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트로 열풍! 하지만 이젠 고전 게임의 87%는 플레이할 수 없다?

신승원 sw@gamedonga.co.kr

게임업계에도 뉴트로 열풍이 불고 있다. 뉴트로란 ‘New(새로운)’와 ‘Retro(고전)’의 합성어로, 과거의 것을 기반으로 삼으면서도 새로움을 느낄 수 있도록 하는 것을 말한다. 게임의 리메이크, 리마스터도 이에 포함된다.

최근에는 ‘데드 스페이스’, ‘마리의 아틀리에’ 등의 게임이 리메이크 됐고, ‘파이널판타지 픽셀’, ‘미니게임천국’ 등의 리마스터 소식에 이용자들이 환호했다.

한 게임업계 관계자는 뉴트로에 대해 “이전 게임을 즐겼던 이용자들의 향수를 자극함으로써 진입장벽을 낮출 수 있고, 기반이 되는 게임이 있으니 비교적 쉽고 빠르게 제작 및 운영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오늘날까지 플레이할 수 있는 고전 게임은 리메이크, 리마스터를 포함해도 고작 13%에 불과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비디오 게임 역사 재단
비디오 게임 역사 재단

비디오 게임 역사 재단과 소프트웨어 보존 네트워크가 실시한 연구에 따르면, 미국에서 출시된 고전 게임의 약 87%가 절판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연구는 미국에서 2010년 이전에 출시된 4000개 이상의 게임을 자료로 하고, 미국에서 출시된 모든 게임보이 타이틀을 포함한다.

고전 게임의 절판에는 ‘아타리 쇼크’가 큰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된다. ‘아타리 쇼크’는 1983년에 일어난 대규모 비디오 게임 산업 경기 침체로, ‘1983년 북미 비디오 게임 시장 붕괴 사건’으로도 불린다.

아타리
아타리

당시 비디오 게임계의 거장이자 핵심이라 불리던 아타리마저 몰락하며 충격을 줬던 사건으로, 1982년 320억 달러 규모의 미국 비디오 게임산업이 1983년부터 1985년에 걸쳐 1억 달러까지 폭락했다. 약 97%의 감소세를 기록한 셈이다.

사건의 원인은 과한 게임 및 콘솔 기기들로 인한 시장 포화, 게임 저품질 문제, 개인용 컴퓨터로 관심 이동 등 다양하게 꼽히고 있다.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이로 인해 게임사들은 물론 콘솔 기기 업체들이 줄줄이 도산했고, 고전 게임들의 절판으로 이어졌다.

재단은 ‘아타리 쇼크’ 이후, 오늘날 코모도어 64로 플레이할 수 있는 게임은 4.5%, 플레이스테이션 2의 경우 12%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닌텐도 e숍
닌텐도 e숍

‘닌텐도 3DS, Wii U의 e숍 서비스 중단’도 고전 게임에 큰 영향을 줬다. 닌텐도 3DS와 Will U는 ‘버추얼 콘솔’ 서비스를 지원했다. 이 서비스를 통해 이용자는 슈퍼 패미컴, 닌텐도 64, 닌텐도 DS 등으로 발매된 500개가량의 고전 게임을 즐길 수 있었다.

하지만 올해 3월 서비스가 종료된 이후, 기존에 다운로드한 콘텐츠 외에 새로운 데이터의 구매 및 다운로드가 막혔다. 이외에도 약 1,000개 정도의 디지털 전용 타이틀과 콘텐츠가 절판됐다.

연구진은 이로 인해 게임보이 타이틀의 절반 정도가 사라졌고, 현재는 5.87%만 남아 있다고 분석했다.

비디오 게임 역사 재단은 손실될 위험에 처한 게임을 수치화해서 공개하고, 게임도 도서관과 기록 보관소(아카이브)와 같은 방식으로 보존되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하기 위해 이 연구를 실시했다고 밝혔다.

현재 게임은 개인이 보관한 뒤 사람들을 초대해서 시연하는 정도는 가능하지만, 도서관이나 기록 보관소처럼 보존한 게임을 열람 및 플레이할 수 있도록 하는 건 법적으로 문제의 소지가 있다.

비디오 게임 역사 재단은 SNS를 통해 “우리는 현재와 미래의 고전 게임 문제를 해결하는 데 필요한 인프라를 미리 생각해야 한다.”, “비디오 게임 기록 보존이 열정적인 이용자만의 노력으로만 이루어져선 안 된다. 게임 불법 복제가 고전 게임을 보존하는 가장 일반적인 방법 중 하나인 현실이 안타깝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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