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역대급 JRPG '파이널 판타지 7 리버스', PC 버전 나오면 하세요
많은 시간이 흘러 이제는 배가 나온 아저씨나 머리가 벗어진 아저씨가 된 1997년 작품 '파이널 판타지 7'의 팬들이 손꼽아 기다려 온 '파이널 판타지 7 리버스(파판7 리버스)'가 지난 2월 29일 출시됐다. '파이널 판타지 7' 리메이크 3부작 중 2부에 해당하는 게임이다.
전작인 '파이널 판타지 7 리메이크'가 아발란치와 신라의 싸움 그리고 미드가르 탈출까지 그렸고, 이번 '파판7 리버스'는 본격적으로 모험이 시작되며 드넓은 오픈 필드 모험 등을 담아 잊혀진 도시까지의 분량을 담았다.
이번에 등장한 '파판7 리버스'는 그야말로 역대급 JRPG라는 느낌이다. 당분간 이만한 JRPG 가 등장하는 것을 상상하는 것이 쉽지 않을 것 같다. 전투 시스템의 완성도와 매력이 상당이 높고 다양한 개성과 매력을 가진 캐릭터들의 향연, 다양한 즐길거리로 가득찬 오픈 필드, 뛰어난 컷신 연출과 귀를 즐겁게 해주는 사운드 등 여러 방면에서 뛰어나다.
다만, 게임은 현재 만날 수 있는 플레이스테이션 5(PS5) 버전보다 추후 등장할 가능성이 큰 PC 버전을 즐기는 것을 추천한다. 현재 버전은 그래픽 부분에서 아쉬운 부분이 있고, 독점작이라 부르기 미안할 정도의 대처가 있어 PC 버전이 게임의 완전판이 되리라 보인다.
'파판 7 리버스'는 4K 해상도를 목표로 구동하는 그래픽 모드와 초당 60프레임을 목표로 구동하는 퍼포먼스 모드가 있다. 그래픽 모드의 경우 한국 게이머들이 좋아하는 쨍한 느낌을 만나볼 수 있는 모드다. 그렇지만 PS5 성능이 모자라고 여러 상황 최적화가 부족했는지 초당 30프레임을 유지하지 못하는 일도 있어 프레임에 민감한 이용자라면 선택하기가 쉽지 않다.
퍼포먼스 모드는 더 큰 문제다. 화면이 상당히 뿌옇게 나온다. 특히 4K 해상도 디스플레이를 사용하는 이용자들이라면 정말 깜짝 놀랄 수준으로 화면이 좋지 못하다. 60프레임을 목표로 돌아가기에 프레임에 민감한 이용자라면 나은 선택이 되겠지만, 필드에 서 있는 캐릭터들을 보고 있으면 게임을 플레이하려고 한 마음이 가실 정도다.
이 정도로 퍼포먼스 모드가 뿌옇게 나왔던 게임이 있나 싶다. 처음에 안경에 문제가 있었나 싶어 안경을 닦고 눈을 비비고 다시 봐도 마찬가지였었다. 특히 필드에서 그래픽이 참 좋지 못하다. 게다가 퍼포먼스 모드도 60프레임 유지를 못하는 경우가 많고, 기자의 경우 PS5가 동작을 멈추기도 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컷신 그래픽은 퍼포먼스 모드도 제법 훌륭하다는 것이다.
게임은 액션이 중심이기에 프레임도 중요하고 파이널 판타지라는 이름값에 걸맞아지려면 그래픽도 중요한데 둘 중에 무엇을 골라도 한쪽에서는 고통받아야 한다. 게다가 광원을 통한 그림자 표현도 이상해 캐릭터 얼굴이 시체처럼 보이는 일도 발생해서 문제다.
그나마 3월 21일 패치를 통해 그래픽 문제와 관련해 다양한 개선에 나섰지만, 큰 차이는 없다. 퍼포먼스 모드가 샤프와 소프트 정도로 구분되는 정도다. 그래픽 관련해서는 '뇌이징'으로 극복할 수밖에 없다.
아울러 개발 초기부터 다른 플랫폼 진출을 염두에 두고 개발한 것인지 PS3나 PS4 시절에 사용하던 좁은 틈을 지나가는 연출을 넣고 그사이 게임을 로딩하는 기법이 게임 초반부 여러 번 나온다. SSD에 비해 느린 HDD에 대처하고자 한 모습으로 보인다. 간혹 이해가 안되는 저질 텍스처가 등장하기도 했다.
