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시뮬레이터야? 독특한 설정으로 무장한 게임 3선
보통 시뮬레이터 게임이라고 하면 실제 같은 장비 디자인과 지형 데이터를 적용해 다소 복잡하더라도 최대한 현실에 가까운 체험을 하게 해주는 게임을 의미했다. 항공 시뮬레이터 게임이나 도시 시뮬레이터 게임의 경우 교육 현장에서 교보재로 사용될 정도로 뛰어난 현실성과 완성도를 자랑할 정도다.
하지만, 게임 시장이 빠르게 변화하면서 이전엔 상상하지 못했던 시뮬레이터 게임들이 등장하고 있다. 진짜와 같은 경험의 제공만큼 독특한 설정에 초점을 맞춘 게임들이 인기다. 평소 경험하기 힘들지만, 게임에서만 만날 수 있는 재미로 무장한 시뮬레이터 게임 3종을 소개한다.
2편도 없는데 3부터 나온 '고트(염소) 시뮬레이터 3'
무고한 사람들을 괴롭히며 기다란 혀를 날름거리던 말썽꾸러기 파괴왕 염소가 돌아와 버렸다. 특히 2편도 나오지 않았지만, 3편이 먼저 나온 어처구니없는 작명 센스를 자랑한다. 개발진은 “1편이 출시된 지 너무 오래돼서 2편으로는 우리가 이룩한 기술의 발전을 담아내지 못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고트 시뮬레이터 3'의 염소는 빌딩에서 떨어져도 멀쩡하고 핵폭탄을 정통으로 맞아도 신비로운 힘으로 곧장 부활해버리는 무시무시한 내구력을 갖췄다. 이번 신작에서는 로켓 팩을 달고 날거나 차량 운전도 가능해졌으며 지능도 더 발달했다. 특히, 에픽게임즈의 '포트나이트'와 콜라보 트레일러에서는 염소가 열심히 근육 트레이닝을 하더니 자신의 뇌를 스캔해 포트나이트 게임 속으로 이동하는 경이로움까지 보여줬다.
특히, 개발사 내부 대회에 출품할 목적으로 제작돼 퀄리티가 다소 낮았던 전작과는 달리 이번 신작은 발전된 기술을 담아서 현실성을 한층 올린 것이 특징이다. 언리얼 엔진을 기반으로 자세한 모션 캡처까지 더해져 염소와 주변 사물 모두 더욱 리얼한 움직임을 보여준다. 게임은 플레이스테이션, 엑스박스, PC 등에서 만날 수 있다.
게임에서는 나도 4090 유저! 'PC 빌딩 시뮬레이터 2'
그래픽카드 공급난이 조금 해결되면서 다소 상황이 나아지긴 했지만, PC 조립에서 제일 중요한 것은 지갑과의 타협이다. 그러나 시뮬레이터 게임을 사용하면 비용의 문제 없이 나만의 꿈의 PC를 계속해서 만들어낼 수 있다. 커세어, AMD, 벤큐, 레이저 등 유명 하드웨어 업체의 부품을 구매해 최고급 CPU에 이쁘게 서멀 구리스를 바르고 화려한 LED를 장착하다 보면 어느새 시간이 훌쩍 지나 있다.
또 'PC 빌딩 시뮬레이터 2'는 자신의 PC를 조립하고 꾸미는 모드 외에도 의뢰인의 요구사항에 맞춰 PC를 조립하거나 수리하는 '커리어 모드'도 컴퓨터 가게 사장이 된 듯한 재미를 준다. 이메일을 통해 들어오는 주문을 수주하거나 중고 PC를 수리하는 등 실제 컴퓨터 가게 직원의 삶을 경험해 볼 수 있다. 나도 모르게 비양심 판매업자의 마음이 이해되는 것도 게임의 특징 중 하나다.
이 외에도 게임에는 케이스 디자인이나 조립 후의 벤치마크 등 세세한 부분에서 신경 쓸 것이 많지만, 체계적인 튜토리얼과 게임 진행 덕분에 PC 조립 초보도 어렵지 않게 차근차근 배워 나갈 수 있다. 게임은 PC를 통해 만나볼 수 있다.
조 일병아 잔디 좀 깎아라! '잔디깎이 시뮬레이터(Lawn Mowing Simulator)'
군 생활 시절 예초기에 추억이 많은 이용자라면 꼭 한번 즐겨봐야 할 게임이 있다. 잔디깎이 시뮬레이터가 주인공이다. 이 게임은 기존의 농사 시뮬레이터와 달리 오로지 잔디를 깎는 것에만 진심인 시뮬레이터다.
이 게임은 실제 잔디깎이 회사 라이선스를 취득한 것은 물론이고 각 잔디깎이 차량과 트리머 엔진 소리를 그대로 재현해 현실감을 더했다. 게임을 즐기다 보면 나도 모르게 군대에 있던 시절로 떠나 있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여기에 다양한 즐길 거리도 준비됐다. 커리어 모드를 플레이하면 영국에서 잔디깎이 사업을 경영하면서 본사 건물을 세우고 신규 직원을 채용하거나 사업 광고를 하는 등 잔디깎이 외의 일도 수행할 수 있다.
또 DLC로 출시된 '다이노 사파리'에서는 티라노사우루스 등의 선사시대 공룡들 사이에서 잔디를 관리하는 초현실적 임무를 수행하게 되는 등의 게임에서만 만날 수 있는 재미도 놓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