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재밌는걸 다 집어넣으니 마리오 파티가 나왔다.” ‘용과 같이 8’
22세기 용사이자 20년 가까이 이어온 ‘용과 같이’의 새로운 주인공으로 눈도장을 찍은 카스가 이치반의 좌충우돌 모험이 다시 시작됐다.
지난 26일 발매된 ‘용과같이 8’가 그 주인공이다. 이 게임은 2020년 발매되어 시리즈의 수명을 늘렸다는 평가를 받은 ‘용과같이 7’의 후속작으로, 전작에서 새롭게 선보인 턴제 전투와 다양한 미니게임을 극한으로 끌어올린 작품이다.
이번 작품의 특징은 게임의 무대가 일본이 아닌 하와이로 바뀌었다는 것이다. 전작에서 지긋지긋할 정도로 자주 등장했던 카무로초에서 벗어난 요코하마를 배경으로 했다면, 이번 작품은 열대의 태양과 시원한 바다가 펼쳐진 하와이를 배경으로 하여 이전의 작품과 완전히 다른 느낌을 준다.
물론, 껄렁껄렁한 불량배와 온갖 변태들이 길거리 곳곳에서 튀어나왔던 원작의 콘텐츠는 살아있어 “뭔 하와이에 돌+I들이 이리 많나?” 싶을 정도로 맵 곳곳에서 다양한 형태의 적들을 만날 수 있다.
여기에 완전히 새롭게 맵이 등장한 만큼 즐길 거리가 그만큼 늘어나 서브 미션과 자격증 학원, 오락실, 어른들의 클럽(!), 상점과 음식점에 이르기까지 그야말로 즐길 거리로 꽉 차 있어 도시를 거니는 재미도 여전히 살아있었다.
특히, 시리즈 처음으로 외국을 배경으로 진행되는 만큼 특색있는 상점과 식당도 다수 등장하는데, 이 상점 중 일부는 실제 등장하는 브랜드와 제휴를 맺고 등장해 이를 아는 이들에게는 상당히 인상적으로 다가온다.
워낙 맵이 넓어진 만큼 새로운 이동 수단도 생겼다. 필수 퀘스트 중 하나로 획득하는 ‘세그웨이’가 그것인데, 빠른 속도로 이동할 수 있지만, 전기 배터리를 사용하다 보니 중간마다 충전해주어야 하고 충전할 때마다 사용료가 발생한다.
비용이 발생하는 만큼 사용이 꺼려질지도 모르나, 이를 타고 질주하는 하와이의 풍경이 상당히 인상적이고, 이 세그웨이를 타고 이동할 때 벌어지는 전투가 따로 구현되어 있어 게임 내내 걷는 것보다 탈것을 타고 이동하는 경우가 더 많을 정도였다.
전투 시스템은 이전과 크게 다르지 않은 모습이다. 전작에서 선보인 최대 4인의 캐릭터를 이용하는 커맨드 RPG 배틀이 그대로 등장하지만, 전작에서 지적받았던 지형지물에 공격이 지연되거나 캐릭터들이 자리를 제대로 못 찾는 단점이 크게 개선되어 쾌적한 전투가 진행됐다.
적들의 속성 공격과 각종 효과도 강화됐다. 이번 작품은 전투의 난도가 상당히 높아져 약점에 노출되면 대미지가 2배 이상 들어올 정도로 약점과 속성이 상당히 중요해졌으며, 방어력 저하, 공격력 증가와 같은 버프와 디버프 스킬도 효과가 상승해 전투에 큰 영향을 미친다.
특히. 몇 가지 사기 스킬이 있었던 전작의 스킬 구성을 의식한 듯 강력한 스킬은 범위가 좁거나, 전체 공격은 대미지가 줄어드는 등 만능 스킬이 거의 없어져 여러 잡(직업)을 고루 선택해 캐릭터에게 다양한 스킬을 부여해야 하는 것도 인상적이었다.
