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경쟁사에 갑질, 세금은 쥐꼬리. 공공의 적이 되고 있는 구글
전 세계 IT업계를 주도하고 있는 구글이 전 세계 공공의 적이 되고 있다.
기업의 이윤을 추구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지만, 도를 넘어선 이윤 추구와 책임 회피로 선두 기업다운 면모를 보이고 있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망사용료 입법 추진이 진행될 때만 하더라도 요금 인상을 볼모로 잡은 이통사들의 억지스러운 요구로 인해 구글에 대한 옹호론이 돌기도 했지만, 현재 구글의 행보를 보면 “그 놈이 그 놈”이라는 소리가 절로 나온다.
최근 자사의 구글플레이스토어에 입점해 있는 경쟁 플랫폼 원스토어를 말려 죽이기 위해 구글이 선택한 방법은 혀를 내두를 정도로 치밀하다.
모바일 게임 매출 상승에 많은 영향을 주는 구글플레이스토어 피처링(마켓 1면 노출) 및 해외진출 지원 등을 구글 플레이 독점 출시 조건으로 제공해, 의도적으로 게임사들이 원스토어에 게임을 출시하지 못하도록 막아왔다. 이미 출시를 결정했었던 게임사들도 압박해 출시를 취소시킨 경우도 있고, 기존에 입점해 있던 게임들도 내리도록 압박한 것으로 드러났다.
신작 게임을 두고 경쟁사보다 유리한 조건을 제시해 독점 계약을 맺는 것은 자본주의 사회에서 당연한 일 일수도 있지만, 기존에 출시되어 있던 게임까지 내리도록 하는 것은 도를 넘어섰다는 반응이다.
이렇게 경쟁사를 말려 죽이면서 확보한 수익에 대한 세금은 더욱 기가 차다. 구글코리아가 지난해 신고한 매출은 3448억 원, 영업이익은 277억 원이다. 법인세는 169억 원에 불과하다. 이는 구글이 앱마켓에서 벌어들이는 수수료 수익이 전부 빠져 있기 때문이다. 국내 이용자들이 구글플레이스토에서 결제한 금액은 구글코리아가 아닌 구글아시아퍼시픽 매출로 잡히고 있다.
구글이 정확한 수치를 밝히고 있지는 않으나, 센서타워 등 시장 조사 업체들이 추산한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모바일 매출은 약 53억 달러(한화 약 6조9000억 원) 정도이며, 이 중 구글이 약 80%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금액에 구글이 받고 있는 30%의 수수료를 적용하면 단순 계산으로도 약 1조 6천억 가량의 순수익을 거둔 것으로 추정된다.
참고로 구글이 게임사들을 압박해 말려 죽이려고 한 원스토어의 지난해 매출은 약 2228억 원이며, 영업손실이 약 249억 원이다. 전 세계 IT 시장을 주름잡고 있는 구글이 한국에서 벌어들이는 순수익의 약 1/8 밖에 안되는 매출을 올리고 있는 적자 회사에 위기감을 느끼고 갑질로 말려죽이려고 했다는 것은 기가 찰 일이다.
구글, 애플 등 글로벌 IT 기업들이 법인세가 적은 국가로 수익을 집중시키는 것은 전 세계를 상대하는 국내 기업들에게도 동일하게 해당되는 만큼, 앞으로 전 세계 국가들이 어떤 대응을 보이는가에 따라 다르게 볼 수 있는 부분이긴 하다. 국내에서는 구글, 애플이지만, 해외에서는 삼성이나 크래프톤, 엔씨소프트 등이 같은 입장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이 정도로 막대한 수익을 올리고 있으면서, 이것도 모자라서 자신의 지배적인 위치를 활용해 다른 회사들을 죽이려는 행위는 지탄을 받아 마땅하다.
현재 구글은 원스토어에 대한 불공정행위로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과징금 421억원과 시정명령을 부과받았으며, 원스토어는 공정위 조사 기간 이후에도 최근까지 입점 방해 행위가 지속됐다며, 구글과 소송전을 예고한 상태다. 국정감사에 출석할 때마다 회피성 발언으로 일관했던 구글이 이번에는 어떤 대응을 보여줄지 결과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