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생각보다 어렵지 않아요. '이브온라인' 해보니 -上
지난 2003년 서비스를 시작해 약 20년 가까운 역사를 이어오고 있는 CCP게임즈의 MMO 게임 '이브온라인'은 게이머들 사이에서 어려운 게임으로 소문나 있다. 때문에 초보자들이 쉽게 진입하지 못하고, 지레짐작으로 포기해버리기 마련이었다.
지구부터 태양까지의 거리인 149,597,870,700m를 의미하는 천문 단위(Astronomical unit, AU)가 등장하는 어마어마한 게임 내 규모와 복잡해 보이는 사용자 인터페이스(User Interface, UI)가 “나 어려운 게임이다”라고 대신 말해주고 있는 듯하다.
그런데 직접 '이브온라인'에 입문해 초반 과정을 즐겨보니 “소문에 비해서는 어렵지 않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후반부 이야기는 다를 수 있겠지만, 적어도 게임에 적응하는 초반에는 게임에서 제공하는 텍스트를 꼼꼼하게 읽으면 진행에 큰 문제가 없었다. 이외로 정보를 자세하게 제공해준다.
최신 게임들과 비교하면 불친절하기는 하나, 기존의 이용자들이 만들어둔 다양한 정보와 지식이 게임 진행에 큰 도움이 됐다. '이브온라인'이 가진 매력을 알아보기도 전에 포기하지 않아도 됐다. '이브온라인' 입문을 꿈꿔온 게이머라면 지금 도전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
게임 플레이 전 기자를 잠시 고민에 빠지게 만든 것은 '버디'의 유무다. '버디'는 일종의 친구 초대로 버디를 받으면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서만 계정 생성이 가능하다. 스팀 계정이나 공식 홈페이지 계정이나 같은 런처로 똑같은 게임을 즐길 수 있지만, 공식 홈페이지 계정은 스팀의 편리한 결제가 지원되지 않는다.
특히, 공식 홈페이지 계정은 달러 기반 결제이기 때문에 1달러가 1400원에 달하는 요즘 같은 상황에서는 더 고민됐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고민은 오래가지 않았고 버디를 받는 쪽으로 결정했다. 버디를 받으면 100만 스킬 포인트가 주어진다. 게임 초반을 상당히 수월하게 풀어가기 충분한 포인트다.
그리고 '버디'는 '버디'를 받은 게이머는 물론 '버디'를 준 게이머도 혜택을 받는다. 때문에 버디를 준 게이머가 게임 시스템이 제공하는 혜택 이상을 주는 경우도 많다. 이거 혹시? 다단계인가라는 생각도 잠깐 스쳤지만, 굳이 받지 않을 이유가 없었다. '버디'를 주는 게이머들은 검색을 통해 쉽게 찾을 수 있다.
본격적으로 게임을 시작하니 여타 MMO 게임처럼 캐릭터 생성이 필요했다. 게이머는 갈란테, 민마타, 칼다리, 아마르 4개의 팩션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다. 팩션은 국가와는 조금 차이가 있는 개념으로, 세력 정도로 이해하면 되겠다. 팩션마다 시작 위치와 함선, 특장점이 다르기는 하지만, 게임을 즐기다 보면 나중에는 다른 팩션의 함선에도 탑승할 수 있어 팩션을 고르는 데 많은 시간을 할애하지 않았다. 궁금한 게이머는 생성 과정에서 정독해보자.
지인에게 칼다리가 거대 상권이 가깝다는 이야기를 들어 칼다리로 팩션을 선택하고 주어진 혈통 중 남자 캐릭터를 선택해 만들었다. 본격적인 커스터마이징에 돌입하니 생각보다 캐릭터의 퀄리티가 높아서 놀랐다. 다만 우주를 배경으로 진행되는 게임인만큼 캐릭터 커스터마이징은 사실 큰 의미가 없었다. 캐릭터 모습보다는 함선을 더 많이 본다. 캐릭터는 게임 중에는 작은 프로필 사진 정도로 등장한다. 적당히 무작위 버튼을 몇 번 눌러서 캐릭터를 생성을 마쳤다.
캐릭터 생성을 마치고 시작 버튼을 누르니 멋진 영상이 반겼다. 역시 우주라는 느낌을 전해준다. 함대의 전투가 펼쳐지는 장면이 눈길을 끈다. 영상이 끝나니 튜토리얼을 함께하는 캐릭터 '아우라'의 목소리가 들리며 튜토리얼이 시작됐다. 무려 한국어로 말한다. '아우라'와의 튜토리얼을 통해서는 기본적인 이동, 전투, 피팅, 채굴 등을 배우게 된다.
