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리스토 프로토콜 체험해보니. 데드스페이스 감성에 좀 더 처절한 전투
크래프톤 독립스튜디오 스트라이킹 디스턴스의 야심작 칼리스토 프로토콜의 출시가 얼마 남지 않은 가운데, 최근 국내 미디어 대상으로 최초 시연회가 열렸다.
칼라스토 프로토콜은 데드 스페이스, 콜 오브 듀티 등으로 유명한 글렌 스코필드가 개발을 총괄한 3인칭 공포 게임이다. 300년 후의 미래 시점에서 목성의 위성 칼리스토의 최고 보안 등급 감옥인 블랙 아이언 교도소에서 수감자들이 괴물로 변하는 사건이 발생하고, 수감자 중 한명인 제이콥 리가 숨겨진 비밀을 파헤치며 목숨을 건 탈출을 감행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번 시연회는 PS5 플랫폼으로 50분 가량 진행됐으며, 게임의 중반부에 해당되는 해비탯(서식지)에서 다양한 몬스터와의 대결을 경험할 수 있었다.
칼리스토 프로토콜의 첫인상은 데드 스페이스의 정신적인 후계자라는 별명처럼 잔혹하고 어둡고, 처절한 감성을 담고 있다는 것이다. 분명 많은 부분에서 다른 점이 있으니 데드 스페이스4냐고 묻는다면 당연히 아니라고 답할 수 밖에 없지만, 주인공 목 뒤에 표시된 체력 게이지나 제한된 시야 속에서 갑작스럽게 찾아오는 적들이 주는 공포감은 데드 스페이스를 처음 봤을 때의 감성을 그대로 느끼게 만들어준다.
대부분의 공포 게임들이 그렇지만, 이 게임은 유독 한발 한발 내딛는 것이 망설여질 정도로 공포스러운 분위기를 잘 조성하고 있다. 곳곳에 배치되어 있는 시체들과 괴물들의 존재 때문만이 아니라 극도로 제한된 정보로 인해 어떤 일이 발생할지 예측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요즘 게임들은 초보자들도 헤매지 않고 진행할 수 있도록 목표 근처로 가면 버튼 안내 등 다양한 정보가 제공되는데, 이 게임은 그것을 최소화하면서 게이머가 혼자서 고립되어 있는 상태라는 것을 절실하게 느끼도록 만든다. 길찾기를 잘 못하는 사람 입장에게는 너무 불친절하다는 느낌을 줄 수도 있는 부분이지만, 그 점이 더 공포를 자극하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특히 갑작스럽게 튀어나온 적들에게 공격을 받아서 처절하게 죽는 장면들을 반복해서 보면, 영화 엣지 오브 투마로우에서 계속 죽으면서 새로운 생존 방법을 찾아내는 톰 크루즈의 모습이 떠오르기도 한다. 일본에서는 너무 잔혹한 플레이로 인해 등급 획득을 하지 못해서, 발매가 취소됐을 정도다.
전투는 이 게임이 데드스페이스와 다른 새로운 신작이라는 것을 확연하게 느끼게 해주는 부분이다. 데드 스페이스는 다양한 공구를 활용해 몬스터 사지절단 액션이라는 새로운 장르를 개척하는 모습을 보였는데, 나중에 게임에 익숙해지면 부위별로 잘라서 아무것도 못하게 만든 다음에 가지고 노는 모습을 연출하게 돼, 공포 게임의 특유의 긴장감이 다소 희석되는 느낌이 있었다.
특히 2편, 3편으로 갈수록 이 점이 더 심해져서 공포 게임이라기 보다 액션 게임으로 변모된 느낌을 줬는데, 이 게임은 전투 난이도가 상당히 높은 편이고, 적과의 근접 전투 위주로 구성되어 있기 때문에 몬스터 한 마리 상대하는 것도 상당히 어려운 편이다.
데드 스페이스가 원거리에서 적의 전투 능력을 무력화시킨 뒤 다가가서 완전히 처리하는 플레이 위주였다면, 이 게임은 무조건 붙어서 싸워야 한다. 원거리에서 사격할 경우 적의 방어에 막혀서 효과적인 대미지를 주지 못하고 총알만 떨어지기 때문에, 근접 전투로 적의 약점을 노출시키고, 그곳에 사격을 해서 적을 무력화하는 방식이다.
근접 전투의 재미를 더하기 위해 회피 동작도 넣어뒀기 때문에, 적의 공격 방향을 예측해서 반대 방향으로 이동키를 눌러 회피 조작을 한 다음, 근접 타격을 하면 적의 약점이 바로 노출된다. 이 때 바로 사격으로 전환해서 쏘면 조준을 하지 않아도 약점 부위에 저절로 타겟팅이 되기 때문에 큰 타격을 입힐 수 있다( 약점 분위 노출이 순간적이기 때문에, 빛나는 원이 표시되자마자 바로 사격을 해야한다).
원거리에 있는 적을 처리할 수 있는 방법도 있긴 하다. 중반부터 진행했기 때문에 어떤 이유로 얻게 됐는지는 알 수 없지만 일종의 초능력이라고 할 수 있는 그랩을 활용하면 된다.
그랩을 사용하면 원거리의 적을 잡아서 원하는 위치로 던져버릴 수 있기 때문에, 원거리에 있는 적을 바로 앞으로 당겨오거나, 밑이 뚫려 있는 곳으로 던져서 낙사시킬 수도 있다. 다만 사용 회수가 정해져 있기 때문에, 이것만 의존할 수도 없다. 그랩과 회피, 근접 전투, 사격을 골고루 활용해서 적을 각개격파하는 것이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방법이다. 체험 버전의 후반부에서는 모든 공격이 안먹히는 로봇 같은 적들도 등장해서, 이들을 피해서 움직이는 잠행 요소도 있을 것으로 예측된다.
적의 약점을 노출시키고 바로 사격하는 플레이에 익숙해지기 전까지는 3마리만 나와도 바로 죽는 장면이 연출되기 때문에, 호쾌한 액션이라기 보다는 처절한 생존이라는 표현이 더 어울릴 듯 하다.
게임의 일부분을 잠깐 플레이해본 것이기 때문에, 게임의 전체적인 평가를 내릴 정도는 아니나, 체험버전만으로도 데드 스페이스의 정신적인 후계자를 기다려온 게이머들이 원하는 결과물이 나왔다는 것은 충분히 확인할 수 있었다. 의도적으로 불친절하게 만들어진 길찾기 등 몇가지 호불호 요소가 있기는 하나, 공포 그리고 잔혹함이 극대화된 게임을 찾는 사람이라면 오는 12월 2일을 기대해봐도 좋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