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켜보지 마세요!’ 내년부터는 직접 조작 게임이 대세!
최근 몇 년간 게임에서 필수적 요소라고 인식됐던 자동 전투의 전성 시대가 끝날 전망이다.
자동전투는 PC나 콘솔과 달리 정밀한 조작이 쉽지 않은 스마트폰 플랫폼에서 이용자들의 편의성을 위해 제공되고 있는 기능이다. 요즘은 모바일과 PC 멀티플랫폼으로 제공되는 게임이 많아지면서, 자연스럽게 PC에서도 많이 퍼지게 됐다. 요즘은 자동 전투 기능을 더욱 더 강화시킨 방치형 장르까지 유행하고 있기도 하다.
다만, 자동전투 버튼만 눌러놓으면 AI가 알아서 싸우는 것을 지켜보기만 하면 되다보니, 이용자에 따라 호불호가 굉장히 심한 편이다.
모바일 게임에 익숙한 사람들은 켜놓고 다른 일을 하다보면 알아서 레벨업과 아이템 파밍을 해줘서 편하다는 입장을 보이는 경우도 있고, 콘솔 게임에 익숙한 이들은 이게 무슨 게임이냐는 비판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게임사 입장에서는 요즘 주요 고객층이 돈은 있지만, 게임을 계속 붙잡고 있을 시간은 없는 직장인이다보니, 이를 비판하는 이용자들이 많다는 것을 알고 있으면서도, 매출을 고려해 필수적으로 도입하고 있는 측면도 있다.
다만, 이 같은 상황이 조금 달라졌다. 국내 수익만 바라봐도 될 때는 욕을 먹더라도 돈을 쓰는 주요 고객층만 만족시키면 되는 상황이었지만, 이제는 글로벌을 바라봐야 하기 때문이다. 국내와 달리 해외 이용자들은 콘솔 게임에 더 익숙하기 때문에, 자동 전투와 확률형 아이템을 극혐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이렇다보니, 내년에 출시될 게임들의 트렌드를 확인할 수 있는 이번 지스타2023에서도 직접 조작 위주의 게임들이 대세였다. 특히, 콘솔과 PC 시장을 노리는 게임들 뿐만 아니라, 모바일 플랫폼 게임들 역시 직접 조작을 특징으로 내세우고 있는 것이 흥미롭다.
가장 대표적인 것은 ‘리니지M’ 때문에 전형적인 K 과금 게임을 대표하는 회사로 인식되고 있는 엔씨소프트다. 오는 12월 7일 출시될 예정인 ‘TL’은 초기 해외 콘솔 시장을 노리고 만들었다고 해서 주목을 받았으나, 올해 테스트 때 자동 전투가 공개돼 많은 비판을 받은 바 있다. 이번 지스타에서 자동 전투, 확률형 아이템을 완전히 빼버리고, 직접 조작 위주의 게임 플레이로 변신한 모습을 공개해 주목을 받았다. 원래는 모바일 플랫폼도 지원했으나, 조작의 재미에 집중하기 위해 모바일 버전 출시도 취소했다.
내년에 바로 나올 예정은 아니지만, 또 다른 주력작으로 소개된 ‘LLL’도 주목을 받았다. 엔씨소프트라고 하면 MMORPG가 바로 연상되는 상황이지만, 이 장르는 해외에서 새로운 인기 장르로 주목받고 있는 루트슈터 장르로, 이번 지스타에서는 파괴된 서울을 배경으로 한 오픈월드에서 적들과 싸우는 TPS 시점의 슈팅 플레이를 선보여 많은 관심을 모았다.
그동안 모바일에 집중하고 있었던 넷마블도 이번에는 직접 조작 중심인 오픈월드 RPG ‘일곱 개의 대죄 오리진’을 선보였다. 직접 조작 위주에 방대한 오픈월드를 탐험하는 재미를 담아서, ‘원신’의 대항마로 주목받고 있다. 또한, ‘블랙클로버 모바일’로 주목을 받았던 빅게임 스튜디오도 자체 IP 게임인 ‘브레이커스’를 캐릭터를 실시간으로 변경해가며 싸우는 액션 중심의 게임으로 선보여, 직접 조작 열풍에 동참했다.
PC와 모바일 크로스플랫폼 게임뿐만 아니라, 모바일 플랫폼만 지원하는 게임들도 직접 조작 중심으로 변모한 것도 인상적인 부분이다. 크래프톤이 선보인 ‘다크앤다커 모바일’은 원작과 마찬가지로 던전에서 생존하는 던전크롤러 장르로, 자동 전투가 아예 배제되고 있다.
스마일게이트가 선보인 ‘로스트아크 모바일’도 직접 조작 중심이다. 일부 자동 전투를 지원하긴 하지만, 스킬을 넣는 순서로 대미지를 극대화시키는 원작의 특성을 그대로 가져왔기 때문에, 스킬은 모두 직접 입력해야 한다. 강력한 보스와 싸우는 레이드 모드가 핵심인 만큼, 자동 전투는 귀찮은 적들을 처리할 때 외에는 사용할 일이 없어보인다.
물론, 여전히 인기 게임들이 자동 전투 중심이고, 아예 자동 전투가 핵심인 방치형 장르가 새로운 대세 장르로 떠오르고 있기 때문에, 모바일 플랫폼에서 자동 전투가 완전히 사라질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다만, 이번 게임대상에서도 ‘P의 거짓’이 해외 성과를 바탕으로 6관왕에 오른 만큼, 각 회사들이 글로벌 시장을 겨냥해 만든 간판 게임들은 대부분 직접 조작 중심의 게임으로 만들어질 것으로 예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