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ALTF4 개발팀이 만든 의외로 정상적인 게임 ‘소원 드림 어드벤처’
중세 갑옷을 입은 어설픈 기사가 다양한 함정을 뚫고, 목적지까지 닭을 배달한다는 독특한 컨셉의 게임 ‘ALTF4’로 많은 관심을 받았던 인디 게임 개발사 펌킴에서 새로운 신작 ‘소원 드림 어드벤처’를 선보였다.
워낙 엽기적인 게임성으로 화제가 됐던 개발팀이다보니, 이번에는 얼마나 더 엽기적인 게임일지 기대하는 사람들이 많을텐데, CFK를 통해 스팀으로 정식 발매된 이 게임은 의외로 매우 정석적인 흐름을 따르고 있는 정통 어드벤처 게임이다.
2018년 에픽게임즈의 게임잼 ‘UE4Jam’ 수상작, ‘글로벌 인디 게임 제작 경진대회(GIGDC) 2019’ 동상으로 선정되는 등 많은 주목을 받았으며, 2019년 국내 크라우드 펀딩 사이트 ‘텀블벅’에서 펀딩을 진행 목표액의 4배 이상인 418%를 달성해 화제가 된 바 있다.
이 게임은 개발자 중 한명의 자녀인 소원이 우연히 다락방에 갔다가 장난감 세계로 가게 되고, 원래 세계로 돌아가기 위해 다양한 모험을 하게 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별다른 상황 설명없이 모험이 진행되기 때문에 초반 흐름이 다소 당황스러울 수 있으나, 퍼즐을 풀면서 막힌 길을 열기도 하고, 장난감들의 부탁을 들어주다보면 자연스럽게 장난감 세계를 탈출해서 안전한 집으로 돌아가는 소원이의 모습을 보게 된다.
아이의 시선에서 바라본 장난감 세계는 상당히 기괴한 모습으로 구성되어 있어서 초반에는 공포 게임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클레이 점토 인형 같은 모습으로 등장하는 주인공 소원이의 모습은 어느 각도에서도 귀여움이 뿜뿜 뿜어져 나오지만, 밤이라는 시간대로 인한 매우 어두운 배경과 망가진 장난감들의 모습들이, 기괴한 인형들로 가득한 서양 공포영화를 연상시키기 때문이다.
하지만 초반 분위기만 그럴뿐, 게임 내내 소원이가 죽음의 위기를 겪는 등의 일은 발생하지 않는다. 의도적으로 공포 게임으로 만들려고 한 것이라기 보다는 부모와 떨어져 혼자 있는 아이에게는 세상의 모든 것이 무섭게 느껴질 수 있다는 의미를 담고 있는 것 같기도 하다.
게임을 구성하고 있는 퍼즐은 무난한 편이다. 시점 때문에 약간 헷갈릴 수도 있는 부분이 있기는 하나, 대부분의 퍼즐 조각들이 한 화면 내에 배치되어 있어, 고민하면 답을 알 수 있으며, 복잡한 조작을 요구하는 것도 없다.
플레이 도중에 좀 과도한 상상력을 요구하는 퍼즐이 몇가지 있기는 한데, 근처에 힌트가 있었지만 모르고 지나친 상태에서 퍼즐을 풀었기 때문인 경우가 많았다. 이용자가 자연스럽게 모든 정보를 파악한 뒤 퍼즐을 시작할 수 있도록 완벽한 동선이 마련되어 있으면 좋았겠지만, 모든 개발사가 첫 시도부터 모든 것을 완벽하게 준비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전체적인 플레이 타임은 2~3시간 정도로 그리 긴 편이 아니지만, 억지로 플레이 타임을 늘리기 위해 이동 동선을 복잡하게 만들어두지 않았기 때문에, 엔딩까지의 과정은 깔끔한 느낌을 준다.
다만, 전반적으로 상황 설명이 부족한 상태에서 눈 앞에 닥친 퍼즐과 미션을 해결하는 것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기 때문에 소원이의 입장에 공감대를 형성하는 것이 쉽지 않다. 다음 작품에서는 이용자들이 게임에 좀 더 몰입하게 만들어줄 수 있는 스토리성이 보완되면 더 좋은 결과물이 나올 수 있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