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그나로크' 20주년.. 전민우 PD "초심의 길, 게이머분들과 함께 걷고 싶다"
"라그나로크가 서비스된지 20년이 지났습니다. 다시 초심으로 돌아가겠습니다. 늘 이용자분들의 입장에서 라그나로크를 만들어가겠습니다."
지난 7월 31일, 그라비티가 '라그나로크' 20주년 기념 기자 간담회를 진행했다. 기자 간담회는 '라그나로크' 20주년 행사장인 SJ쿤스트할레 인근에서 오후 3시 30분부터 약 1시간 동안 진행됐으며, 전민우 개발 총괄 PD, 김종훈 개발 PM, 김성진 PM이 참석했다.
단상에 선 전민우 PD는 먼저 '라그나로크' 20주년 업데이트의 핵심인 신공성전을 공개했다. 신공성전은 9월 중 업데이트 될 콘텐츠로, 새로운 PvP 공식과 PvP 전용 아이템, 공성/수성 오브젝트를 추가한 새 공성전이다.
전민우 PD는 "MMORPG의 꽃은 역시 공성전이고 그만큼 많은 이용자분들이 재미를 느끼며 즐겨야 하는 콘텐츠라고 생각한다. 그러한 PvP의 재미를 더욱 증대시키기 위해 새로운 공성전을 개발했으며 앞에 ‘신’이라는 수식어를 붙였다"라고 답변했다.
그동안의 공성전들이 한 방 싸움으로 변모하고, 또 눈치보기 식 전투가 전개되는 것에 대해 변화가 꼭 필요하다고 느꼈다는 것이다. 새로운 신 공성전을 통하면 보다 MMORPG가 재미있어질 수 있다고 전 PD는 덧붙였다.
이어 전 PD는 신규 에피소드와 환영의 회랑, 콜라보 던전 등 다양한 MD 콘텐츠를 추가한다고 설명했다. 또 PvE 개선, 네비게이션 개선, 캐릭터 코스튬, 카드 관련 사용성 추가 등 이용자 편의를 개선하기 위한 업데이트도 실시한다고 발표했다.
이같은 모든 20주년 업데이트 콘텐츠에 대해 전민우 PD는 "어떻게 하면 이용자분들이 불편하지 않을까 고민한 결과"라며 "많은 관심 부탁드린다."라고 당부했다.
다음은 라그나로크 개발자들과 나눈 인터뷰 전문이다.
Q: 게임동아: '라그나로크' 20주년을 맞이하는 소감이 궁금하다.
전민우 PD: 하나의 게임을 20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서비스할 수 있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은 아닐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렇기 때문에 '라그나로크 온라인'이 장수할 수 있었던 것은 오랜 시간 꾸준히 게임을 사랑해 주신 이용자분들 덕분이라고 생각한다. 앞으로도 더욱 좋은 모습을 선보이고자 계속 개선해 나가고 있는 만큼 지속적인 관심과 응원 부탁드린다.
Q: 게임동아: 라그나로크 20주년 축하합니다. 라그나로크가 한국 시장과 세계 시장에서 각각 어떤 영향을 미쳤다고 보시는지 궁금합니다.
전민우 PD: '라그나로크 온라인' 이전의 MMORPG는 대개 남성의 비율이 높은 장르였다고 생각한다. '라그나로크 온라인'의 아기자기한 감성이 이러한 장벽을 허물었고, 남녀노소 모두 MMORPG를 보다 가볍게 접할 수 있게 만든 계기가 된 것 같다. 또한, 게임의 서브 컬처에도 많은 영향을 주었다고 생각된다.
저희 그라비티가 2003년도에 오프라인으로 모여 즐길 수 있는 라그 페스를 시작했고 거기서부터 2차 창작물을 유저들이 직접 제작하고 즉매하는 문화가 생겨났던 걸로 기억한다.
Q: 게임동아: 추가되는 신규 공성전에서 성을 차지했을 때 얻게 되는 특혜나 어드밴티지가 무엇인가? 과거 성에서 얻을 수 있었던 신급 아이템 제작 재료보다 더 월등한가?
