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디펜스 RPG ‘마녀 슈슈슉’, “디펜스에 이것저것 섞으니 맛있다?”
‘나이트코어 킹덤’과 ‘유령기사 키우기’로 이름을 알린 에이펙스허브가 최근 ‘마녀 슈슈슉’으로 돌아왔다.
‘마녀 슈슈슉’은 ‘마녀(캐릭터)’를 강화하며 성벽을 지키는 디펜스 게임으로, 다채로운 재미를 위해 로그라이트와 핵 앤 슬래시 요소를 결합한 것이 특징이다.
게임을 시작하면 가이드에 맞춰 차근차근 플레이 방식을 익히게 된다. 초반에는 플레이어블 캐릭터인 ‘지휘관’이 자동으로 배치되고, 몰려오는 몬스터를 잡으면 드롭되는 ‘경험치’를 먹으며 레벨업을 하면 된다. ‘경험치’는 화면을 터치하면 자동으로 수급된다.
이후 레벨이 올라갈 때마다 랜덤하게 나열되는 ‘마녀’나 ‘능력치’ 중 하나를 선택해서 얻을 수 있는데, 동일 성급의 마녀를 고를 시 둘을 합쳐 더 높은 단계의 마녀로 진화시킬 수 있다. 머지게임을 상상해도 되겠다. ‘마녀’는 최대 3성까지 진화시킬 수 있지만, 3성을 달성한 마녀가 있다면 레벨업 시 랜덤하게 ‘마녀 각성’ 선택지가 주어진다.
각성 상태에 들어간 ‘마녀’는 전과 비교도 안 되게 강해진 스킬을 바탕으로 적을 쓸어버리기 시작하는데, 이때의 쾌감이 상당하다. 이렇게 ‘마녀’들을 잘 키워 성벽을 보호하고, 스테이지의 모든 적과 보스를 물리치는 것이 게임의 목표다.
직접 전투를 체험해 보니 적들을 쓸어버리는 핵앤슬래시의 맛은 지키면서도, 너무 쉬워서 지루하지 않도록 잘 조절된 난도가 인상적이었다. 핵앤슬래시 요소가 있는 게임의 경우 덱이 완성된 후반에는 할 것이 없어 지루해지기 마련이지만, ‘마녀 슈슈슉’은 오히려 후반에 손이 더 바빴다. ‘보스’의 존재 때문이다.
게임을 진행하다 보면 특정한 분기에 ‘보스’가 한 마리씩 소환된다. ‘보스’는 다른 몬스터에 비해 체력이 압도적으로 높고, 일정 주기마다 특수한 ‘스킬’을 시전한다. 한동안 ‘마녀’가 공격을 하지 못하게 봉인 디버프를 걸거나, 단단한 방어막을 치는 식이다.
이 때문에 이용자는 공격이 봉인되어도 꾸준히 대미지를 넣을 수 있도록 장판형(닿으면 지속 대미지를 입히는 구역) 스킬을 사용하는 ‘마녀’로 덱을 교체하거나, ‘방어막’을 뚫을 수 있도록 강력한 단일형 스킬을 가지고 있는 ‘마녀’를 출전시키는 등 전략적인 판단을 내려야 한다.
또, 내 진영이 강력해짐에 따라 초당 처리하는 몬스터들의 수가 많아지기 때문에 끊임없이 화면을 터치해가며 경험치를 수급해야 했다. 후반이 되면 손을 놓고도 플레이할 수 있는 다수의 디펜스 게임이나 핵앤슬래시 게임과의 큰 차별점이라고 본다.
상황을 확 바꿀 수 있는 ‘장비’도 게임을 풍부하게 만들어 줬다. 게임 내 상점이나 각종 보상으로 획득할 수 있는 ‘장비’들에는 게임의 판도를 바꿀 수 있는 특수 효과가 붙어 있다. ‘시전 시 3초간 적을 반대 방향으로 이동’, ‘3초간 아군 스킬 가속 효과 100 제공’ 등을 부여하는 식이다.
이를 잘 조합해서 이용하면 공격력이 약간 부족한 상황에서도 보스를 물리칠 수 있는 역전극이 벌어지기도 했다. 물론 ‘시전’하는 형태의 장비 효과는 쿨타임이 존재하기 때문에, 장비 효과를 난사해 게임의 재미를 해치는 일은 없다.
‘숙제’처럼 느껴지는 경우가 많은 보조 콘텐츠를 다채롭게 구성한 부분도 눈여겨볼만했다. 같은 색의 몬스터가 3마리 이상 모여있는 곳을 터치해 제거하는 블록제거 퍼즐게임 형식 미니게임이 있는가 하면, 무한하게 진행되는 게임에서 얼마나 많은 몬스터를 잡는지 경쟁하는 콘텐츠도 마련돼 있었다.
하루에 한 번만 무료로 플레이할 수 있다는 점이 흠이긴 하나, 게임에 큰 영향을 주는 보조 콘텐츠도 아니기 때문에 납득할만 했다.
이외에도 방치형 게임에서 볼 수 있었던 방치 재화 시스템, 매력적인 마녀들을 뽑고 도감을 채울 수 있는 가챠 및 수집형 시스템 등 다양한 장르와 콘텐츠가 한 곳에 어우러진 느낌을 받았다.
전반적으로 즐겁게 플레이한 건 사실이나, 아쉬운 부분도 눈에 밟혔다. 대표적으로 게임의 UI에서 미흡한 부분이 보였다.
인 게임에서 여러 명의 마녀를 소환해뒀을 때 발생하는 문제인데, 서로 다닥다닥 붙어있다 보니 마녀의 ‘성급’ 표시가 서로 가려지는 현상이 발생했다. 마녀를 빠르게 3성까지 진화시킨 뒤 ‘각성’ 상태로 만드는 것이 상당히 중요한 게임이기 때문에 문제는 더 치명적으로 다가왔다. 가려진 ‘성급’을 잘못 기억하고 필요한 마녀 외 다른 마녀를 뽑는 일도 생겼다.
또, 휴대폰 기종에 따라 내비게이션 바가 올라가면 하단 UI가 잘리는 일도 발생하면서, 전반적으로 UI의 섬세함이 아쉽게 느껴졌다.
출시 초반 콘텐츠 소모 속도를 우려한 탓인지 예상보다 느린 성장속도도 답답하게 다가오곤 했다. ‘마녀 슈슈슉’은 게임 초반부임에도 불구하고 상위 등급의 마녀 및 장비를 소유하지 않으면 대미지의 한계로 턱 막히는 구간이 일부 존재했다.
과금을 하는 이용자들에겐 문제가 없으나, 퀘스트와 이벤트 보상 등으로만 재화를 수급하는 무과금 이용자들에겐 넘기 힘든 산으로 다가왔다. 게임을 끄고 방치 재화가 쌓이길 기다리는 것 외에는 큰 해결책도 보이지 않았다. 어느 게임이든 과금 허들은 존재하지만, 게임 시작 후 1~2시간 만에 겪게 된다는 점에서는 개선이 필요하지 않을까 싶다.
지난 6일 막 첫발을 내디딘 ‘마녀 슈슈슉’이 가진 장점은 잘 살리되, 단점을 개선해 나가며 훌륭한 성과를 이룩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