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머지데이 나잇 라이브... “버섯커 키우기 게임사, 감 다 잃었나?”
‘버섯커 키우기’로 유명한 조이 나이스 게임즈가 최근 새로운 신작을 하나 선보였다. 이름하여 ‘머지데이 나잇 라이브(이하 머지데이)’로, ‘버섯커 키우기’와 더불어 공격적인 광고 마케팅을 진행한 것이 특징인 머지 게임이다.
전작이 매출 순위 최상위권에 머물렀던 만큼, ‘머지데이 나잇 라이브’도 호불호는 크게 갈릴지언정 소비자를 혹하게 하는 요소가 하나라도 존재할 것이라 생각해 직접 한번 플레이해 봤다.
그런데 웬걸? 이렇게 ‘게으른’ 게임은 참 오랜만이다. ‘버섯커 키우기’의 성공에 취한 것인지, 이용자의 니즈를 파악하는 감각을 잃은 것인지 알 수 없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상당히 실망스러운 경험이었다.
게임을 시작하면 간단한 스토리 영상이 진행된다. 영상은 결혼식 전날 불륜을 저지른 남자를 떠나 집으로 돌아온 여자를 조명하고 있다. 상당히 자극적인 스토리지만, 처음부터 게임은 ‘가십거리’를 다룬다 밝힌 적이 있는 만큼 이상한 일은 아니다.
다만 광고나 게임 설명과는 다르게 ‘스토리’는 거기서 끝이 난다. 이어지는 이야기가 없다. 레벨이 낮아서 아직 못 해금한 건가 커뮤니티를 살펴보고, 레벨을 바짝 올려봐도 뒷이야기는 찾을 수 없었다. ‘주인공’이 어떻게 되는지 알 길이 없다. 황당한 일이다.
이런 ‘스토리’의 부재는 ‘왜 이용자가 이 게임을 해야 하는가’에 대한 문제로까지 번졌다. 스토리 영상이 끝나면 바로 아이템을 머지할 수 있는 보드판으로 이동하는데, ‘왜 내가 이걸 해야 하지?’라는 생각이 끊이질 않았다.
예를 들어 동종 장르인 ‘머지 서바이벌’에서는 ‘아이템을 합쳐서 생존 물품으로 만들자’, ‘고양이의 정원’에서는 ‘아이템을 합쳐 정원도구를 만든 뒤 마을을 복구하자’ 등의 플레이 동기가 존재하는데, ‘머지데이’는 이 부분을 완전히 놓쳤다는 것.
그렇다고 독특한 시스템이 있어 새로운 재미를 느낄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일반적인 동종 장르게임과 똑같이 ‘생산 아이템’을 클릭해서 재료 아이템을 만들어낸 뒤, 같은 모양의 아이템을 머지(합체)시켜 상위 퀘스트 아이템을 만들어내는 식으로 게임이 진행된다.
‘생산 아이템’을 클릭할 때마다 게임 내 재화인 ‘에너지’가 하나씩 닳고, ‘에너지’는 유료 재화나 레벨 업 보상 상자, 자연 회복 등으로 얻을 수 있다.
초반에 이용자가 할 수 있는 일은 아이템을 합쳐서 ‘퀘스트’를 클리어한 뒤, 획득 재화인 ‘별’을 소비해서 메인화면을 ‘데코’하는 것뿐이다. 메인화면에 있는 아이템을 모두 꾸미면, 다음 ‘씬(새로운 데코 요소가 있는 화면)’으로 이동해 같은 행위를 반복하게 된다.
‘데코’가 아름답거나 성장 속도가 빨랐다면 꾸미는 맛이나 성장하는 맛에 플레이할 수 있었을 것 같은데, ‘머지데이’는 이마저도 미흡했다.
먼저 ‘데코’ 부분은 화면 내 ‘메뉴판’, ‘선반’, ‘조명’ 등 아주 자잘한 사물 바꾸는 것에 그치기 때문에 열심히 퀘스트를 클리어해도 보상이 심심한 느낌을 받았다. 종종 꾸미기 전 사물이 더 예쁘다고 느꼈을 정도로 그래픽 퀄리티도 불안정한 부분이 컸다. 게임에는 꾸미기 전 외양을 유지하는 기능이 없어서 꾸민 화면이 마음에 안 들어도 다음 ‘씬’으로 넘어가기 위해 울며 겨자먹기로 아이템을 꾸며야 했다.
느린 성장속도도 플레이의 거대한 진입장벽으로 작용했다. 게임은 아이템을 ‘데코’할 때 나오는 일정 경험치를 통해 레벨업을 할 수 있는데, ‘데코’에 소비하는 ‘별’ 재화 수급이 지나치게 빡빡해 과금을 하지 않는 이상 원활한 성장이 불가능했다. 10레벨이 되어야지만 가벼운 이벤트에 참여할 수 있는데, 해당 레벨을 달성하기 위해서 5일을 꼬박 쏟아부어야 했을 정도다.
게임 초반 이용자는 ‘데코’ 외 즐길 콘텐츠도 없고, 플레이 동기도 없는데 꼬박꼬박 게임에 접속해 10레벨을 달성할 이유가 있을까 의문이 드는 부분이다. 현재 ‘씬’만 약 50개가 존재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굳이 이런 방식으로 콘텐츠 소비 속도를 제한해야 했나 싶다.
이외에 상대와 누가 먼저 빠르게 많은 아이템을 머지시키는지 경쟁하는 ‘대결’ 콘텐츠는 사람이 없어서 AI만 만났고, 15레벨이 되어야 해금되는 ‘카드’ 수집 시스템은 ‘데코’처럼 그래픽이 뛰어나지 않아 영 수집욕이 생기지 않았다.
스토리, 시스템, 그래픽 3박자가 모두 기대에 미치지 못하니 아쉬운 마음을 안고 게임을 끌 수밖에 없었다.
요약하자면, 내가 느낀 ‘머지데이 나잇 라이브’는 게임의 특색, 이용자들의 니즈 등 기본적인 요소를 고민하지 않고 출시한 ‘게으른’ 게임이었다. ‘머지데이’가 재미있는, 누구나 할만한 게임이라는 평가를 듣기 위해서는 많은 변화가 필요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