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왜 청불이냐! 게임물관리위원회 민원 '폭탄'
게임물관리위원회가 업무가 마비될 수준인 수천 건의 민원 폭탄을 받고 있다. 최근 '블루아카이브' 등 서브컬쳐 게임에서 발생한 등급 재분류 관련 이슈 때문으로 보인다.
게임물관리위원회(이하 게임위)는 5일 공지를 통해 '블루 아카이브' 게임물의 등급 상향 및 '앙상블스타즈'의 등급 적정성 문제와 관련하여 수천 건의 집단민원이 제기되고 있으며, 같은 내용의 민원이 지속해서 접수되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어 민원인이 진정 및 건의 및 질의한 내용에 대하여 충분히 검토 후 답변할 예정이며 원활한 민원 처리를 위하여 중복, 반복성 민원 접수를 자제해 달라고 부탁했다.
게임위에 대한 민원 폭탄은 최근 '블루 아카이브' 등 서브컬쳐 게임에서 발생하고 있는 등급 재분류 이슈 때문으로 파악된다.
게임위는 최근 넷마블이 서비스 중인 '페이트/그랜드오더', 넥슨이 서비스 중인 '블루아카이브' 등 서브컬쳐 게임 등급 재분류 결정 통보를 내렸다. 게임 이용 연령을 상승해야 한다는 이야기다. 이에 게임을 서비스 중인 게임사는 공식 카페와 포럼을 통해 관련 소식을 전하기도 했다.
'페이트/그랜드오더'는 지난 2017년 11월 21년 이래로 구글플레이 스토어에서는 12세 이상 이용가, 애플 앱스토어에서는 9세 이상 이용가 등급으로 서비스 중이다. '블루아카이브'는 지난 2021년 11월 9일 출시됐으며, 구글플레이 스토어에서는 15세 이용가, 앱스토어에서는 12세 이상 이용가로 서비스하고 있다.
게임위의 이번 조치로 '블루아카이브'는 '청소년 이용불가' 등급으로 조정이 불가피하다. 관련해 '블루아카이브'의 김용하 PD는 리소스를 수정하는 쪽이 당장은 가장 빠르게 대응할 수 있는 방향이지만, 틴(teen) 버전 게임 분리를 통해 게임을 운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러한 내용이 전해지자 '블루아카이브' 등 게임을 즐기는 게이머들 사이에서는 특정 커뮤니티에서 제기한 민원으로 인해 이번 사태가 발생했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해당 커뮤니티에서 '블루아카이브'를 비롯해 타 게임에 대해 민원을 제기하는 사례가 포착된 바 있었기 때문이다.
지난 9월 모 커뮤니티에는 '블루아카이브', '페이트/그랜드오더', '명일방주', '백야극광', '소녀전선' 등 게임 관련 민원을 제기했고, 게임위에서 모니터링 결과 현재 이용 연령이 부적절한 것으로 확인돼 사후 관리 절차를 진행 중에 있다는 답변을 받았다는 글이 올라왔었다. 특히, '블루아카이브'와 '페이트/그랜드오더'의 관련 글은 선정적인 요소가 확인됐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현재는 글이 삭제된 상태다.
각종 커뮤니티를 통해 해당 글이 재조명되면서 '블루아카이브' 등 게임을 즐기는 이용자 일부는 해당 커뮤니티 이용자가 넣은 이번 민원을 리듬 게임 '프로젝트 세카이 컬러풀 스테이지! feat.하츠네 미쿠(프로젝트 세카이)'에 등장한 일부 수위 높은 곡이 검열된 것에 대한 보복성 조치로 파악하고 있다.
'프로젝트 세카이'는 운영진의 편향적인 운영 등으로 논란이 있었던 게임이다. 이런 운영에 많은 이용자가 실망하고 분노해 게임을 떠났다. 이런 상황에서 게임에 추가되는 업데이트 콘텐츠 중 일부가 12세 이용가라는 게임 등급에 비해 수위가 높은 것이 논란이 됐다. 업데이트 예정인 노래에 선정적인 가사가 포함됐기 때문이다.
결국 한 이용자가 지난 6월 게임위에 해당 내용과 관련된 민원을 제기했다고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밝혔다. 현재 글은 삭제된 상태다. 이후 최종적으로 게임의 이용 등급은 15세 이용가로 조정됐다. 이번 '블루아카이브' 등에 대한 민원이 '프로젝트 세카이' 등급 분류 재조정에 대한 보복으로 발생했다는 주장이 힘을 얻는 이유다.
이에 '블루아카이브' 등의 게임을 즐기고 있는 게이머들은 게임위에 '블루아카이브' 등 게임 등급을 재조정하지 말라는 민원을 접수하고 있다. 이번 이슈가 여러 온라인 커뮤니티로 퍼지면서 게임위는 하루 만에 수천 건 이상의 민원을 받은 상황이다.
아울러 이러한 이용자 중 일부는 '블루아카이브'와 일종의 반대되는 성격을 가진 서브컬쳐 게임 '앙상블 스타즈'에 대한 민원도 제기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일종의 보복전인 셈이다.
게임위는 이번 '블루아카이브' 등 등급 분류 재조정과 관련해 “이번 등급 적정성 문제의 경우 게임위의 모니터링 결과 등이 포함된 것이다. 게임 서비스 이후 꾸준히 지켜봐 왔고, 해당 게임들에 대한 등급 분류 재조정 민원은 계속해 이어져 왔다.”라고 배경을 설명했다.
한편, 이번 게이머들의 민원과 별개로 이번 등급분류 재조정 권고 소식을 알린 게임들은 이용 연령 상승이 이뤄질 전망이다. 게임을 서비스 중인 게임사들이 권고 조치를 받아들였기 때문이다. 아울러 필요하다면 게임위 직권을 활용한 조치도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