전민우 PD: 그렇다. 기존 공성전에서 얻던 신급 아이템은 당시 밸런스에 맞게 제작되었었다. 신공성전에서 얻을 수 있는 아이템들은 일정 기간마다 당시의 밸런스에 맞는 보상으로 제작되어 제공될 예정이기에 성능이 높을 수밖에 없다. 그리고 공성전에서 성을 차지한 길드는 헤로스리아 던전이라는 PK 던전에서 버프를 받게 될 것이고, 해당 길드의 길드 마스터는 헤로스리아의 선물을 추가로 더 얻게 된다. 이외에도 성 보유 길드원 대상 이펙트, 길드 마스터의 동상 등 꾸미기 효과 같은 부분도 내부적으로 고려 중이다.
Q: 게임동아: 신규 공성전이 도입되면 어떤 양상이 나타날지 궁금하다. 전략성&균형은 좋아지겠지만 플레이 시간이 늘어나 유저에게 부담이 될 수도 있을 것 같은데? 어떻게 생각하는지?
전민우 PD: 기존 공성전과는 확실히 전략이 달라질 것이라 자부한다. 아무래도 기존 공성전은 대상 성이 4곳이었기에 전력의 분산과 어느 성을 공략할지에 대한 눈치 싸움이 있었다.
하지만 신 공성전은 하나의 성을 두고 전력으로 부딪혀야 한다. 외성부터 엠펠리움까지 가는 맵도 전보다 넓고 복잡한데다 엠펠리움 방의 오픈 방식도 달라졌기에 다양한 전략을 고민해야 할 것이다. 무엇보다 기존처럼 한방 싸움이 아닐 것이라 다양한 직업군을 활용해 어떻게 싸우는 것이 더 유리할지 등 많은 고민이 필요할 것이라 생각된다.
그리고 시간이 늘어나는 부담에 대해서는 기존 공성전 대비 많이 늘어난 것은 아니기에 그렇게까지 부담될 거라 생각되진 않는다. 실제 업데이트 후 유저분들의 반응을 보고 지나치게 부담이 된다면 생각되면 조정을 할 수도 있다.
Q: 게임동아: PvP와 PvE 모두 직업 간 밸런스에 많은 유저들이 아쉬움을 표하고 있다. 신공성전이 직업 간 밸런스 조정에 어떠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는가? 또한 공수성 오브젝트는 구체적으로 어떤 것인가?
전민우 PD: 한방 싸움이 아닐 때에는 직업간 균형이 어느 정도 밸런스를 유지한 상태로 직업간 상호 상성이 있었다. 점차 유저들의 레벨과 스킬, 아이템 등 스펙이 상승하며 어느 순간 한방 싸움이 됐기에 크게 나타나지 않았던 것이라 생각한다. 이번 신공성전부터 이 부분을 개선해 직업간 균형은 다시 맞춰질 것으로 보고 있다. 이후에도 수시로 세부 조정을 하며 밸런스를 조정해 나갈 계획이다.
공성전 오브젝트는 외성부터 엠펠리움의 방까지 진행하는 과정 중간중간 통행을 방해하는 장애물이다. 장애물에 따라 유저가 직접 공격해 부술 수 있는 장애물도 있으며 다음 장소로 진입하기 위해 문의 계페 역할을 하는 장치 등 다양한 용도의 장애물이 있다.
이외에도 성을 차지한 길드의 어드밴티지로 재화를 통해 성에 미리 함정이나 바리케이트 등을 추가적으로 배치, 다음 공성전 때 유리해질 수 있는 시스템도 계획했으나 내부 테스트 결과 수성 측이 너무 유리해지는 면이 있어 이번에는 추가하지 않았다.
Q: 게임동아: PvP를 하지 않는 유저에 초점을 맞춘 콘텐츠와 기존 콘텐츠 업데이트에 대한 좀 더 구체적인 설명을 부탁드린다.
전민우 PD: 경쟁 자체는 좋지만 유저끼리의 PVP를 부담스러워하는 분들도 있을 거라 생각되기에 성좌의 탑처럼 도전 모드를 만들고 점수 혹은 타임 어택, 오래 생존하기 등으로 특정 조건으로 다른 유저들과 간접 경쟁을 할 수 있는 콘텐츠도 개발 검토 중에 있다.
