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실수 한 번이면 게임오버! 웹젠, 생존 SRPG '르모어: 인페스티드 킹덤' 체험
웹젠이 하반기 스팀 얼리액세스를 목표로 준비 중인 턴제 SRPG(전략 역할 수행 게임) 신작 '르모어: 인페스티드 킹덤(REMORE: INFESTED KINGDOM, 이하 르모어)'를 만나볼 수 있는 시간을 준비했다. 이용자들은 태평양 표준시 기준 오는 6월 19일부터 26일까지 진행되는 스팀 넥스트 페스트를 통해 '르모어'의 체험 버전을 만나볼 수 있을 예정이다.
'르모어'는 인디 개발사 블랙앵커 스튜디오가 개발한 게임으로, 2021년 'GIGDC(글로벌 인디게임 제작 경진대회)'에서 '비포 더 던(Before the Dawn)'라는 이름으로 제작 부문 금상을 수상하며 잠재력을 인정받은 게임이다.
게임은 가상의 유럽 왕국을 배경으로 재앙과 함께 나타난 변종들로부터 생존하는 과정을 그렸다. 암울한 세계관이 뚜렷하게 드러나는 2D 도트 그래픽을 바탕으로 턴제 SRPG 장르의 특징에 보급품을 구하기 위해 위험한 장소에 뛰어들고, 획득한 재료로 '은신처'에서 피해 회복과 장비 제작 및 정비 등을 진행하는 서바이벌 요소를 가미한 것이 특징이다.
웹젠이 선보이는 인디 SRPG로 '르모어'가 관심을 받는 가운데, 웹젠은 스팀 넥스트 페스트에 앞서 국내 미디어를 대상으로 데모 버전을 체험할 수 있는 테스트를 7일까지 진행했다. 직접 즐겨본 '르모어'는 매 턴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는 전략 플레이와 실수 한 번이 게임 오버로 이어지는 높은 난도가 주는 재미가 매력으로 다가왔다.
게임을 처음 시작하면 게임의 난도를 고를 수 있다. 복수, 고통, 절망 3개의 난도가 준비되어 있으며, 이번 체험 버전은 복수와 고통 중 하나를 선택해 플레이할 수 있었다. 게임 설명에 따르면 복수 난도가 좀 더 공격적으로 게임을 진행할 수 있다고 한다. 두 난도를 모두 체험해 보니 이번 체험 버전에서는 체감 난도 차이가 엄청나게 큰 편은 아니었다.
게임은 전대미문의 위기를 맞이한 작은 왕국 '르모어'의 이야기를 그린다. 어느 날 갑자기 하늘에 균열이 열렸고, 이 어둠으로부터 사람들을 위협하는 변종 괴물이 등장한다. 사람들을 지켜줘야 할 근위 기사단의 모습은 어디에도 보이지 않으며, 게임 주인공급인 편력기사 윌리엄도 결국 아내를 잃고 말았다.
윌리엄은 '꼭 살아남아서 사람들을 지켜달라'는 아내의 유언에 따라 길을 나서게 된다. 이 과정에서 동료를 만나게 되고 동료들과 생존을 위해 마을을 탐색하고, 전투를 펼치고 은신처에서 삶을 이어간다. 체험 버전에서는 이방인과 민병대 2명의 동료만 등장했으며, 정식 버전에는 더 많은 동료를 만나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체험 버전에서는 튜토리얼 스테이지를 포함해 총 3개의 스테이지를 즐길 수 있었다. SRPG를 즐겨온 이용자라면 어렵지 않게 적응해 즐길 수 있을 것이라 본다. 다만, '르모어'는 보통 이동과 공격으로 진행되는 여타 SRPG와 달리 이동이나 적을 밀어내는 등에 사용하는 택티컬 포인트(TP)와 무기를 사용해 공격하는 웨폰 포인트(WP)가 별도로 마련된 것이 특징이다.
