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오락실 감성 담은 묵직한 액션. 연말 출격 앞둔 하이브IM의 ‘별이되어라2’
BTS로 유명한 하이브가 게임 사업을 위해 설립한 하이브IM이 야심작 ‘별이되어라2:베다의 기사’를 앞세워 연말 게임 시장 경쟁에 뛰어든다.
하이브IM은 지난해 지스타2022에서 퍼블리싱 계약을 발표한 ‘별이되어라2:베다의 기사’를 올해 안에 선보일 계획이며, 최근 시작된 스팀 넥스트 페스트를 통해 출시 전 최종 점검 작업을 진행 중이다.
지난해 지스타2022에서 선보인 테스트 버전에서는 제한된 콘텐츠만 선보였지만, 이번에는 모험 모드 5장까지의 스토리와 악몽 던전, 봉인 던전 등 주요 콘텐츠가 모두 공개되어, 개발사 플린트가 ‘별이되어라2’를 통해 보여주고자 하는 재미를 느낄 수 있었다.
전작인 별이되어라1에서 상당히 개성적인 그래픽을 선보이며 호평받았던 플린트의 신작답게 ‘별이되어라2’ 역시 어두운 세계관을 개성적으로 풀어낸 완성도 높은 그래픽이 먼저 눈에 들어온다.
미형 캐릭터 위주인 다른 국산 게임들과 달리 캐릭터는 물론, NPC까지 굉장히 개성적인 외모를 자랑하며, 스토리 진행시 등장하는 각종 컷신 역시 상당히 많은 공을 들인 덕분에 마치 콘솔 게임을 보는 듯한 느낌을 준다. 아무런 사전 정보가 없이 플레이 영상만 보게 된다면, 해외 개발사가 만든 콘솔 게임이라고 착각할 수 있을 정도다.
인상적인 부분은 게임을 플레이하다보면 새롭게 열리는 콘텐츠들이 스토리 진행과 자연스럽게 연계되어 있다는 점이다. 국산 게임들을 보면 대부분 초반 시작 시 기억을 잃은 주인공이 나타나고, 얘가 앞으로 모험할 수 있는 몸인지를 확인하는 것처럼 ‘앞으로 전진해봐’, 적이 나오면 ‘칼을 한번 휘둘러봐’ 이런 식으로 튜토리얼이 전개되지만, 이 게임은 노르망디 상륙 작전을 연상케 하는 대규모 상륙전을 배경으로 초반 조작 가이드를 진행하면서, 시작부터 강렬한 몰입감을 선사한다.
또한, 영혼만 남은 주인공이 전쟁의 여신 베다의 선택을 받아, 책의 기사가 되고, 어떻게 다양한 영웅들로 변신하면서 싸울 수 있게 되는지, 앞으로 어떤 목표를 가지고 모험을 하게 되는지 각종 배경을 굉장히 치밀하게 설계해뒀으며, 세계관에 관련된 새로운 정보가 공개될 때마다 자연스럽게 그것과 관련된 신규 콘텐츠가 열리면서 게임에 점점 몰입하게 만든다. 보통 이런 게임의 경우 스토리는 뻔할 것 같아서 컷신을 스킵을 선택하는 이들이 많을텐데, 이 게임의 컷신은 시간을 투자해서 볼만한 가치가 있다.
팀 단위 턴제 전투였던 전작과 달리 횡스크롤 액션으로 변신한 전투는 확실히 호불호가 갈릴 수 있는 부분이다. 완전한 모바일 게임이었던 전작과 모바일과 PC 크로스플랫폼을 지원하는 게임이기 때문에, 좀 더 PC에 특화된 수동 위주로 전투가 진행되기 때문이다.
게다가 여러 스킬을 사용해서 순식간에 적을 쓸어버릴 수 있는 속도감 있는 액션이 아니라, 한방 한방 묵직하게 때리고, 적의 공격을 회피하면서 싸우는 예전 오락실 벨트스크롤 액션 게임 느낌이다. 같은 장르에서 요즘 게이머들이 가장 익숙한 게임이라고 할 수 있는 던전앤파이터와는 많이 다르고, 옛날 게임으로는 던전앤드래곤즈, 최신 게임으로는 드래곤즈크라운의 감성이다.
캐릭터가 사용할 수 있는 스킬 수도 많지 않기 때문에, 빠른 속도의 핵앤슬래시 게임에 익숙한 이들은 답답하고 지루하다는 느낌을 받을 수도 있다.