또 PS5의 SSD를 사용한 게임치고 월드맵 빠른 이동이나 배틀시뮬레이터 내부 전투 등 각종 로딩에 제법 시간이 걸린다. PS5 독점으로 등장한 기존의 오픈월드 게임과는 차이가 있다. '파판 7리버스'는 완전한 오픈월드라고 보기보다 오픈필드 여러 개를 구역별로 나눠 붙여둔 형태로 보인다.
그리고 가장 어이가 없는 부분은 게임 내부보다 외부에 있다. 디스크 제작 업체가 게임 디스크를 잘못 찍어 플레이 디스크와 인스톨 디스크가 뒤바뀐 것이다. REBIRTH가 아닌 REVERSE를 만들어 버렸음에도 인쇄가 잘못되었다는 공지 이후 입을 꾹 닫고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 쓰는 말처럼 “이딴 게 독점작?”이라는 말이 절로 나온다.
보통 영화 등의 블루레이 시장에서 발생한 일이라면 전량 폐기 후 재생산했을 일이다. 이번 디스크 인쇄가 아시아에서만 발생한 일이 아니라 북미와 유럽 등 서구권에서도 발생했다면 디스크 제작 업체가 지금처럼 입을 닫고 있을 수 있나 싶다. 특히, 요즘에는 다운로드 이용자도 많지만, '파판7' 팬들의 연령대를 고려하면 실제 패키지 소장을 원하는 이용자도 많았을 텐데 참 아쉬우리라 본다.
부정적인 이야기를 많이 했지만, 처음에 이야기한 것처럼 게임 자체는 정말 재미있다. 파판 특유의 ATB 시스템이 녹아 있는 전투가 매력적이다. 이번 작품에서는 클라우드, 티파, 에어리스, 바레트, 레드서틴. 유피, 캐트시 등 7개 캐릭터를 주로 사용하게 된다. 배틀시뮬레이터 최고 난도를 공략하면 배틀시뮬레이터에서 잭스와 세피로스도 다시 만날 수 있다. 시드와 빈센트도 등장하지만 플레이는 불가능하고, 시드의 탈것을 활용한 모험도 가능하다.
게임을 처음 플레이하게 되면 주인공인 클라우드를 두고 나머지 두 명의 캐릭터로 3인 팀을 구성해 전투를 진행하게 된다. 캐릭터마다 전투 스타일과 액션이 모두 달라서 보는 맛이 살아 있다. 특히 이번 작품에서 플레이어블 캐릭터로 처음 만나게 되는 레드서틴이나 캐트시 등이 인상적인 경험을 제공했다. 레드서틴은 가드를 활용한 게이지에 기반을 둔 전투, 캐트시는 운에 많은 것을 기대는 스킬 등이 특징이었다.
게다가 이번 작품은 연계기를 활용하는 재미에 중점을 줬는데 연계기를 활용해 ATB 게이지를 한 칸 늘리고 리미트 게이지를 늘려 더 강력한 공격을 퍼붓는 재미가 있다. 또 저스트 가드 같은 시스템도 존재해 방어도 상당히 중요하며, 방어에도 연계 기술을 준비해 다양한 플레이를 즐길 수 있도록 했다. 게임을 플레이해 나가면서 전투 시스템을 하나씩 익히다 정말 손이 바쁘게 움직이며 전투를 진행하고 있는 자신을 확인할 수 있으리라 본다.
또 게임의 적절한 난도도 매력적이다. 이용자는 노말 난이도만 선택해도 제법 도전적인 난도의 전투를 즐길 수 있다. 캐릭터를 하나만 조작하다 보면 적의 공격이 이용자가 조작하는 캐릭터로 몰리도록 설계되어 있어 다양한 캐릭터를 이리저리 오가면서 조작해야 한다. 정말 쉴 틈이 없다.
게다가 게임의 기본적인 전투 설계가 적의 약점을 공략하거나 공격을 회피해 히트(HEAT) 상대로 만들고 버스트 시켜 큰 대미지를 주는 형식으로 준비되어 있어 각 적에 맞춘 세팅과 캐릭터를 활용하는 것도 중요하다. RPG의 경우 게임의 중심이 되는 전투가 재미없으면 큰 문제인데 그런 걱정은 덜어놔도 되겠다. 파이널 판타지 하면 생각나는 소환수 연출도 훌륭하다.