이 시스템을 가장 잘 느낄 수 있는 캐릭터는 이방인인 디어뮈드다. 뒤어미드는 WP를 사용해 공격을 진행한 뒤 TP가 9포인트 이상 남아있다면 WP를 회복해 다시 공격을 퍼부을 수 있다. 다른 캐릭터도 이미 WP를 사용해 공격했더라도 TP를 활용해 적을 밀어내는 스킬 등을 사용할 수 있다. 적에게 붙잡혀 이동할 수 없는 상황 등에서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다. TP와 WP의 적절한 활용이 상당히 중요하다.
게임의 가장 큰 특징이자 장점은 높은 난도다. 게임에는 '전장의 안개(Fog of War)', '시야(Line of Sight)' 시스템이 적용되어 있다. 근처까지 가지 않으면 눈앞에 어떤 괴물이 자리하고 있는지 알 수 없다. 이동 시에 적의 시야에 들어가면 발각되고 적은 주변의 동료에게 사실을 알리며 근처의 괴물 모두가 이용자의 캐릭터에게 접근해온다.
제법 여유가 있게 플레이하다가도 이동 실수 한 번으로 모든 적에게 둘러싸이는 상황이 발생하고 게임 오버로 이어지기 십상이다. 여기에 적을 하나씩 각개 격파하는 것도 게임 시스템상 상당히 힘들다. 괴물은 피격당하면 시야에 캐릭터가 들어왔을 때와 마찬가지로 주변의 적에게 상황을 알린다. 정말 공략이 쉽지 않다.
게다가 캐릭터의 바로 앞에 자리한 적은 캐릭터를 자리에 붙잡아 두기 때문에 TP가 아무리 많아도 이동할 수 없다. 적을 밀어내고 이동하는 것도 방법이지만, 밀어내는 방향에 장애물이 없어야 가능하므로 정말 매턴 신중하게 전략을 구사해 플레이해야 한다. 위기에 처한 아군과 자리를 바꾸거나 갈고리를 사용해 당겨오는 등의 플레이도 도움이 된다.
참고로 이용자가 조작하는 캐릭터 한 명만 죽어도 게임이 끝이 난다. 붕대 아이템을 사용해 HP가 모두 떨어진 죽음의 문턱에 있는 캐릭터를 살릴 수 있지만, 당연히 붕대를 구하기는 쉽지 않았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자동으로 저장된 포인트에서 다시 불러와 게임을 진행할 수 있다는 점인데, 세이브 포인트보다 앞선 플레이에서 실수가 있었다면 게임 클리어가 쉽지 않다. 처음부터 다시 하는 편이 속이 편할 수도 있다고 본다.
또 게임의 난도를 높여주는 것도 있다. 일반 게임과 달리 스테이지를 클리어하고 은신처로 돌아가도 캐릭터 HP가 회복되지 않는다. 전투를 진행한 지역에서 획득한 아이템으로 음식을 제작해서 먹어야 HP 회복이 가능하고, 무기나 방어구도 수리해야 한다. 개발진이 게임의 난도를 높이기 위해서 신경을 쓴 티가 팍팍 난다. 앞선 스테이지의 실수가 이후 스테이지까지 이어진다.
아울러 은신처에서는 12종의 다양한 무기를 제작할 수도 있고, 다양한 등장인물의 이야기도 만나볼 수 있다. 그리고 스테이지 클리어 경험치와 적 처지 경험치도 은신처에 돌아와야지 확인할 수 있다. 레벨이 올랐으면 게임을 좀 더 수월하게 풀어갈 수 있는 특전을 받을 수 있다. 일종의 패시브 스킬 느낌이다.
이번 '르모어' 체험은 본격적인 스테이지로 치면 2개 분량의 짧은 체험이었지만, 높은난도와 도전 욕구를 불러일으키는 게임의 재미를 엿보기에는 부족하지 않았다. 정식 버전은 더 많은 스테이지와 더욱 까다로운 괴물들도 등장할 예정이라고 하니, 이번 스팀 넥스트 페스트에서 게임의 매력을 확인해 보는 것은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