함선은 직접 마우스를 클릭하며 이동해도 되지만 '오버뷰'를 이용하면 더 편리하다. '이브온라인'에서는 '오버뷰'라는 창을 활용해 이동할 지역이나 워프 대상을 선택한다. A라는 곳에 가고 싶다면 '오버뷰(추후 개인 세팅 가능)'에서 A를 누르고, 세부 정보가 뜨는 창에서 접근이나 도킹 등을 선택하면 된다. 그럼 해당 지역으로 함선이 이동한다.
전투도 비슷하다. 적 함선을 '오버뷰'에서 선택하고 거리를 설정해 접근하든지 선회하고, 목표를 타켓팅해 공격을 시작할 수 있다. 공격은 화면 가운데 하단에 자리한 영역에서 무기를 활성화하면 된다. 적을 타겟팅하고 무기를 활성화면 전투가 진행된다. 적 함선의 남아있는 실드 등은 '오버뷰' 위에 자리한 '세부정보' 창 옆에서 볼 수 있다.
참고로 '이브온라인'에서는 한꺼번에 여러 대의 적을 타겟팅하고 공격할 수 있다고 해도, 일단 하나씩 먼저 제거하는 것이 전투를 풀어가는 데 좋다. 예를 들어 5대의 함선과 동시에 싸울 때 5대 함선으로부터 공격받는 것보다 빠르게 1개를 제거해 공격을 4대의 함선에서만 받는 것이 더 효율적이기 때문이다. 전투도 결국 비용 싸움이기 때문에 효율적인 전투를 진행하는 쪽이 승리한다. 대규모 전투가 열리면 작은 함선부터 시작해 점점 규모가 커지는 것이 일반적이다.
튜토리얼을 도와주는 '아우라'를 통해 전자 장비 활용, 공격 등 기본적인 전투를 좀 배우다 보면, 결국 이용자의 함선이 격추돼 폭파된다. 다행인 것은 이용자들은 '캡슐리어'로 일반적인 사람들과 달리 죽더라도 신경 데이터를 클론에 전송해 계속해서 삶을 이어갈 수 있다. 죽음이 경험이자 새로운 시작이 된다.
그리고 '캡슐리어'의 죽음과 마찬가지로 '이브온라인'에서는 함선이 폭파될 수 있다는 것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야 한다. 큰 비용이 투자된 함선이 폭파된다면 마음이 아프겠지만, 자연스러운 일이다. 다른 이용자나 NPC의 공격, 탐험 중 실수로 언제든지 함선을 잃을 수 있다. 함선 하나에 자신의 모든 것을 투자하는 것은 좋지 못하다. 초보 게이머의 경우 자신의 자산 3분 1의 정도를 투자한 함선을 운용하는 편이 좋다고 한다.
전투 튜토리얼을 마치고 나면 채굴을 위한 피팅을 배운다. 게이머는 채굴을 위해 채굴 레이저를 함선에 장착하고 스킬을 배워야 한다. 채굴 레이저는 '아우라'가 시키는 대로 인벤토리를 열고 함선의 피팅 메뉴를 열어 빈 곳에 장착하면 완료다.
이번에는 쉽게 끝났지만, 함선 피팅은 이용자들의 연구가 많이 필요한 부분이다. 피팅은 이용자의 스킬 상황이나 함선에 따라 다양하게 설정할 수 있다. 원거리 공격이나 근거리 공격, 채굴 중심, 탐험 중심 함선 등 각 상황에 맞는 피팅이 필요하다. 초반 게이머들이 많이 어려워할 수 있는 부분이긴 하다.
피팅에는 정답이 없지만, 피팅 메뉴를 열고 피팅 시뮬레이션을 누른 뒤 피팅하고자 하는 함선을 검색해보자. 검색 바로 밑에는 5개 필터가 존재하며, 가운데 자리한 커뮤니티 피팅 필터를 활용해 기본적인 피팅을 살펴볼 수 있다. 상황만 된다면, 해당 피팅을 바로 구매도 가능하다. 게임을 플레이하며 익숙해지면 다양한 변화를 시도해보자.
피팅에 이어서는 스킬을 배운다. '이브온라인'의 시작과 끝은 '스킬'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스킬'은 게임 내에서 상당이 중요하다. 채굴을 진행하기 위해서는 채굴 스킬을 배워야 하고 더 큰 규모를 자랑하는 함선 운용을 위해서는 해당 함선을 운용할 수 있는 스킬을 배워야 한다. 또 무기, 실드, 부스터, 각종 전자 장치 등을 활용하기 위해서도 그에 맞는 스킬을 익혀야 한다.
