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챗 GPT로 7분 만에 게임 만든다”, 코딩 몰라도 게임 만드는 시대

신승원 sw@gamedonga.co.kr

이제는 코딩을 몰라도 7분 만에 게임을 만들 수 있는 시대가 됐다. 지난 7월 20일, 중국 칭화대 연구진은 직접 설립한 회사 ‘챗데브(ChatDev)’에서 7분 만에 게임을 제작한다고 밝혀 화제를 모았다.

출처: 엔바토 엘리먼트
출처: 엔바토 엘리먼트

‘챗데브(ChatDev)’는 챗 GPT의 API(3.5 터보)를 사용하는 회사로, 칭화대 쑨마오쑹 교수의 지도하에 만들어졌다.

특이하게 회사의 모든 직원은 사람이 아니라 챗 GPT가 장착된 봇(BOT)으로, 설계부터 테스트까지 모든 게임 제작 과정을 ‘채팅’을 통한 문답으로 진행한다.

직원들은 게임 개발과 관련된 직책과 역할을 나누어 임무를 수행하고, 게임 프로세스 단계마다 둘씩 짝지어 행동하며 오류를 줄이는 등 업무 호율성을 높인다. 이에 연구진은 평균적으로 게임 제작에는 약 7분, 빠를 때는 3분, 느릴 때는 17분 만에 게임이 완성된다고 주장했다.

칭화대 관계자는 “우리는 AI 기술과 챗 GPT를 활용하여 게임 개발 프로세스를 가속화하고, 비용을 절감해서 개인화된 게임 개발 경험을 제공할 예정이다.”, “챗데브의 성공은 인공 지능 산업에 더 많은 혁신과 개발 기회를 제공하고, 해당 분야를 발전시킬 수 있다고 자신한다.”라고 말했다.

사실 챗 GPT를 활용해 게임을 제작하는 사례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이미 국내에서도 챗GPT를 활용한 게임들이 있다. 바로 ‘픽셀배틀(Pixel Battle)’과 ‘엘리멘탈(Elemental)’이 그 주인공들이다.

픽셀배틀 홈페이지
픽셀배틀 홈페이지

먼저, ‘픽셀배틀’은 픽셀플레이와 에임랩스가 개발한 PvP 슈팅 게임으로, 챗 GPT를 비롯한 AI로 게임을 제작해 관심을 모았다. 픽셀플레이 박진배 이사는 비용과 효율성 문제로 ‘픽셀배틀’에 AI를 도입했다고 말했다.

게임에서는 세계관과 이벤트 등 기획적인 부분을 챗 GPT에 학습시키고, 문답을 통해 퀄리티를 강화한다고 설명했다. 챗 GPT에 넣는 입력값에 따라 결과물이 완전히 달라지기 때문에, 여러 테스트를 반복적으로 진행하고 있다고도 덧붙였다.

이사는 결과적으로 빠른 제작으로 특색있는 세계관인 ‘픽셀 배틀’을 이용자들에게 선보일 수 있었고, 픽셀플레이만의 특색을 잃지 않는 선에서 앞으로의 게임 개발에서도 AI를 도입할 의향이 있다고 밝혔다.

이를 뒷받침하듯 게임 개발진은 챗 GPT 등을 활용해서 이용자가 직접 ‘픽셀배틀 세계관’을 창조해보는 콘텐츠 공모전도 진행하면서 AI 활용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여줬다.

엘리멘탈
엘리멘탈

다음으로, ‘엘리멘탈’은 Ykhgames가 개발하고 다에리소프트가 서비스하는 2D MMORPG로, 한 개발자가 챗 GPT로 게임 내 코드를 제작하는 모습까지 공유한 바 있다.

개발자는 한 인디게임 카페의 게시물을 통해 ‘자동 이동 시 최단 경로 탐색’ 알고리즘을 챗 GPT와의 문답으로 제작하는 과정을 보여줬다. 문답은 원하는 구조를 챗 GPT에게 알려주고, 목적을 추가해서 알고리즘을 추천받는 형식으로 진행됐다.

거기서 끝나지 않고 ‘특정 구조의 함수를 최대한 간단하게 단축해서 알려줘’ 등 제작 완료된 코드에 추가 요구사항을 입력해도 무리 없이 개선된 결과물을 받을 수 있었다. 엘리멘탈 개발자는 해당 함수를 그대로 써도 문제없이 잘 작동된다며 게임의 일부분을 GIF 파일로 공유했다.

AI에게 코드 전부를 맡기는 것은 아니지만, 실무에서는 챗 GPT를 기반으로 하는 ‘깃허브 코파일럿(GitHub Copilot, 이하 코파일럿)’도 자주 쓰인다고 알려졌다.

코파일럿
코파일럿

코파일럿은 21년 처음 발표된 자동 코딩 서비스로, GPT-3를 활용한 오픈AI의 ‘코덱스(Codex)’ 모델을 기반으로 개발됐다. 코드 앞쪽을 일부 입력하면 뒷부분을 자동 완성하거나, 주석으로 원하는 기능을 서술하면 특정 함수 코드 전체를 완성하는 기능을 제공하는 형태의 서비스다.

일례로, 코드를 짜다 함수명을 “움직이는 NPC 찾기” 같이 작성하면 코파일럿이 어떤 코드가 어울리는지 유추한다. 이후 이미 작성된 코드를 분석하고, 자동 완성 기능처럼 마무리된 결과물을 즉시 제공한다. 선택지가 다양하기 때문에 마음에 들지 않으면 다른 결괏값도 살펴보고 고를 수 있다.

한 실무자는 “NPC들이 많아지면 게임 속도가 느려지니까 최적화하는 코드를 추천해 줘” 같이 세부적인 질문에 대한 대답은 얻기 어렵고, 받은 코드를 수정하는 경우가 많지만, 일 처리 빠른 신입 조수가 꾸준히 옆에서 도와주는 느낌이라고 표현했다.

한편, 프로그래머 직군의 영역 외에도 일러스트, 사운드 등 다양한 분야에서 AI가 발전하고 있다. 단순히 ‘구동이 되는’ 게임을 넘어, 아름다운 일러스트와 실감 나는 사운드 등을 포함한 ‘퀄리티 있는’ 게임을 누구나 만들 수 있는 것이다.

디모 2
디모 2

대표적으로 게임 일러스트 영역은 AI를 사용하는 사례가 점점 늘어나고 있다. 대표적으로 레이아크의 ‘디모 2’가 AI를 이용한 일러스트로 게임을 제작했고, 위메이드플레이도 AI 제작 캐릭터를 애니팡 등에 적용한다고 밝혔다.

AI의 일러스트 레퍼런스(참고 자료)를 학습시키는 과정에서의 저작권 논쟁은 지속적으로 이어지고 있지만, AI로 일러스트를 제작했을 때 드는 시간과 비용을 고려했을 때의 효율성은 누구나 인정하고 있다.

한 게임업계 관계자는 “당연히 관련 기술을 꾸준히 익힌 사람만 못하겠지만, 이제는 마음만 먹으면 누구나 게임을 제작할 수 있는 시대가 됐다.”, “AI 접근성이 높아짐에 따라, 앞으론 AI로만 제작한 게임이 점점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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