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역사로 남을 것 같았던 사이버펑크2077의 극적인 부활
‘위쳐’ 시리즈로 전 세계 게이머들의 극찬을 받은 CD프로젝트 레드의 야심작이었지만, 예상을 뛰어넘는 조잡한 완성도로 흑역사가 됐던 ‘사이버펑크2077’이 부활했다.
CD프로젝트 레드의 공식 트위터에 따르면 ‘사이버펑크2077’의 글로벌 판매량이 최근 2000만장을 돌파했다. 출시 전 기대감 때문에 판매량이 높은 편이긴 했지만, 최근 몇 개월만에 200만 장 이상이 증가한 것은 대단히 고무적인 성과다.
이 같은 부활을 이끈 것은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된 애니메이션의 활약 덕분이다.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된 '사이버펑크 엣지러너'는 '천원돌파 그렌라간'으로 유명한 이마이시 히로유키가 총 작화 감독을 맡았고, 10부작으로 구성됐다. 애니메이션은 지난 9월 13일 공개된 이후 로튼토마토 전문가 평점 100%를 기록하는 등 엄청난 관심을 끌고 있다.
애니메이션 공개 이후 입소문이 퍼지면서, 원작인 ‘사이버펑크2077’도 순위 차트를 역주행했다. 특히 애니메이션과 함께 공개한 게임 1.6 업데이트 엣지러너, 그리고 대규모 할인 판매가 시너지를 보이며 스팀 판매량 최상위에 자리했고, 게임을 즐기는 동시 접속자 수도 10만 명을 넘어섰다. 최근 몇 달 동안의 기록보다 3~4배 이상 많은 수치이며, 여전히 꾸준한 인기를 얻고 있는 대표작 ‘위쳐3’의 동시접속자보다도 많은 수치다.
물론 이 같은 성과가 애니메이션의 흥행만이라고 할 수는 없다. 출시 초기의 조잡한 완성도, 그리고 최신 PC에서도 게임이 제대로 돌아가지 않을 정도의 최적화 문제, 버그 문제로 인해 환불의 대명사가 됐지만, 그동안 많은 조롱에도 불구하고 묵묵히 게임을 수정한 것이 드디어 빛을 발하는 것이다.
특히 작년 초에 다수의 버그를 수정한 1. 2패치에 이어, 올해 초에 차세대 콘솔 업그레이드를 지원하는 1.5 패치까지 꾸준히 개선 작업을 진행한 결과, 출시 전 기대만큼은 아니지만, 이전보다는 괜찮은 게임이 됐다는 반응을 이끌어냈다.
또한, 게임에 모드 설치와 적용을 통합해 지원하는 사이버펑크 2077 전용 무료 모드 툴인 REDmod를 공개한 것과 플랫폼 간 크로스 저장 기능을 지원하기 시작한 것도 호평받고 있다.
물론, 차세대 게임기 버전에 집중하기 위해 구세대 버전의 업데이트 지원을 종료한 것은 구세대 버전을 구입한 사람들에게는 무책임한 모습으로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확실히 개선된다는 보장이 없는 구세대 버전을 끌어안고 가기 보다는, 노력하면 해결될 수 있는 차세대 게임기 버전에 집중하는 것이 합리적인 선택으로 보인다.
CD 프로젝트 레드는 이 기세를 이어가기 위해 확장팩을 준비 중이다. 팬텀 리버티라고 명명된 확장팩의 티저 영상에서는 주인공 V가 새로운 미국에 대한 충성의 명세를 낭송하면서 등장하고, 되살아난 조니 실버핸드가 “그딴 걸 굳이 했어야 했나?”라고 비판하는 모습이 담겨 팬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고 있다. 팬텀 리버티는 오는 2023년에 출시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