그리고 기존 콘텐츠 업데이트 역시 메인 에피소드 등 지속적으로 업데이트할 예정이며 환상총서와 같이 에피소드에서 다 풀지 못한 이야기를 접할 수 있는 MD도 지속적으로 선보일 계획이다. 이외에도 바르문트의 바이오 스피어와 고 효율의 높은 장비 아이템을 파밍 할 수 있는 컨텐츠 등도 계속 개발할 계획이다.
Q: 게임동아: 연말에 추가되는 에피소드 20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과 해당 에피소드가 향후 스토리나 콘텐츠 전개 측면에서 어떠한 역할을 수행하는지 궁금하다.
전민우 PD: 스토리의 경우 추후 공개됐을 때 유저분들이 신규 에피소드에 기대감을 가지고 더욱 재미를 느끼실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미리 말씀드리 어려운 면이 있다. 다만, 조금만 말씀드리자면 에피소드 20에는 230레벨 이상의 고레벨 캐릭터 육성용 사냥터가 추가될 것이며 많은 분들이 “미사용 카드가 창고나 인벤에 많다. 사용처를 늘려달라”라는 말씀을 해주셔서 카드 사용처를 만들 예정이다.
Q: 게임동아: 20년 전 라그 온라인과 현재 라그 온라인의 가장 큰 차이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전민우 PD: 게임의 변화는 너무 많아서 일일히 열거하기 힘들 것 같다. 20년 전과 현재의 가장 큰 차이는 게임을 즐기는 유저분들 아닐까 싶다. 당시에 20대였던 유저분들은 이제 40대이신 것으로 알고 있으며 실제 확인해 봐도 현재 라그나로크 온라인을 즐기고 계시는 유저분들의 평균연령을 봐도 많이 높아진 상태이다.
그러다 보니 버튼이 작아서 누르기 힘들다거나 글자가 작아서 안 보인다는 건의도 받았었고 어릴 적 즐기던 라그나로크를 이제는 자녀와 함께 게임을 즐기다는 분의 이야기도 들었었다. 너무 감사한 마음과 막중한 책임감을 느끼게 된다.
전 연령을 다 커버하기 위해 UI나 편의성 등을 계속 개선해 나갈 것이고. 진입 장벽도 계속 낮춰 가족과 함께 즐길 수 있는 게임, 더 나아가서 전 세계인이 함께 즐길 수 있는 게임으로 만들어나갈 계획이다.
Q: 게임동아: 초기 시절로 돌아갈 경우 그간 서비스에 적응하며 게임을 해왔던 유저들이 다소 어색하게 느낄 수도 있으리라 생각하는데 이를 어떻게 완화할 계획인가?
전민우 PD: 위의 질문에 답변드린 것과 마찬가지로 라그를 20년 전, 초기 시절로 되돌리겠다는 것보다는 게임 초기에 느낄 수 있었을 다채로운 재미를 되찾아 보자라는 의미로 받아들여 주시면 좋을 것 같다.
Q: 게임동아: 향후 개발 방향성, 편의성 개선 부분이 있다면 설명 부탁드린다. 유저들에게 어떤 경험을 주고자 하는지?
전민우 PD: 라그나로크 온라인이 서비스를 한지 20년이라는 오랜 시간이 된 게임인 만큼 유저분들이 불편한 부분도 있을 것이고 초기의 재미가 약화된 부분들도 있을 것이라 생각된다. 많은 유저분들의 의견을 수렴해서 게임을 할 때 불편함을 최대한 줄이고 재미가 약화된 부분을 개선해서 예전의 향수와 새로운 재미를 드리려 노력 중이다.
Q: 게임동아: 이용자 소통 강화 계획이 궁금하다.
전민우 PD: 현재 라그나로크 온라인 관련하여 매주 화요일 왕고픽 라이브 방송을 하고 있으며 비정기적으로도 온라인 방송도 함께 준비해 진행하고 있다. 이외에도 공식 홈페이지의 게시판을 더욱 활성화하기 위한 개선 방향도 다양하게 고민 중이다.
Q: 게임동아: 오랜 기간 라그나로크를 즐겨온 유저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전민우 PD: 유저 여러분의 끊임없는 성원에 덕분에 오늘까지 올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드린다. 앞으로 더욱 더 즐거운 게임으로 유저분들의 성원에 보답하도록 노력하겠다. 다시 한번 정말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