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마대자’, 말랑말랑한 캐릭터로 즐기는 뱀서라이크의 맛!
적들을 싹 쓸어버리는 ‘뱀서라이크’의 재미를 담은 모바일 게임 ‘마지막 날을 대비하는 우리의 자세(이하 마대자)’가 지난 22일 출시됐다.
‘뱀서라이크’란 2021년 출시돼 핵앤슬래시 로그라이크의 지평을 연 ‘뱀파이어 서바이버(Vampire Survivors)’와 유사한 게임을 통칭한다. 2022년 큰 인기를 끈 모바일 게임 ‘탕탕특공대’를 상상해도 되겠다.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장르다 보니 ‘마대자’에 대한 기대감도 컸는데, 이 게임은 장르의 기본적인 재미는 물론 ‘동료’ 시스템, 편안하게 감상하기 좋은 ‘스토리’ 등의 차별성까지 내세우며 신선한 맛을 냈다.
게임을 시작하면 특별한 튜토리얼 없이 스토리와 전투가 진행된다. ‘마대자’는 멸망해 가는 제국의 황녀 ‘막시밀리아’를 도와 수많은 괴물을 물리치고, ‘균열’의 비밀을 파해치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스토리 스크립트가 길지 않고, 개그성도 섞여 있어서 부담 없이 즐기기 딱 괜찮다.
플레이 방식도 간단해 튜토리얼이 없어도 큰 문제가 되진 않았다. 기본적으로 서브 스테이지 여러 개와 보스 스테이지 하나로 한 판이 구성되어 있고, 스테이지는 각각의 고유의 목표를 달성해야 클리어 할 수 있다.
이용자는 적을 잡으면 드롭되는 ‘경험치’와 ‘서브 아이템(체력 사과, 거대 물약, 자석 등)’으로 강해질 수 있고, 일정량 이상 경험치가 오르면 레벨업을 하면서 ‘무기’를 하나씩 선택할 수 있다. 특히, 조합이 맞는 무기를 모을 시에는 해당 무기의 최종 진화까지 가능해진다.
이렇게 게임을 한판 클리어할 때마다 얻을 수 있는 재화로 ‘보조 영웅 슬롯(동료 슬롯)’을 비롯한 각종 기능을 해금할 수 있는데, 이 시스템이 상당히 인상깊었다.
‘동료’는 스테이지 내에서 고유 ‘무기(스킬)’로 이용자를 돕는 존재다. 따로 레벨업을 통해 ‘무기’를 뽑지 않아도 존재하는 기본 능력이기 때문에, 동료가 많을수록 좋다. 위치를 잘 잡을 경우 이용자 캐릭터 대신 공격을 맞아주기도 하는데, 동료는 정해진 체력이 없기 때문에 쓰러지지도 않는다.
심지어 모든 캐릭터 일러스트가 유명 작가인 ‘디얍’의 그림체로 제작된 것도 시선을 끈 부분이다. 볼을 강조한 특유의 말랑말랑하고 부드러운 그림체는 보고만 있어도 흐뭇한 기분을 들게 했다. ‘동료’는 뽑기나 이벤트 등을 통해 획득할 수 있고, 뽑기 재화를 넉넉하게 제공하기 때문에 수집하기 어렵다는 느낌은 받지 못했다.
보스를 비롯한 몬스터들의 기믹도 기대 이상의 완성도를 보여줬다. 가장 재미있게 플레이한 보스전 하나를 예로 들어보자면, 이 보스는 첫 번째 스킬을 사용할 때 비석 같은 물체를 바닥에 꽂는다.
이후 두 번째 스킬을 사용하면 이용자가 있는 방향으로 돌진을 하는데, 이때 타이밍 좋게 비석 뒤에 숨어 공격을 막아야 한다. 단순하게 맞아가며 강한 공격력으로 보스를 잡아도 괜찮지만, 대미지나 체력이 부족하면 적절한 컨트롤로 커버할 수 있는 부분이 있다는 게 플레이 방식의 다양화를 만든다는 느낌이 들었다.
이외에도 특정 레벨에서 무기와 함께 뽑을 수 있는 ‘카드’, 스테이지 중간중간 마련되어 있는 ‘휴식’ 및 ‘상점’ 시스템, 스테이지 난도를 결정할 수 있는 ‘갈림길’ 요소, 재화를 수급할 수 있는 ‘비둘기 동산’ 콘텐츠 등 신선한 요소와 즐길 거리를 마련해둔 것은 확실한 장점으로 보인다.
물론, 아쉬운 점도 눈에 밟혔다. 전반적으로 ‘섬세함’이 부족한 느낌이었다.
게임에서 적들을 잡다 보면 ‘거대 물약’이라는 아이템이 확률적으로 드롭된다. 이 ‘거대 물약’은 일정 시간 동안 받는 피해를 무시하고, 적과 충돌 시 강한 대미지를 입힐 수 있다. 아이템 구조 상 먹는 순간 적진 한 가운데에 돌진하는 방식으로 사용하게 되는데, ‘마대구’에서는 아이템이 언제 끝나는지 알 길이 없고, 효과가 끝나는 순간 바로 적들에게서 대미지가 들어온다.
쉽게 말하자면 아이템 효과를 믿고 적진에 뛰어들었는데, 빠져나갈 타이밍도, 구멍도 없어 바로 피해를 입게 된다는 것. 이런 문제점 때문에 몇 번 게임 오버가 되니 아이템을 먹어도 소심하게 플레이를 하게 됐고, 적들을 쓸어버리는 핵앤슬래시의 맛이 좀 덜하게 느껴졌다.
최소한의 무적 시간을 부여해 주거나, 캐릭터를 깜빡이게 만들어 언제 지속 시간이 끝나는지 안내를 해줘야 하지 않았을까 싶다.
이런 무적 시간의 부재는 ‘레벨업’에서도 느껴졌다. 플레이 중 레벨이 오르는 순간에는 무기를 선택하는 창을 띄워주기 위해서 캐릭터가 프리징(멈춤) 상태가 된다. 문제는 프리징 상태가 풀리는 순간인데, 무기 선택 창이 사라지는 순간부터 적의 공격이 딜레이 없이 들어온다.
때문에 연속으로 레벨업이라도 하는 순간에는 선택 창과 다음 선택 창이 뜨는 찰나에 적들의 공격을 우르르 맞는 경우가 많다. 이 또한 최소한의 무적 시간, 혹은 적의 공격 딜레이를 추가해줘야 하는 문제라고 본다.
가시성 문제도 두드러졌다. 게임 후반부로 갈수록 업그레이드 된 이용자의 무기(스킬 이펙트)가 적들의 공격 투사체나 장판(공격 예고 이펙트)을 전부 가려 공격을 피할 수가 없다. 어떤 게 적의 공격 이펙트고, 어떤 게 나의 공격 이펙트인지 구분이 가지 않아 작은 화면을 뚫어져라 쳐다보게 됐다.
적의 공격 투사체에는 붉은 색 테두리를 씌워주고, 장판은 조금 더 잘 보이도록 빛나는 효과를 주면 더 쾌적한 플레이를 할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든다.
요약하자면, ‘마대자’는 뱀서라이크 장르에 서브컬처 요소를 넣어 신선한 맛을 낸 게임이다. 출시 초반이기 때문인지 아직 미흡한 요소들도 눈에 밟히지만, 차근차근 문제점을 고쳐나간다면 누구나 가볍고 재미있게 즐길 수 있는 게임이 되지 않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