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스컴 참가한 붉은사막, 기대감과 해결해야 할 숙제는?
펄어비스가 이번 게임스컴 2023에서 야심작 ‘붉은사막’의 새로운 영상을 공개해 전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지난 2020년 게임어워드 이후 오랜만에 새롭게 공개된 ‘붉은사막’ 영상은 실제 플레이를 기반으로, 전투와 다양한 상호작용 등을 담은 것이 특징이다. 영상 내 모든 장면들이 모두 2~3초 정도로 짧게 끊어져 있다보니 연속적인 플레이 느낌은 없었지만, ‘붉은사막’에서 즐길 수 있는 다양한 콘텐츠를 모두 소개하는데 집중했다.
현재 이 영상은 게임스컴2023 공개 후 일주일도 안돼, 누적 시청수 246만 회를 기록하면서 폭발적인 관심을 얻고 있으며, 국내는 물론 해외 게이머들도 “오랫동안 기다린 것이 아깝지 않은 게임이다”, “빨리 게임을 즐겨보고 싶다” 등 호평을 보내고 있다.
다만, 이 같은 호평에도 불구하고, 펄어비스의 주가는 영상 공개 당시 14% 급락하는 모습을 보였다. 다시 회복세를 보이고 있기는 하나, 게임스컴 시작 전의 가격대로 회복하려면 좀 더 시간이 필요한 상황이다.
영상에 대한 전 세계적인 호평에도 불구하고, 주가가 반대로 움직인 이유는 출시 시기가 공개되지 않은 것에 대한 실망감이 컸기 때문이다.
펄어비스는 컨퍼런콜 등을 통해 올해 내 완성을 목표로 개발중이라는 입장을 지속적으로 밝혀왔으나, 이번 게임스컴에서도 데모 버전 대신 신규 영상만 공개되고, 출시 시기는 아무런 언급이 없었다.
특히, 영상을 통해 다양한 콘텐츠를 소개하면서 다양한 즐길거리에 대한 기대감을 끌어올려주긴 했지만, 이전 영상에서 볼 수 없었던 새로운 콘텐츠들이 다수 추가되다보니, 개발 기간이 더 길어질 수 있다는 불안감이 커진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이번 영상은 자체 엔진으로 구현한 사실적인 배경과 전투 액션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였던 2020년 게임어워드 영상과 달리 지형지물을 이용한 1 대 다 전투, 낚시, 고양이를 안고, 개를 쓰다듬는 등의 상호작용, 낮과 밤의 시간 변화, 환경에 따른 체온 변화, NPC들과 팔씨름 대결, 낚시, 야생마 길들이기 등 새로운 콘텐츠가 집중적으로 소개됐다.
단순히 주어진 스토리를 따라가는 게임이 아니라, 방대한 오픈월드에서 거칠게 살아가는 용병의 이야기를 최대한 사실적으로 전달하기 위해 실제와 같은 환경과 다양한 생활형 콘텐츠 구현에 힘쓴 것으로 분석된다.
또한, 새로 변신해 공중을 나는 장면이 공개됐으며, 공중에서 기뢰를 피해서 적진으로 침투하는 장면과 공중 낙하 때 옆에 떠 있는 각종 공중 구조물 등을 통해 게임의 영역이 지상에서 공중까지 확대됐다는 것을 강조해서 보여줬다.
적들도 인간형 뿐만 아니라, 기계, 거대 괴수 등 다양한 종류가 등장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으며, 영상에서는 순식간에 지나갔지만 동양 풍의 NPC와 불상의 모습도 등장하는 것으로 보아, 동양 관련 콘텐츠도 경험할 수 있을 것으로 예측된다. 사실적인 중세 판타지가 예상됐던 공개 초기와 확연히 달라진 모습이다.
이렇게 새로운 요소가 다수 추가됐기 때문에, 펄어비스 측이 실제 플레이 영상이라고 밝혔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연출된 영상이라는 의심을 하는 이들이 많다. 특히, 이전 영상에서 볼 수 없었던 공중 관련 콘텐츠가 대거 추가된 것 때문에, 최근 폭발적인 인기를 얻은 ‘젤다의 전설 티어스 오브 더 킹덤’의 영향으로 인해 개발 도중 기획이 변경되고 있는 것일 수도 있다는 의심까지 나오고 있다.
물론, 이번에 실제 시연 장면이나 데모 버전이 공개된 것이 아니며, 모든 장면들이 짧게 편집되어 있기 때문에, 당연히 의심할 수 있는 부분이긴 하다. 하지만, 이번에 영상이 짧은 장면들로 구성된 것은 아직 덜 만들어진 부분을 연출로 감추기 위함이라기보다는, 짧은 시간 내에 최대한 많은 콘텐츠를 소개하려는 욕심이 많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영상에서는 처음 공개된 요소들이긴 하지만, 이미 ‘검은사막’을 통해 구현해본 익숙한 콘텐츠들이기 때문이다.
영상에서 잠깐 지나간 열기구 장면도 ‘검은사막’에서 이미 소개됐으며, 많은 이들의 시선을 사로잡은 말의 드리프트 장면 역시 ‘검은사막’ 이용자들에게 익숙한 장면이다. ‘검은사막’에서는 새로 변신해서 공중을 날아가는 장면을 볼 수는 없으나, 환상마를 타고 공중을 날아다니는 경험을 할 수 있다.
즉, 완전히 새로운 콘텐츠를 시도하는 것이 아니라, 이미 ‘검은사막’을 통해 경험해본 콘텐츠들의 퀄리티를 차세대 엔진, 그리고 ‘붉은사막’의 성격에 맞춰 더욱 업그레이드하고 있는 것이다. 영상에서 새롭게 공개된 부분이 많은 것은 사실이나, 이전에 경험해보지 않은 미지의 영역은 아니기 때문에, 많은 이들이 걱정하는 것처럼 출시일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요인이 되지는 않을 것으로 예측된다.
다만, 한가지 아쉬운 부분은 다양한 콘텐츠 소개에 집중하다보니, 스토리텔링 관련 정보가 전혀 소개되지 않은 것이다. 온라인 게임과 달리 콘솔 게임은 한 사람의 이용자 시점에서 진행되는 방대한 스토리를 통해 강렬한 몰입감을 줘야 이용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다. 이미 ‘검은사막’을 통해 방대한 오픈월드에서 다양한 생활 콘텐츠를 즐기는 재미를 충분히 검증받은 펄어비스이긴 하나, 콘솔 싱글플레이 게임을 만든 경험은 아직 없다. 스토리텔링의 완성도가 ‘붉은사막’의 흥행에 결정적인 요인이 될 수 있어 보인다.
올해 내로 ‘붉은사막’ 개발 완료를 선언한 펄어비스가 올해 연말까지 남아있는 글로벌 게임쇼를 통해 이용자들의 불안감을 날리고, 기대감을 더욱 더 키울 수 있는 새로운 정보를 공개할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