이번 작품에서 가장 인상적인 것은 바로 본 스토리를 잊어버릴 정도로 다양하게 구성된 미니 게임과 서브 미션이었다. ‘용과 같이8’은 시리즈 전통의 미니 게임인 포커, 장기, 오락실부터 ‘야쿠몬 대전’, ‘크레이지 배달’, ‘쿵덕쿵 아일랜드’ 등 정말 다양한 부가 콘텐츠가 등장한다.
실제로 게임의 진행 역시 1장부터 6장까지 메인 미션 이외에 이 부가 콘텐츠를 소개하는 것이 핵심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레이싱, QTE 액션, 퍼즐 등 현재 유행하고 있는 온갖 미니게임을 다 집어 놓은 듯한 느낌이 들 정도로 다채롭게 구성되어 있다.
이 부가 콘텐츠의 핵심은 ‘야쿠몬 대전’과 ‘쿵덕쿵 아일랜드’다. 먼저 ‘쿵덕쿵 아일랜드’은 '심즈', '동물의 숲'과 같이 DIY를 제작해 섬의 매력도를 높이는 꾸미기 요소와 해적(불법 쓰레기 투기업체)을 상대로 섬을 지키는 등 디펜스 장르가 혼합된 콘텐츠다.
물론, 처음 선보인 시스템인 만큼 건물 배치가 불편하고, 매력도를 높이는 방식이 조금 부실하지만, 한번 제대로 하기 시작하면 본 게임보다 더 많은 시간을 소모할 만큼 매력이 엄청난 모습이다.
‘야쿠몬 대전’은 포켓몬을 야쿠자로 바꾼 콘텐츠라고 생각하면 편하다. 이름부터 야쿠(자)+(포켓)몬일 정도로 기괴한 형태인 ‘야쿠몬 대전’은 진짜 사람인 야쿠자를 잡아서 서로 싸움을 붙이는 뭔가 인륜을 저버린 듯하지만, 포켓몬이 언제나 재미있듯 야쿠몬을 포획하고, 육성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이 야쿠몬은 불, 물, 풀, 어둠, 빛 등 5가지 속성을 지니고 있으며, 도시 곳곳에서 만나는 불량배를 때려잡아 영입할 수 있고, 일정 시간 등장하는 레이드 전투에서 승리해 높은 등급의 야쿠몬을 획득할 수 있는 등 다양한 방법으로 수집할 수 있다.
이 야쿠몬은 실제 전투에도 유용하게 사용되는데, 바로 ‘소환사’ 잡 때문이다. ‘용과 같이8’은 전작의 잡(직업) 체인지 시스템이 그대로 적용되어 ‘서퍼’, ‘쿠노이치’, ‘검사’, ‘와일드댄서’ 등 다양한 잡을 선택할 수 있고, 잡 레벨을 높여 상위 스킬을 해금할 수 있다.
이중 ‘소환사’는 야쿠몬을 장착(장비 취급)할 수 있으며, 모든 속성 공격 스킬과 각종 디버프 및 버프 스킬을 사용할 수 있다. 특히. 야쿠몬 육성에 따라 대미지와 효율이 달라져 최상위 야쿠몬을 최대치로 육성할 경우 타 직업보다 월등히 높은 효율을 보여줘 야쿠몬에 시간을 쏟은 만큼 능력치 증가로 돌아오게 된다.
이처럼 ‘용과같이8’은 길을 제대로 걷지 못할 정도로 엄청난 즐길 거리와 시리즈 특유의 묵직하고 진중한 스토리를 함께 맛볼 수 있는 재미를 지닌 작품이었다. 물론, 정상적인 캐릭터가 거의 등장하지 않고, 무엇보다 사람을 잡아다 싸움 붙이는 ‘야쿠몬’ 배틀은 호불호가 갈릴 수도 있지만, 한번 분위기에 적용하면 사정없이 빠져들 수 있는 소위 ‘본전을 찾는’ 게임이기도 하다.
만약 최근 등장하는 게임에 지루함을 느끼거나, 하나의 게임에서 다양한 즐길 거리를 찾는 이들. 혹은 용과같이 시리즈를 한 번이라도 접한 이들이라면 이번 ‘용과같이8’은 최고의 선택이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