클라우드 일행의 본격적인 모험이 시작되면서 이번 '파판7 리버스'에는 기존 JRPG에서 볼 수 있었던 오픈 필드가 등장한다. 그리고 필드 곳곳은 다양한 즐길 거리로 가득 들어차 있다. 기존 오픈월드 게임처럼 통신 탑과 연결하면 근처에서 즐길 수 있는 다양한 즐길거리가 드러난다.
이용자들은 소환수 분석과 지역 조사, 몬스터 토벌, 보물 찾기 등 다양한 즐길거리를 즐기며 게임 내에 마련된 월드 리포트를 채워나갈 수 있다. 게임에는 크게 오픈 필드 6개가 준비되어 있으며, 메인스토리가 아닌 이런 보조적인 즐길거리만 즐겨도 엄청난 시간이 든다. 여기에 메인 스토리 외에도 다양한 인물들의 이야기를 만날 수 있는 퀘스트까지 준비되어 있다.
아울러 전략 디펜스 게임과 같은 미니 게임 등을 플레이해 클리어하는 에이션트 매터 관련 콘텐츠도 준비되어 있어 게임에 색다른 재미를 불어넣는다. 그렇지만 이것을 빼도 게임 내 전반에 걸쳐 미니 게임 요소가 가득히 들어 있어 너무 과도한 미니 게임은 호불호가 갈릴 수 있다고 본다. 코스타 델 솔이나 골드 소서 지역에 가면 이게 파이널 판타지인지 미니 게임 천국인지 헷갈릴 정도로 다양한 미니 게임들이 쏟아져 나온다.
특히, 미니 게임들의 경우 조작 캐릭터의 아이템이 상품으로 걸려있기도 하고 원활한 게임 플레이를 위해서라면 플레이해야 하는 경우도 많고 스토리 진행 과정에서 강제로 등장하는 게임들까지 있을 정도다. 1997년 등장한 원작 '파판7'도 미니 게임들이 게임 중간마다 등장했었는데 이 정도는 아니었던 것 같다.
개인적으로 작품에 마련된 카드 게임인 퀸즈 블러드나 초코보를 활용한 레이싱 게임 정도는 재미있게 즐겼으며, 퀸즈 블러드는 대전 게임용으로 손을 봐 '위쳐3'의 궨트처럼 독립 게임으로 등장해도 나쁘지 않을 것이라 본다.
게임의 스토리 부분은 원작 '파이널 판타지 7'에서 많은 게이머를 절망에 빠뜨린 부분까지 다룬다. 1부 이후의 이야기를 다루는 만큼 당연히 1부 스토리를 알고 있는 것이 중요하고, 잭스가 주인공으로 그려진 '크라이시스 코어 파이널 판타지 7 리유니온'까지 알고 있다면 게임이 더 큰 즐거움을 제공할 수 있으리라 본다.
1부를 즐겼다면 이번 '파판7 리버스'에서도 반가운 얼굴들을 다시 만날 수 있고, 리유니온을 즐겨봤다면 게임 진행 과정에 등장하는 붉은 머리 여자 캐릭터가 더 반가울 수 있다. 특히 잭스 시점에서 진행되는 이야기에 더 몰입할 수 있을 것이며, 이번 작품 이후 3부를 더 애타게 기다리고 있는 자신을 확인할 수 있으리라 본다.
아울러 이번 작품은 JRPG 장르답게 정말 풍부한 플레이 타임을 자랑한다. 리메이크와 달리 리버스에서 진짜 JRPG가 된 느낌이다. 앞서 소개한 필드의 다양한 즐길거리와 미니 게임 그리고 스토리 등을 모두 즐기면 1회차 플레이 타임이 80시간 정도에 달하고, 스토리만 즐겨도 30~40시간은 될 것이라 본다.
여기에 회차 플레이 요소도 풍부하게 마련되어 있어 게임의 각종 요소를 모두 즐기면 100시간도 한참 부족하다. 클리어 이후에야 도전할 수 있는 콘텐츠도 있고, 바렛트나 레드서틴이 나와 절망했던 곤돌라 이벤트 등도 회차 플레이를 통해 극복할 수 있으며, 각종 편의 기능도 대거 제공한다. 트로피 헌터들이나 회차 플레이를 즐기는 이용자라면 충분히 만족할 수 있는 부분이다.
이번 '파판7 리버스'는 마지막 3부만을 남겨둔 상황에서, 파판 리메이크 시리즈는 기다려 온 팬들의 눈높이를 너무나 올린 것은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뛰어난 작품으로 돌아왔다. 다만 처음에 이야기한 것처럼 게임 내 외부에 일부 단점이 있어 PC 버전이 등장하면 즐기는 것을 더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