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자 시선 사로잡은 도구리와 모코코. 비싼 컬래버레이션 뭐하러 하나요?

많은 인기를 얻고 있는 IP(지식 재산)와의 컬래버레이션은 기존 이용자들에게 새로운 즐거움을 주고, 해당 IP의 팬들을 새롭게 게임으로 유입시키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효과적인 마케팅 방법이다.

데브시스터즈의 ‘쿠키런 킹덤’은 지난해 북미 지역에 진출하면서 세가를 대표하는 캐릭터인 소닉 IP와의 컬래버레이션을 진행해 엄청난 매출 상승 효과를 거뒀으며, 최근에는 전 세계적인 인기를 얻고 있는 아이돌 그룹 BTS(방탄소년단)과의 컬래버레이션을 발표해 많은 관심을 모으고 있기도 하다.

다만 유명 IP일수록 급을 따지기 때문에 하고 싶다고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며, 유명할수록 더 많은 비용이 들기 때문에 게임사에 엄청난 부담으로 다가올 수 있다.

실제로 유명 IP 중 하나는 컬래버레이션을 진행할 때마다 해당 게임 서비스가 종료돼 컬래버레이션 사신이라는 별명을 얻은 경우도 있으며, 기존 콘텐츠에 어울리지 않는 컬래버레이션이 진행되거나, 업데이트가 부실해질까봐 컬래버레이션 자체를 싫어하는 이용자들도 적지 않다.

이렇다보니 유명 IP 컬래버레이션 대신 자체 캐릭터의 인지도를 올려 이용자들에게 컬래버레이션 못지 않은 만족감을 주는 사례들이 주목을 받고 있다. 엔씨소프트의 ‘도구리’, 스마일게이트 ‘로스트아크’의 ‘모코코’ 등이 대표적이다.

엔씨소프트가 스푼즈, 두턱곰에 이어 세 번째로 내놓은 캐릭터 브랜드인 ‘도구리’는 ‘리니지2M’에 나오는 ‘도둑 너구리’ 캐릭터를 모티브로 만들어졌다. 귀여운 외모 덕분에 티셔츠, 이모티콘 등 관련 상품들이 엄청난 판매량을 보였으며, CU와의 협업 상품들은 누적 판매량 200만개를 돌파했다.

캐릭터 상품으로만 소비되고 있는 것이 아니라 게임에서도 맹활약 중이다. 최근에는 ‘아이온’과의 컬래버레이션을 진행해 화제가 됐으며, 특히 게임내 신규 의상으로 추가된 ‘도구리’ 의상은 귀여운 외모에 전투 상황 발생시 머리 위 ‘도구리’ 캐릭터 눈이 빛나는 반전 매력과 캠프파이어시 ‘도구리’와 함께 기타 연주를 하는 깜찍한 모션으로 ‘아이온’ 이용자들의 필수 아이템으로 꼽히고 있다. ‘아이온’에 자연스럽게 녹아드는 매력 덕분에 원래부터 있었던 캐릭터 같은 느낌을 줄 정도다.

스마일게이트의 대표작 ‘로스트아크’의 캐릭터 ‘모코코’는 게임을 상징하는 마스코트로 자리잡았다.

‘모코코’는 원래 게임 내 숨겨진 수집 요소였지만 이를 형상화한 캐릭터가 각종 이모티콘과 이벤트로 화제가 되면서 폭발적인 인기를 얻고 있다. 신규 모험가를 ‘모코코’로 칭하고 있으며, ‘모코코’ 캐릭터의 특징을 잘 구현해서 만든 ‘모코코’ 의상은 엽기적인 귀여움 때문에 이용자들 사이에서 필수 아이템으로 꼽히고 있다.

요즘은 비슷한 게임이 많기 때문에 스크린샷만 보고는 어떤 게임인지 바로 알기 힘든 경우가 많으나, ‘모코코’ 의상만 보이면 바로 ‘로스트아크’라고 인식할 수 있을 정도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이 같은 인기 덕분에 ‘로스트아크’ 각종 굿즈에서 메인 캐릭터로 등장하고 있으며, BC카드랑 제휴를 통해 진행된 ‘로스트아크’ 모험가 전용 신용 카드에서도 ‘모코코’ 캐릭터 디자인이 가장 많은 관심을 받았다. 다른 유명 IP 캐릭터들이 부럽지 않은 인기다.

보통 인기 IP와의 컬래버레이션을 진행하는 경우에는 컬래버레이션 계약 기간이 끝나면 관련 콘텐츠가 사라지면서 자연스럽게 잊혀지게 된다. 하지만 자체 캐릭터를 적극 활용하는 경우에는 게임에서 계속 만나볼 수 있기 때문에 게임, 그리고 게임사를 떠올리게 만드는 상징적인 존재로 자리잡을 수 있다. 닌텐도의 마리오나 세가의 소닉처럼 전 세계에 회사의 이름을 알릴 수 있는 게임 캐릭터가 한국에서도 등장할 수 있을지 기대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