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사님들 파괴냥 본능 공감하시죠? “우리집 고양이는요”
“오늘의 주인공 양말이! 집사의 실수로 화들짝 놀라 컵을 깨고 마는데… 이게 웬걸? 오늘 저녁에 새로운 컵이 생겼네! 양말이는 '물건을 부수면 새것이 되어 돌아오는구나!' 라는 깨달음을 얻는다. 집사를 너무나 좋아한 나머지, 양말이는 집안 모든 물건을 부수기로 하는데…”
나른한 눈빛으로 골골 거리며 낮잠을 자는 모습 덕분에 힐링 게임의 주인공으로 자주 등장하는 고양이를 새롭게 해석한 게임이 사전예약을 진행해 관심을 모으고 있다.
네모게임즈가 사전예약을 진행 중인 모바일 게임 ‘우리집 고양이는요’는 맨날 집안을 어지럽히지만 미워할 수 없는 고양이의 매력을 담은 게임이다. 출근할 때는 새침하게 앉아있는 모습만 보여주다가, 퇴근해서 돌아오면 난장판이 되어 있는 집안의 모습을 경험한 집사라면 당연히 공감할 수 밖에 없는 내용인데, 아니나 다를까 개발자 역시 집사였다.
“네모게임즈는 프로그래머인 저와 웹툰 작가 출신 아트 디렉터 둘이서 만든 회사입니다. 집에서 키우는 고양이가 TV를 부수는 사건이 있었는데, 거기서 영감을 얻어서 개발하게 됐습니다”
이 게임은 네모게임즈를 만든 설립자이자 예비 부부이기도 한 박대완 프로그래머와 정하영 아트 디렉터의 경험을 바탕으로 만든 게임이다. 임시보호를 하다가 정이 들어 키우게 된 고양이가 환기를 위해 잠깐 열어둔 창문으로 올라가려다 TV를 부순 사건이 발생했고, 그 때 고양이의 모습이 너무 귀여워서 그린 그림이 이 게임이 시작이 된 것.
정하영 아트 디렉터는 그림을 계속 그리다보면 어느날 갑자기 너무 잘나와서 깜짝 놀라게 되는 경우가 있는데, 그 때 그린 고양이의 모습이 너무 마음에 들어 본격적으로 게임 개발을 시작하게 됐다고 말했다. 비싼 TV는 아니었다고는 하지만 그래도 화가 나는 상황이지만, 둘은 창문을 열어둔 것이 잘못이라며 집사다운 면모를 모습을 보였다.
“고양이와 스프 등 고양이가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게임은 힐링 컨셉이 많은 편인데, 익숙한 컨셉보다는 색다른 컨셉을 만들고 싶다는 생각이 있었습니다. 실제로 아는 개발자분들이랑 같이 모였을 때 프로토타입을 보여드렸는데, 여성분들이 귀여운 고양이가 파괴 본능을 발휘하는 것 때문에 스트레스가 풀린다면서 열광적인 반응을 보여주셨습니다”
고양이라고 하면 힐링 게임이 연상되는 것이 일반적이다보니, 귀여움과 파괴본능이 어울리지 않은 만남이 될 수도 있다는 걱정이 있을 수도 있다. 하지만 박대완 프로그래머는 귀여운 고양이의 모습만 그리는 것보다는 파괴적인 요소를 섞어서 좀 더 다이나믹한 재미를 주고 싶었다는 입장이다. 정하영 아트 디렉터 역시 여성들은 매달 한번씩 찾아오는 원치 않는 이벤트 때문에 마음 속에 파괴본능을 가진 고양이를 몇 백마리 키우고 있다며, 귀여운 애들이 마음껏 날뛰는 모습에서 스트레스가 해소되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게임 플레이 방식은 매우 간단합니다. 고양이를 터치해서 집 안에 있는 물건을 부수면 되는거고, 마구 부수다보면 피버 타임이 발동되면서 더 신나게 파괴 본능을 발휘할 수 있습니다”
플레이어가 고양이가 되어 물건을 마음껏 파괴다하보면 다양한 보상을 획득하게 되고, 시간이 지나면 자동으로 쌓이는 포인트를 소모해 리셋 버튼을 누르면 집안이 다시 원상복귀된다. 신나게 놀고 나서 집 안을 다시 깨끗하게 치워줄 집사를 소환한다는 컨셉이다.
고양이들은 다양한 외모와 약간의 능력치 차이를 가지고 있어 수집하는 재미가 있으며, 여러 외모의 고양이들을 집 안에 배치해둘 수 있어, 고양이들이 재롱을 떠는 모습만 보고 있어도 힐링이 된다. 정하영 아트 디렉터는 정식으로 게임 개발을 배운적이 없다보니, 애니메이션 작업을 독학으로 공부해서 하느라 작업이 많이 힘들었지만, 고생한 만큼 사랑스러운 고양이들이 많이 탄생해서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고양이는 어지럽히기만 하고, 집사는 치우기만 하면 당연히 지루해질 수 밖에 없으니, 집안을 예쁘기 꾸미는 요소도 있다. 집은 총 3층까지 준비되어 있으며, 상점에서 아이템을 구입해서 벽지부터 가구까지 취향대로 마음껏 방안을 꾸밀 수 있다. 다행히 꾸미기로 배치한 요소들은 고양이가 파괴할 수 없으며, 대신 고양이의 파괴 본능을 더욱 더 강하게 발산할 수 있는 미니 게임들을 제공한다. ‘스트리트파이터2’에서 등장했던 자동차 부수기 같은 것부터, 두더지 게임 등 다양한 미니 게임들을 계속 추가해 고양이의 새로운 매력을 선사할 계획이다.
“11월 중 정식 출시를 계획 중이며, 이후 더 다양한 외모의 고양이, 할로윈 등 시기에 맞춘 테마 등 다양한 업데이트를 계획 중입니다. 집은 층수를 늘리기보다는 특별한 테마로 구성된 별장을 추가하는 방향으로 고민 중입니다”
박대완 프로그래머는 “귀여운 고양이 캐릭터가 핵심인 만큼, 이후 사업 방향도 고양이 캐릭터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이 게임을 통해 인지도를 올리고, 향후 IP 사업까지 확대시키겠다는 것이 둘의 포부다. 이전부터 웹툰, 굿즈 사업 등을 폭넓게 경험한 정하영 아트 디렉터가 캐릭터를 활용한 의류 등 굿즈 텀블벅도 준비 중이며, 귀여운 고양이들이 컴퓨터 바탕화면에서 돌아다니는 데스크탑 앱 등 캐릭터의 매력을 뽐낼 수 있는 다양한 방안을 고민 중이라고 한다.
“집사님들은 모두 아실테지만, ‘가슴으로 낳아서 지갑으로 모셨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강아지는 맹목적으로 주인에게 충성하지만, 고양이는 친해지려면 걔의 성격에 맞춰줘야 합니다. 상호 존중하는 법을 배우게 된다고 할까요? 이전에 강아지를 더 오래 키웠었지만, 이제는 고양이의 매력에 푹 빠졌습니다. 저희 게임을 통해 더 많은 분들이 고양이의 매력에 푹 빠지게 되셨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