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 경기인데?” 황당한 이유로 중단된 게임 대회들!

신승원 sw@gamedonga.co.kr

전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e스포츠 대회에서 원활한 진행은 기본 소양이다. 그러나 최근 각종 해킹 공격으로 인해 황당하게 대회가 중단되는 사건이 잇따라 벌어지면서, 과거의 어처구니없는 게임 대회 중단 일화들도 덩달아 주목을 받고 있다.

“프로 경기인데 이런 일이?”라는 생각이 들게 만드는 사례를 같이 살펴보자.

결승전 도중 ‘헉’, “나 지금 해킹당하고 있어!”

지난 18일 진행되던 에이펙스 레전드 글로벌 시리즈 북미 지역 결승전은 선수들의 해킹 피해로 인해 경기가 일시 중단됐다.

당시 선수들은 해킹으로 인해 강제로 비인가 프로그램이 설치됐고, 경기 도중 적의 위치가 그대로 보이는 ‘월 핵’과 자동으로 헤드샷을 유도하는 ‘에임 핵’, 심지어 마우스를 움직이지 않아도 화면이 자동으로 움직이는 현상이 나타났다.

에이펙스 레전드 글로벌 시리즈
에이펙스 레전드 글로벌 시리즈
당시 해킹 현장
당시 해킹 현장

당황한 선수들이 급하게 게임을 종료하는 모습은 여과 없이 전 세계로 생중계됐고, 이용자들은 “해커가 실시간으로 대회에 관여한 뒤 게임 플레이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이 놀랍다. 보안이 어떻게 된 거냐”라며 큰 충격에 빠졌다.

이후 대회는 긴급 종료됐고, 에이펙스 레전드 측은 X(구 트위터)를 통해 “경쟁 무결성이 훼손됨에 따라 결승전을 연기했다”라고 통지했다.

에이펙스 레전드의 개발사인 리스폰 엔터테인먼트 역시 “게임과 플레이어 보안은 우리의 최우선 과제이므로 문제를 즉시 해결하기 위해 대회를 일시 중지했다.”, “우리 팀은 에이펙스 레전드 이용자 커뮤니티를 보호하고, 안전한 경험을 만들기 위한 업데이트 중 하나를 배포했다.”라고 밝혔다.

짜잔, 사실 7전 4선승제가 아닌 5전 3선승제였습니다!

지난 2022년 진행된 오버워치 컨텐더스 유럽 서머 시리즈 대회에서도 황당하게 대회가 중단된 사건이 있었다.

일반적으로 5전 3선승제로 진행되는 경기와 달리, 당시 뮌헨 e스포츠와 01 e스포츠는 대회 주최 측에게 “7전 4선승제로 진행된다”라는 공지를 받았다. 갑작스럽게 바뀐 규정에 혼란을 겪은 선수들은 주최 측에게 7전 4선승제가 맞는지 재차 확인했고, 그렇다는 확답을 받은 뒤에야 마음을 다잡고 경기를 진행했다.

경기는 흥미진진했다. 뮌헨 e스포츠가 빠르게 3세트를 이기며 승기를 잡나 했더니, 01 e스포츠가 뒷심을 발휘하며 연속으로 2득점을 기록했기 때문이다. 스코어는 3대 2, 누가 이겨도 이상하지 않은 상황에서 운영진이 갑자기 “규칙에 오타가 있었고, 기존 5전 3승제가 맞다. 뮌헨 e스포츠가 승리했다.”라며 경기를 중단시켰다. 뮌헨 e스포츠는 그랜드 파이널에 진출했고, 01 e스포츠는 패자조 결승으로 내려갔다.

이에 유럽 컨텐더스 팀들은 대규모 보이콧을 선언했다. 01 e스포츠는 합의 하에 EX 오블리비언의 경기에서 서로 공격도, 거점 정령도 하지 않았다.

오버워치 측 공식 사과문
오버워치 측 공식 사과문

처음에는 “(계속 보이콧을 진행할 시) 실격 처리, 시드권 박탈, 상금 박탈 등의 불이익이 생길 수 있다.”라고 강경한 입장을 보이던 주최 측도 이용자와 팀의 강한 반발에 못 이겨 결국 실수를 인정한 뒤 사과문을 올렸다.

사건은 결국 뮌헨 e스포츠와 01 e스포츠가 경기 중단 전 3대 2 상황을 기준으로 재대결을 펼치는 것으로 마무리됐지만, 아직도 해당 사건은 ‘오버워치 대회의 주먹구구식 운영을 보여주는 대표적 예시’라는 평가를 듣고 있다.

“중학생이네?” 대회 도중 셧다운제 때문에 강제 ‘GG’

지금은 사라졌지만, 과거에는 국내 ‘셧다운제(16세 미만 청소년에게 자정부터 오전 6시까지 심야 6시간 동안 인터넷 게임을 차단하는 제도)’로 인해 선수가 대회 도중 경기를 포기하게 되는 일이 있었다.

아이언 스퀴드2
아이언 스퀴드2

2012년 당시 중학교 3학년이었던 한 스타크래프트 선수는 프랑스 스타크래프트 대회 ‘아이언 스퀴드2’의 예선 한국대표 선발 결승전에 출전했다. 시차로 인해 저녁부터 진행된 경기는 7시간가량 이어지면서 밤 11시 58분 즈음에도 끝나지 않았고, 어린 선수는 “아, 맞다. 셧다운 하는데”라는 말을 남긴 채 급하게 병력을 던지고 ‘GG(굿 게임, 게임 포기 내지는 패배를 의미)’라며 퇴장했다.

경기를 지켜보던 약 1만 명의 외국 이용자들은 “‘셧다운제’가 무슨 말이지?”, “게임을 하기에는 너무 어리다니, 에이지즘(연령차별) 아냐?” 등의 반응을 보이며 충격에 빠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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