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탕후루의 달인', 아직도 탕후루가 살아있다고?
한때 대한민국을 강타했던 탕후루 열풍이 사그라들고 있다. 빠르게 변하는 식품 유행에 휩쓸려 행정안전부 지방행정인허가데이터 기준 지난해 1월 1일부터 약 1년간 폐업한 탕후루 가게만 98곳에 달할 정도다.
하지만 게임에서의 탕후루는 아직 건제한 걸까? 상당히 오랜 시간 안정적인 성과를 내며 인기 게임 상위권에 머물고 있는 탕후루 게임이 하나 눈에 띄었다. 그 주인공은 후야호가 제작한 ‘탕후루의 달인’으로, 겉으로 보기에는 평범한 시뮬레이션 게임이다. 어떤 부분이 이용자들에게 매력적으로 느껴졌을지 궁금해 바로 플레이해 봤다.
게임을 시작하면 별다른 튜토리얼이나 안내 없이 바로 플레이가 진행된다. 이용자는 방송인이 되어 탕후루를 제작하고, 훌륭한 ‘먹방(음식을 먹는 방송)’을 선보여 인 게임 재화 ‘머니’를 벌면 된다.
상황에 맞춰 클릭 몇 번만 하면 탕후루가 만들어지고, 캐릭터 쪽으로 꼬치를 드래그하기만 해도 ‘와그작’ 소리를 내면서 ‘먹방’을 시작하기 때문에 안내 없이도 원활한 플레이가 가능할 정도로 조작이 쉬웠다.
좋게 말하자면 진입장벽이 낮고, 나쁘게 말하자면 너무 단순해 재미 요소가 부족할 수 있다는 의미인데, ‘탕후루의 달인’은 자칫 부정적으로 느낄 수 있는 부분을 ‘미션’과 ‘수집’으로 보충했다는 감상을 받았다.
여기서 ‘미션’이란 탕후루를 만들기 전 시청자에게 받는 퀘스트 같은 개념이다. 예를 들어 “빨간 탕후루 만들어 주세요”라는 미션이 들어오면 딸기 탕후루나 고추 탕후루, 떡볶이 탕후루 등을 만들어 ‘먹방’을 진행하면 되고, ‘미션’을 잘 수행하면 추가적인 재화를 받아볼 수 있다.
미션의 종류가 다양하고 “가지 탕후루 만들어 주세요”, “과육 부분이 아니라 겉에 있는 깨알처럼 생긴 게 진짜 열매래요(만들어 주세요)”와 같은 약간의 창의성과 지식을 요구하는 경우도 있어 다음에는 어떤 특이한 미션이 나올까 기대하는 맛이 있었다. 참고로 게임 내 탕후루 재료에는 가지가 없기 때문에, 가지와 유사한 생김새의 사파이어 포도로 탕후루를 만드는 게 미션 클리어 조건이 되겠다.
생각보다 더 다양한 수집 요소도 게임 플레이 동기를 잘 마련했다고 본다. 이용자는 탕후루에 들어가는 재료를 구매해 ‘십원빵 탕후루’, ‘두리안 탕후루’ 등 특이한 나만의 탕후루 제작할 수도 있고, 의상이나 배경(탁자, 벽지, 소품 등)을 수집해 취향에 맞는 콘셉트로 화면을 꾸밀 수 있다.
그래픽도 아기자기한 느낌이 강하고 깔끔해서 괜찮은 퀄리티를 유지하고 있는데, 현재까지는 모든 수집 요소를 인 게임 재화 ‘머니’로 구입할 수 있는 것도 큰 장점으로 느껴졌다.
게임 내 각종 미니게임의 퀄리티도 괜찮았다. 간단하지만, 중독성이 있다. ‘탕후루의 달인’에는 크게 ‘빵집 알바’, ‘배달 먹방’으로 이루어진 2개의 미니게임이 존재한다.
‘빵집 알바’의 경우 손님들이 주문하는 빵의 실루엣을 보고, 적절한 빵을 골라 전달하는 형식으로 진행된다. 세로로 길쭉한 타원형 빵 실루엣이 보이면 길쭉하고 동그란 ‘바게트’를 건네주는 식이다.
시간제한이 존재하고 게임을 플레이할 때마다 빵의 종류와 위치가 변하기 때문에 생각보다는 난도가 있었고, 그만큼 더 몰입해서 플레이하게 됐다. 미니게임이 끝나면 얻을 수 있는 달콤한 수익은 덤이다.
이어서 ‘배달 먹방’은 탕후루로 한정된 본 ‘먹방’에서 벗어나 ‘맵닭볶음면’, ‘마라탕’, ‘피자’ 등 각종 배달 음식을 시켜서 방송을 진행하는 콘텐츠다. ‘탕후루’와 달리 주문할 때 일정량의 ‘머니’가 소모되지만, 방송이 끝나고 ‘알고리즘의 선택’ 시스템을 통해 평소보다 많은 재화를 벌어들일 수 있다.
‘알고리즘의 선택’은 좌우로 움직이는 게이지를 ‘x5’, ‘x1’ 등 원하는 구역에 멈추도록 타이밍 맞게 버튼을 누르는 형식으로 진행된다. 이 시스템은 필수적으로 광고를 보도록 유도하는 것이 흠이지만, 필수 콘텐츠도 아니기 때문에 얼추 이해는 됐다.
물론 플레이하면서 아쉽게 느껴지는 부분도 있었다. 대표적으로 탕후루 ‘먹방’을 본 콘텐츠로 내세웠음에도 불구하고 부실한 사운드가 그렇다.
탕후루도 종류에 따라 설탕이 부서지는 ‘와그작’ 소리 이후 과일이 톡 터지는 소리가 나거나, 특정한 재료가 으스러지는 소리가 나기 마련인데, 특정한 소리만 반복해서 피로하고 금방 질린다는 감상을 받았다. 가장 자주 듣게 되는 소리인 만큼 조금만 더 다채롭게 구성했으면 어땠을까.
이외에도 탕후루 재료를 선택하기 위해 드래그 대신 ‘반드시’ 화살표 버튼을 눌러야 하는 부분이라든가, 휴대폰 기종에 따라 버튼이 화면 밖으로 잘려나가는 구성 등 전반적인 섬세함이 조금 부족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요약하자면, ‘탕후루의 달인’은 탕후루를 비롯한 다양한 수집 요소와 꾸미기 요소를 좋아하는 이용자에게 적합한 게임으로 보인다. 전반적인 섬세함은 아쉽지만, 조작이 쉽고 과금 유도가 적어 저연령층 이용자도 즐겁게 즐길 수 있지 않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