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 이어 애플도 '비전프로'로 참전 VR과 MR 시장 열기 오르나?
최근 메타플랫폼과 애플이 경쟁적으로 차세대 가상현실(VR)·혼합현실(MR) 헤드셋을 공개했다. VR 기반 메타버스 등에 대한 관심이 한풀 꺾인 상황에서 새로운 헤드셋이 공개돼 차가운 분위기를 뜨겁게 반전시켜줄 수 있을지 주목된다.
메타는 지난 1일 신형 VR·MR 기기 ‘퀘스트3’를 공개했다. ‘퀘스트3’는 전작인 퀘스트2보다 40% 얇아졌고, 해상도와 디스플레이가 크게 개선된 것이 특징이다. 특히, 퀄컴의 차세대 칩셋이 탑재되며, 최소 3대의 카메라가 전면에 부착된다. 이에 기존 제품보다 거리 감각이 자연스러워졌고 게임용 그래픽도 개선됐다는 평가다. 신제품 가격은 499달러(약 65만 9000원)부터 시작한다.
애플은 지난 5일(현지시간) 연례개발자회의(WWDC)에서 첫 MR 기기 ‘비전프로’를 선보였다. 비전 프로는 공간 컴퓨팅이라는 새로운 개념을 제시하며, 티지털 콘텐츠가 마치 실제 공간에 물리적으로 존재하는 것과 같은 느낌을 사용자에게 제공한다. 기기는 2개 디스플레이를 합쳐서 2300만 픽셀을 밀집시킨 초고해상도 디스플레이 시스템과 애플 실리콘(Apple Silicon)이 탑재됐다. 제품은 3499달러(약 456만 2000원) 수준이다.
업계에서는 애플의 MR 시장 참전이 큰 의미를 가진다고 보고 있다. 아이폰과 에어팟으로 스마트폰 시장과 무선 이어폰 시장 등에서 혁신을 불러일으킨 애플의 저력이 MR 시장에서도 큰 파장을 불러올 수 있다는 이야기다.
VR와 MR 시장의 열기가 한층 달아올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콘텐츠 업체들이 활약이 기대되는 상황이다. 실제로 메타는 지난 2일 게이밍 쇼케이스를 열고 기존의 어몽어스 VR, 아이언맨 VR, NFL pro Era 등에 이어 1년 이내에 진격의 거인 VR, 기묘한 이야기 VR, 7번째 손님 VR, 고스트버스터즈 VR, 어쌔신 크리드 넥서스 VR 등 대형 IP (지적 재산)을 활용한 대작 신규 게임들을 서비스한다고 밝혔다.
국내 VR 콘텐츠 제작사들의 움직임도 기대된다. 먼저 스마일게이트는 크로스파이어를 VR로 확장하는 신작 ‘크로스파이어: 시에라스쿼드’의 시연회를 지난달 30일 판교 스마일게이트 캠퍼스에서 진행했다. 이 작품은 플레이스테이션 VR2(PS VR2)의 신규 기능을 적극적으로 활용한 것이 강점이다. 4K HDR 고해상도 그래픽 지원, 헤드셋 진동, 아이 트래킹 등의 실감 기술이 적용됐다.
컴투스의 VR 게임 자회사인 컴투스 로카는 지난달 60억 원 규모의 전략적 투자를 유치했다. 컴투스 로카는 ‘블레이드2’를 만든 신현승 대표를 비롯한 개발자들이 2021년 설립한 VR 게임 전문 개발사다. 2월 중국 ‘PICO 스토어’에 VR 게임 ‘다크스워드’를 출시한 바 있다. 다크스워드는 PC 등의 장비 없이 VR 기기에서 단독 실행할 수 있는 것이 특징으로 VR 게임의 특성을 살린 상호작용성과 사실적인 전투 액션 등이 특징이다.
지난 2014년 설립 이후 꾸준히 증강현실과 가상현실 분야에서 기술 기반 콘텐츠에 집중하면서 12개의 VR 콘텐츠와 VR 멀미저감, 텔레프레즌스, 비디오 리플레이 등과 관련된 36개의 관련 기술특허를 보유 중인 스토익엔터테인먼트는 메타가 운영하는 메타 스토어에 22년 12월에 ‘World War Toons: Tank Arena VR’을 스토어에 정식 출시하여 업계의 주목을 받기도 했다. 올 하반기에는 탱크 아레나 VR의 대규모 업그레이드와 신작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업계는 중저가 HMD로 게임 등 엔터테인먼트 위주의 확산 전략을 진행 중인 메타와 하이엔드 제품으로 실생활 및 기존 애플 생태계를 연결하려는 애플의 쌍끌이 전략 속에서, VR·MR 업계의 약점으로 지목됐던 기기 보급 문제가 어느 정도 해결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는 분위기다. 또 이후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의 추가 참전도 예상되는 상황이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