스킬이 게임 플레이에 큰 영향을 미치고 더 높은 등급의 스킬 배우는 것이 게임 플레이 핵심이다. 같은 함선을 타더라도 더 고급 스킬을 익힌 게이머가 유리하다. 그리고 '이브온라인'에는 별도의 레벨이 없어서 스킬이 이용자를 판단하는 척도가 된다.
초반에 무슨 스킬을 배워야 할지 모르겠다면, 매직 14나 교양 스킬로 알려진 14종의 스킬을 집중해 배우는 것이 좋다. 인터넷 검색을 통해 스킬이 정리된 것을 게임 내에 복사해서 붙여넣어 스킬 계획을 생성할 수 있다.
'이브온라인'에서는 스킬을 익히는데 실제 시간이 필요하다. 후반에 가면 배우는 데 한 달이 걸리는 스킬도 다수 존재한다. 대기열에 올려둔 상황이라면, 게임에 접속하지 않고 있어도 대기 시간이 줄어든다. 접속하지 않고 있어도 스킬을 익힐 수 있다는 얘기다.
그리고 만약 스킬 포인트를 가지고 있다면, 바로 스킬 포인트를 투자해 별도의 시간 투자 없이 바로 스킬을 익힐 수 있다. 그래서 버디를 받는 것이 게임 초반에 많이 도움이 된다. 오메가 계정 상태라면 스킬을 익히는 시간이 절반으로 줄고, 알파(무료 계정) 상태에서는 배우지 못하는 스킬까지 배울 수 있다.
이제는 채굴에 나서야 한다. 채굴에 나서기 위해 '아우라'가 알려주는 대로 버튼을 몇 번 클릭하면 채굴 스킬을 익힐 수 있다. 채굴도 앞서 이야기한 '오버뷰' 활용과 같다. '오버뷰' 창에서 채굴하려는 소행성을 선택하고 접근해 타겟팅 한 뒤 레이저를 가동해 채굴을 시작하면 된다. 채굴을 마치고 나서는 돌아와서는 광물 아이템을 팔면 된다. 채굴은 돈을 벌기 쉬운 방법의 하나로 나중에는 채굴에 특화된 함선과 드론을 활용한 채굴도 얼마든지 가능하다.
채굴까지 마쳤다면 이제 본격적으로 '이브온라인'의 세계로 떠날 차례다. '이브온라인'에서 가장 기본적인 여행 방법 중 하나는 스타게이트를 통한 점프다. 일반적으로 비행이나 워프를 진행하는 거리보다 훨씬 먼 거리를 이동할 때 사용한다. 멀리 떨어진 곳이라면 스타게이트를 활용하는 점프 숫자가 늘어난다. 나중에는 10회 이상 점프를 해야 할 때도 있다.
점프할 때마다 일일이 이용자가 클릭해야 해서 다소 번거로운 것이 사실이다. 이를 위해 목적지만 세팅하면 자동으로 이동하는 오토파일럿 기능이 있다. 다만 오토파일럿 기능은 추천하기 어렵다. 점프나 워프 상황이 아니라면 이동속도가 현저하게 느려져 적의 공격을 받기 쉬워진다. 기자도 오토파일럿 기능으로 이동을 예약하고 잠시 한눈판 사이 결국 폭파된 함선을 마주하게 됐다. 어지간하면 오토파일럿 기능은 활용하지 않는 게 좋아 보인다.
기본적인 튜토리얼을 마쳤다면, 커리어 에이전트 퀘스트를 즐기면 된다. 커리어 에이전트 퀘스트를 통해서는 집행관, 용병, 산업가-기업가, 산업가-제조업자, 탐험가 등 게임의 기본적인 부분을 더 자세하게 배울 수 있다. 분야마다 10개의 퀘스트(탐험가 5개)로 구성되어 있어 '10연퀘'로 불리며, 모든 퀘스트를 마치면 1천만 이상의 ISK(성간 화폐, 게임 내 재화)를 얻을 수 있다. 커리어 에이전트 퀘스트까지 모두 마쳐야 본격적으로 '이브온라인'를 즐길 준비를 마쳤다는 느낌이다.
다음 시간에는 커리어 에이전트 퀘스트를 통해 게임을 더 깊게 살펴보고, 에이전트 퀘스트를 마친 뒤 즐기게 되는 탐험과 에픽 아크 퀘스트 등을 알아보는 시간을 갖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