아무래도 평타 위주로만 싸우게 된다면, 금방 지루함을 느끼는 이들이 많을텐데, 이 점은 여러 캐릭터를 실시간으로 교체하면서 싸우는 것을 통해 보완했다. 몬스터 및 캐릭터에 속성이 부여되어 있어 같은 속성으로만 연속해서 공격하면 대미지가 들어가지 않는 상황이 연출되며, 버프 스킬도 캐릭터를 전환해도 유지되기 때문에, 상황에 맞춰서 여러 캐릭터를 계속 바꿔가며 플레이하게 된다.
자동 공격 기능이 있기는 하나, 공격 버튼만 대신 눌러주는 수준에 불과하기 때문에, 다양한 캐릭터를 계속 바꿔가며 플레이하는 재미를 추구하기 위해, 스킬 수를 일부러 줄인 듯한 느낌이다.
초반에는 적들이 그냥 걸어다니는 나무토막 수준이기 때문에 아무런 위협이 되지 않지만, 어느 정도 스테이지를 진행한 후 보스들이 등장하게 되면 그때부터는 회피의 중요성이 부각된다. 적의 패턴을 파악하지 못하면 계속 연속으로 맞게 되며, 한방 한방이 매우 아프기 때문에 4명의 캐릭터가 순식간에 모두 빈사상태가 될 수 있다. 2D 횡스크롤 액션 게임이지만, 플레이 느낌은 소울라이크에 더 가깝다. 다른 이용자들과 파티 플레이를 즐길 때는 압도적인 대미지로 찍어누르는 상황이 나올 수 있겠지만, 파티 플레이는 한번 클리어한 맵에서만 할 수 있기 때문에, 무조건 컨트롤 실력을 키워야 한다.
다만, 캐릭터 크기를 키워서 액션을 더욱 묵직하게 느낄 수 있게 하다보니, 시야가 매우 제한된 느낌이다. 원거리는 한 두 번만 공격을 해도 적이 바로 앞까지 근접하기 때문에 도망다니기 바쁘며, 근거리는 그나마 나은 편이긴 하지만, 한정된 시야에서 겹쳐보이는 몬스터들 때문에 답답함을 느끼게 된다. 적어도 PC 버전만이라도 좀 더 멀리서 바라보는 시야를 지원하는 것이 필요해 보인다. 또한, 묵직한 타격감을 강조하기 위해 화면 흔들림 효과도 넣어뒀는데, 좀 과하기 때문에 멀미가 유발될 수 있다. 민감한 사람은 옵션에서 아예 끄는 것을 추천한다.
실시간으로 영웅을 교체하면서 싸우는 게임이기 때문에, 다양한 영웅을 획득하는 방식, 즉 뽑기 시스템에 대한 관심이 많을 수 밖에 없다. 이 게임은 영웅 뽑기와 무기 뽑기가 같이 합쳐져 있는 원신 스타일이기 때문에, 과금은 매운 편이다. 높은 등급의 영웅만 뽑으면 끝나는 것이 아니라, 해당 영웅의 전용 무기까지 같이 뽑아야만 진정한 위력을 발휘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번에 4명의 영웅으로 파티를 구성해서 모험을 진행하기 때문에, 뽑아야 하는 영웅 4명, 해당 영웅의 전용 무기 4종까지 다 뽑으려면 상당히 부담이 될 수 밖에 없다.
뽑기에 사용되는 인연의 결정은 상점에서 다른 재화를 소모해 교환할 수 있게 하는 등 나름 보완책을 마련해두긴 했지만, 요즘 이용자들은 뽑기에 굉장히 민감한 편이기 때문에, 운영을 통한 보완이 필요해보인다. 전작을 서비스할 때 대형 업데이트때마다 역주행을 선보였던 플린트의 운영 능력이 발휘되어야 할 부분이다.
보통 인기 게임의 후속작은 전작 팬들의 응원을 믿고, 등장하지만, 이 게임은 전작과 완전히 다른 길을 선택했기 때문에, 완전한 신작의 입장에서 정식 출시를 준비해야 하는 상황이다. 오랜 개발 기간답게 세계관, 그래픽, 더빙, 스토리 등 게임의 전체적인 완성도는 상당히 높은 편이지만, 장르 자체의 호불호 문제, 과금 부담 등이 변수가 될 수 밖에 없어보인다. 콘솔 싱글 게임으로 나왔다면 꽤 호평을 받을 수 있었겠지만, 이 게임은 부분유료화 게임이다. 플린트와 하이브IM이 어떤 운영을 보여줄지 결과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