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험기] "이 정도면 해외에서 충분히 통할지도?" '퍼스트 디센던트'
세계 3대 게임쇼로 불리는 유럽의 '게임스컴', 일본의 '도쿄게임쇼'에서 한국 게임으로는 이례적으로 연달아 출품된 신작이 있다. 바로 넥슨게임즈에서 개발 중인 '퍼스트 디센던트'가 그 주인공이다.
지난해 8월 넥슨의 신작 쇼케이스에서 '프로젝트 매그넘'으로 처음 모습을 드러낸 '퍼스트 디센던트'는 국내 게임사에서는 최초로 루트 슈터 장르를 선택한 작품이다.
3인칭 FPS와 RPG 장르가 더해진 '루트 슈터'는 해외에서도 '데스티니 시리즈', '워프레임', '더 디비전' 등의 작품으로 큰 인기를 얻고 있는 장르다. 특히, FPS의 액션과 RPG의 육성이 결합해 반복적인 전투로 인한 성장과 지속적인 아이템 파밍이 가능하여 이용자들의 지속적인 접속과 꾸준한 서비스가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실제로 동종 장르의 작품인 '워프레임'과 '데스티니'는 출시 후 줄곧 스팀 사용량 부분에서 최상위권을 차지하고 있기도 하다. 하지만 이런 장점에도 불구하고 '루트 슈터' 장르의 게임이 많지 않은 것은 이 장르가 상당히 구현하기 어려운 축에 속하기 때문이다.
방대한 세계를 탐험하는 것을 중점으로 진행되는 만큼 독자적인 세계관과 치밀한 스토리를 지니고 있어야 하며, 이용자들이 반복해서 아이템 파밍을 할 수 있도록 흥미로운 콘텐츠를 지속해서 제공해주어야 한다.
여기에 총기, 근접 무기 그리고 SF 세계관에 걸맞은 무기와 장비 등 상당히 높은 난도의 콘텐츠를 꾸준히 만들어야 하며, FPS 게임의 타격감, 액션 플레이도 수준급으로 구현해야 한다.
한마디로 고퀄리티의 그래픽을 기반하는 콘솔 게임의 깊이와 온라인게임의 방대한 콘텐츠 그리고 이를 꾸준히 유지할 수 있는 운영 능력을 동시에 갖춰야 하는 제대로 서비스할 수 있는 장르가 바로 '루트 슈터'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퍼스트 디센던트'는 이 까다로운 루트 슈터의 요소를 제대로 갖춘 게임일까? 실제로 판교 넥슨 사옥을 방문해 즐겨본 '퍼스트 디센던트'는 충분히 시장에서 통할만 한 잠재력을 지닌 게임인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먼저 그래픽의 경우 기존 유명 루트 슈터 작품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정도로 상당한 고퀄리티로 구성되어 있는 모습이었다. 넥슨게임즈는 에픽게임즈의 기술 컨퍼런스인 ‘언리얼 서밋’에서 '퍼스트 디센던트'의 캐릭터의 움직임에 따른 지형지물의 변화 및 물리 효과 개선 과정을 공개할 만큼 그래픽에 상당한 공을 들였다.
실제로 총기의 퀄리티나 맵에 등장하는 배경 역시 여느 콘솔 게임과 뒤지지 않았으며, 캐릭터의 움직임과 총기 및 무기를 사용할 때의 효과 역시 돋보였다. 특히, 거대 보스가 등장하는 연출과 부위 파괴 기믹은 물론, 밧줄을 활용해 빠르게 이동하는 밧줄 액션 연출 역시 상당히 만족스러운 수준이었다.
이러한 그래픽을 바탕으로 구현된 캐릭터들의 특성 역시 흥미로웠다. 이번에 플레이한 ‘퍼스트 디센던트’의 버전에서는 총 10종의 캐릭터가 등장한다. 비록 모든 캐릭터를 하나씩 플레이해 볼 수는 없었지만, 플레이하는 캐릭터마다 각자의 스킬을 지니고 있으며, 속도와 플레이 방식이 상당히 다르게 구현된 모습이었다.
총기 액션은 밀리터리 FPS에 가까웠다. SF 장르로 등장한 많은 3인칭 FPS 작품들이 총기 반동을 구현하지 않은 것과 달리 ‘퍼스트 디센던트’는 반동이 구현되어 있다. 이에 견착하지 않으면 탄착군이 흔들리며, 연사할 때 총이 위로 올라가는 밀리터리 FPS의 요소가 그대로 적용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에 무작정 적을 난사하는 것이 아니라 견착을 하고 총을 끊어 쏘는 것이 효율이 더 좋으며, 이는 레이저를 사용하는 무기에도 유사하게 적용되어 액션의 재미를 살린 모습이다.
4인 레이드 역시 체험해 볼 수 있었다. 거대한 보스를 사냥하는 레이드는 총 4명의 이용자가 동시에 플레이할 수 있는 4인 코옵(CO-OP) 방식으로 구성되어 있다. 여기에 레이드 보스의 경우 일정 패턴에 따라 반격 불가능한 범위 스킬이나, 부위 파괴를 통해 약점이 드러나는 등 다양한 기믹을 가지고 있어 이를 공략하는 재미가 상당했다.
특히, 거대한 보스를 4명이 다양한 각도에서 공격하여 주의를 분산시키거나, 부위가 파괴되면 그 안의 숨겨진 부위가 등장하는 등 과거 WOW에서나 느꼈던 레이드의 흥분감을 느낄 수 있을 정도로 상당한 퀄리티를 보여준다.
다만 몇몇 총기의 효율이 너무 좋아 나머지 총기들을 쓸 필요가 없거나, 필드 미션이 다소 중구난방으로 구성되어 있어 흥미가 떨어지는 것은 추후에 수정해야 할 부분이었다. 여기에 퀘스트에 등장하는 적들이 필드에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이용자가 접근해야 등장하는 방식으로 되어 있어서 “적을 해치우러 간다”라기 보다 “아 얘들 어딨어”라는 다소 밋밋한 느낌을 준 것도 아쉬운 부분이었다.
비록 CBT 버전인만큼 아직 완성되지 않았고, 많은 시간을 플레이할 수는 없었지만, ‘퍼스트 디센던트’는 뛰어난 퀄리티의 그래픽과 흥미로운 액션 플레이, 거대한 보스를 공략하는 레이드의 재미까지 충분한 잠재력을 지닌 작품인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넥슨은 오는 10월 20일부터 27일까지 스팀을 통해 ‘퍼스트 디센던트’의 글로벌 베타 서비스에 돌입한다. 과연 오는 20일 이용자들에게 모습을 드러낸 ‘퍼스트 디센던트’가 어떤 평가를 받을지. 그리고 CBT에서 받은 피드백으로 어떻게 바뀌어 갈지 앞으로의 모습이 궁금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