있다고 본다. 플레이 타임을 보충하기 위해 'F.O.A.F. 데이터 베이스' 수집과 에피소드 클리어 이후에 평가에 따라 획득해 즐기는 일종의 후일담 에피소드인 '틈새록' 콘텐츠 등이 있지만, 메인 에피소드가 조금 더 풍부했다면 좋았을 거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