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업계에서도 속속히 등장하는 '버튜버'!
버츄얼 유튜버, 일명 ‘버튜버’의 인기가 뜨겁다. 버츄얼 유튜버란 특수 카메라 장비 등을 이용해, 사람의 표정이나 행동을 입힌 캐릭터로 방송하는 사람을 말한다.
조금 낯설게 보일 수는 있지만, 현재 청년층을 필두로 뜨거운 인기를 자랑하고 있는 문화다. 유튜브 순위 집계 사이트 ‘플레이보드’의 ‘전 세계 유튜브 슈퍼챗 후원금 순위(총량 기준)’를 보면 10위권 중 6명을 ‘버튜버’가 차지하고 있을 정도다.
조금 더 상세한 예시를 들어보자면, 국내 버츄얼 유튜버 그룹 ‘이세계 아이돌’은 ‘KIDDING’이라는 음원을 내더니, 전세계 스트리밍 700만 회, 유튜브 국내 뮤직비디오 1위, 심지어 빌보드 차트까지 입성한 바 있다.
이처럼 상당한 영향력을 지닌 ‘버튜버’에 게임업계도 적극적으로 개입하고 있다. ‘버튜버’와의 협업은 물론, 자체 ‘버튜버’를 선보이는 게임사들도 존재한다.
대표적으로 스마일게이트는 2018년부터 ‘세아(세아스토리)’를 운영하고 있다. 국내 게임사 최초로 자체 버츄얼 유튜버를 선보인 케이스로, 처음에는 게임 ‘에픽세븐’의 홍보를 위해 탄생했지만, 인기가 많아지면서 다양한 콘텐츠를 포괄적으로 다루고 있다.
현재 약 7만 7천 명의 구독자를 보유하고 있고, 올해 7월에는 이용자들이 ‘세아’의 생일을 기념해 판교역 승강장 벽면 광고까지 거는 등 뜨거운 사랑을 받고 있다.
회사 측 관계자는 “단순 홍보를 넘어 이용자들과 직접적으로 교류하고 소통할 수 있는 한 명의 유튜버로서 다가갔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반응을 얻은 것 같다”며 “앞으로도 다양한 콘텐츠 선보이겠다”라고 말했다.
2021년에는 넥슨도 버츄얼 유튜버 ‘라니’를 공개했다. ‘라니’는 넥슨이 서비스했던 모바일 게임 ‘카운터사이드’의 공식 SNS를 관리하는 담당자로, 업데이트와 이벤트 등 주요 소식을 알리거나 이용자들과 소통하는 역할을 맡았다.
하지만 2023년 2월, ‘카운터사이드’의 서비스를 ‘스튜디오비사이드’가 담당하게 되면서 넥슨에서 기획한 버츄얼 유튜버였던 ‘라니’도 이제는 새로운 영상에서 찾아볼 수 없게 됐다.
대신 넥슨은 버츄얼 유튜버와의 협업을 통해 마케팅을 이어 나가고 있다. 회사는 일본 현지 채널을 통해 ‘홀로라이브’, ‘니지산지’ 소속 버츄얼 유튜버들이 ‘블루 아카이브’를 즐기는 홍보 방송을 진행한 바 있다.
또, 국내 버츄얼 유튜버 그룹 ‘이세계아이돌’에게 광고의 형태로 마비노기, 베일드 엑스퍼드, 워헤이븐 등을 플레이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등 꾸준히 ‘버튜버’를 활용한 마케팅에 손을 대고 있다.
엔씨소프트도 빠질 수 없다. 회사는 올해 7월 ‘블레이드&소울2’의 일본 출시 마케팅을 위해 버츄얼 유튜버 ‘포화란’을 선보였다.
특이하게 ‘포화란’은 블레이드&소울 시리즈 IP 보스 캐릭터로, 이미 있었던 캐릭터를 버츄얼 유튜버 화 시킨 것이다. 국내보다는 일본 위주로 방송을 진행하고 있으며, 일본 SNS ‘마슈마로’를 통해 대화도 주고받을 수 있다.
포화란은 “구독자 1000명을 모으는 것이 목표”라며, “앞으로도 열심히 소통 진행하겠다”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넷마블도 올해 8월 서울팝콘 2023 현장에서 버츄얼 유튜버 ‘리나’를 선보였다. ‘리나’는 넷마블 계열사인 메타버스월드가 제작한 버츄얼 유튜버로, ‘그랜드크로스: 메타월드’의 주민이자 안내인이라는 설정을 가지고 있다. ‘리나’는 이번 지스타 2023에서도 넷마블 무대 행사에 등장하며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사실 넷마블 지스타 무대 행사에 등장한 버츄얼 유튜버는 또 있다. 넷마블은 ‘이세계 아이돌’ 멤버인 ‘주르르’와 ‘릴파’를 ‘데미스 리본’ 무대 행사 스페셜 게스트로 선보인 바 있다. 두 유튜버는 게임 스토리 모드를 직접 시연하고 이용자들과 소통하며 시선을 끌어모았다.
이쯤에서 드는 의문점이 있다. ‘버튜버’는 왜 이렇게 많은 사랑을 받고, 게임 마케팅 수단으로는 어떤 부분에서 적합한 걸까?
한 게임 업계 관계자는 버츄얼 유튜버의 흥행 이유를 ‘불변성’과 ‘소통성’으로 꼽았다. 그는 “특히 서브컬처를 즐기는 이용자들은 외모가 쉽게 변하는 현실 인물보다는 모델링을 바꾸지 않는 한 언제나 같은 외모를 유지하는 ‘버튜버’들에게 호감을 느끼기 쉽다”며, “비현실적인 외모를 가지고 있지만 안에는 실제 사람이 캐릭터를 조종하고 있으니, 쉽게 대화를 나누고, 공감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서 호응을 받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라고 분석했다.
이어서 관계자는 버츄얼 유튜버들이 이용자들과의 소통을 위해 게임을 활용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시청자들이 게임 소통 방송에 거부감이 없고 익숙해진 상태라고 설명했다. 때문에 게임사들 입장에서도 이미 게임에 친숙한 ‘버튜버’ 시청자들이 마케팅 대상으로 적합하고, ‘버튜버’를 좋아하는 이용자들이 게임 내 캐릭터들도 좋아할 가능성이 높다는 주장이다.
그는 “앞으로 버츄얼 유튜버를 통해 진행하는 마케팅은 유행처럼 번지고,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