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게임 산업의 판도를 바꾼다? 2023 콘텐츠산업포럼 참여한 전문가들의 전망은?

최근 AI(인공지능) 일러스트에 이어 챗GPT까지 전 세계적으로 AI가 화제가 되면서 게임 업계에서도 AI 활용에 대한 얘기가 활발히 오가고 있다. 대형 게임사 위주로 게임 개발에 AI를 적용시키는 것에 대한 연구를 활발히 진행 중이며, 이미 개발에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는 곳들도 나오고 있다.

이런 가운데 한국콘텐츠진흥원이 광화문 CKL스테이지에서 ‘AI 시대, 콘텐츠 산업’을 주제로 24일부터 26일까지 2023 콘텐츠 산업 포럼 행사를 개최해 관심을 모으고 있다.

25일 진행된 ‘AI 기술의 집약체, 게임이 만들고 있는 길’ 발표에서는 크래프톤, 픽셀게임즈 등 현업 개발자들이 강연자로 나서 AI를 게임 개발에 활용하고 있는 사례와 향후 전망을 발표해 주목을 받았다.

크래프톤 손윤선 팀장
크래프톤 손윤선 팀장

첫 번째 발표자로 나선 크래프톤 버추얼 프렌드팀의 손윤선 팀장은 크래프톤이 AI 기술을 통해 게임 제작 및 운영의 효율성을 높이고, 새로운 게임성 발견을 위해 연구하고 있는 사례를 발표했다.

손윤선 팀장의 발표에 따르면 과거에는 NPC의 이동 경로 설정 및 간단한 행동 반응을 지정하는 등 정해진 로직에 맞춰 행동을 지정하는 수준에서 AI가 활용됐지만, 현재는 게임 상점의 개인 맞춤 제공, 이용자와 유사하게 플레이하는 봇, 이미지와 행동 분석을 활용한 콘텐츠 악용 탐지, 이용자 이탈 예측과 이용자 만족도 향상 전략 제시 등 다양한 분야에서 AI가 활용되고 있다.

AI 일러스트로 캐릭터 원화 제작
AI 일러스트로 캐릭터 원화 제작

실제로 AI로 이미지의 표절 유무를 확인하거나, 감정을 담아 좀 더 자연스럽게 들리는 음성 콘텐츠를 제작하는데 활용하고 있으며, 최근 화제가 되고 있는 AI 일러스트를 활용하면 특정 키워드 입력만으로 캐릭터 원화를 쉽게 만들고, 이미지 채색 시간을 줄여주기 때문에 작업 시간을 획기적으로 줄여줄 수 있다.

갈색 코트, 하얀 머리, 검은 바지 등 주요 제시어를 입력하고, 캐릭터의 자세를 결정하면 완성본에 가까운 캐릭터 일러스트가 바로 나오기 때문에, 원화가가 많은 시간을 써서 처음부터 그릴 필요가 없어서 더 많은 작업을 할 수 있게 되며, 굳이 원화가가 아니더라도 컨셉만 잘 잡아주면 수준급의 일러스트를 확보할 수 있다.

또한, 현재 버추얼 프렌드팀에서는 자연스러운 대화와 상호작용, AI 캐릭터가 사용자에게 전략과 플레이 방법 제안 등 이용자와 게임을 함께 즐기는 AI 캐릭터를 활용해 좀 더 다양한 게임 경험을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연구를 확대하고 있다.

다만, AI 기술이 발전할수록 과몰입 문제, 성적 대상화 문제, 개인 정보 보호 문제 등 여러 가지 문제가 발생할 수 있으므로, AI 윤리 위원회에서 치열한 논쟁을 진행하면서 올바른 개발 방향을 잡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픽셀플레이 박성필 개발 부장
픽셀플레이 박성필 개발 부장

두 번째 발표자로 나선 픽셀플레이 박성필 개발 부장은 ‘강화 학습의 콘텐츠화’라는 주제로 AI 강화 학습 활용 사례를 공개했다.

AI 인공지능 학습은 반려견을 교육하는 것과 비슷한 방식이기 때문에, 초반에는 상당히 오래 걸릴 수 밖에 없지만, 계속된 반복 학습으로 어느 정도 데이터가 쌓이게 되면, 여러 상황에 별다른 문제없이 쉽게 대응할 수 있게 된다.

이를 활용하면 개발자들이 좀 더 편하게 다양한 개발 작업을 진행할 수 있게 도와주며, 많은 인원이 참여해야 하는 밸런스 테스트 등을 좀 더 효율적으로 진행할 수 있게 된다.

유니티에서 제공하는 AI 학습 엔진
유니티에서 제공하는 AI 학습 엔진

발표에 이어 ‘AI는 게임 산업의 판도를 바꿀 수 있을 것인가?’라는 주제로 진행된 좌담회에서는 손윤선 팀장과 박성필 개발 부장 외에 숭실대학교 글로벌미래교육원 최삼하 교수, 그램퍼스 김지인 대표, 디스이즈게임 임상훈 대표, 한국콘텐츠진흥원 미래정책팀 금현수 연구원 등이 참여해 다양한 의견을 나눴다.

박성필 개발 부장은 AI로 인해 인력 대체가 발생하는 등 부정적인 영향이 있을 수 있으나, 개발자의 생산성이 좋아지는 긍정적인 측면이 더 부각될 것으로 예측되며, 소규모 개발사는 AI 투자가 쉽지 않으므로, 전문적인 대행사가 나올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았다.

김지인 대표는 예전에 콘셉트 비주얼을 뽑는데 2~3주가 걸렸지만 AI를 활용하면 1~2분이면 충분하다며, 중소 개발사일수록 더 효율적으로 개발을 할 필요가 있기 때문에 사운드, 일러스트 등 개발 전반에서 AI를 더 적극적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AI의 영향으로 개발 패턴이 바뀌기 때문에 디렉터의 역할이 더욱 더 중요해질 것이며, 작은 게임사일수록 자신만의 색깔을 찾아내는게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업계 전문가들이 참여한 토론
업계 전문가들이 참여한 토론

임상훈 대표는 과거 VR, AR, 메타버스가 나왔을 때 게임체인저가 될 것이라는 말이 많았다가 지금은 싹 사라졌지만, 지금의 AI 열풍은 정말 피할 수 없는 흐름이 됐다며, 코로나19 이후 비용 절감이 중요해졌기 때문에 갈수록 중요성이 더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손윤선 팀장은 AI 기술이 발전할수록 윤리 문제가 더 커질 것이며, 윤리는 정답이 없기 때문에 윤리위원회를 정기적으로 개최하고, 사회적으로 계속 바뀌는 상황 판단에 대해 토론 및 찬반의견 기록으로 향후 문제를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금현수 연구위원은 AI가 향후 게임 산업 발전에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으며, 관련으로 다양한 지원 정책이 진행되고 있긴 하지만, 더욱 세분화할 필요성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새로운 기술이 화제가 되면 규제 관련 얘기가 나올 수 밖에 없는데, 세계적인 흐름에 뒤처지지 않도록 과기부와 정통부에서 적절한 방향을 찾아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으며, 창작자 보호, AI가 만든 결과물의 저작권 등 새롭게 생겨날 수 있는 문제들도 있기 때문에, 한국콘텐츠진흥원에서도 전세계 AI 산업의 동향을 주의 깊게 살피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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