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겜덕연구소] 휴대용 게임기 '이글렛 2 미니', 책상 위 오락실 끝판왕이 나타났다
(해당 기사는 지난 2022년 3월 24일 네이버 포스트 게임동아 겜덕연구소를 통해서 먼저 소개된 기사입니다.)
안녕하세요! [겜덕 연구소]를 운영하고 있는 조기자입니다. 이번에도 레트로 게임 전문가이신 검떠님을 모셨습니다. 이번 시간에는 아쉽게도 국내에 출시되지 못한 환상의 휴대용 게임기 '이글렛 2 미니'에 대해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이글렛 2? 들어본 적 없쥬? 좋은 거에유]
조기자 : 안녕하세요 검떠님, 조기자입니다. 이번 시간에는 '이글렛 2 미니'에 대해 알아보는 시간입니다. 사실 아시겠지만 '이글렛' 이라는 것은 정말 국내에서 극소수 오락실 매니아들만 아는 게임기통이죠?
검떠 : 네에. 세가의 아스트로시티, 블라스트시티, 뉴넷시티.. 그리고 한국의 크라운 게임기 등등은 그래도 아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타이토의 이글렛 이라고 하면 생소하신 분들이 많을텐데요, 이 게임기가 참 어마어마한 게임기죠.
타이토의 오리지널리티가 가미된 게임기라서 오락실 매니아들 사이에서는 꼭 하나 들이고 싶은 '워너비' 기통이기도 합니다.
조기자 : 저도 그랬어요. 세가 매니아라서 세가 기통을 주로 들였었지만, 이쁜 이글렛 2 기통은 꼭 하나 들이고 싶더라구요. ㅎㅎ
[덕후들의 워너비! 오락실 이글렛 2 캐비넷에 대하여]
검떠 : 그럼 이 이글렛 2 게임기통이 왜 대단한지 설명을 해주시겠어요 조기자님?
조기자 : 이글렛 2 게임기통은 앞서 설명드린 것 처럼 타이토에서 출시한 게임기통입니다. 일단 화질! 끝내줍니다. 당시에 세가와 타이토는 소니의 어퍼처그릴 방식 보다 오락실에 적합한 섀도우 마스크 방식의 브라운관을 선호했는데요, 보통 도시바 브라운관에 나나오 모니터 보드를 많이 활용했죠. (모니터 보드 종류는 여러 종류가 있긴 합니다만.. )
이 타이토 이글렛 시리즈도 세가 블라스트시티와 호환되는 브라운관과 모니터 보드를 가지고 있어서, 화질 면에서 발군의 모습을 보였습니다.
조기자 : 이 이글렛 게임기통이 덕후분들의 워너비 모델이 된 것은 이렇게 화질이 최고로 좋았다는 점 외에도 크게 2가지 이유가 더 있습니다.
우선은 3모드가 지원됩니다. 아시겠지만 오락실 기판도 세월이 지남에 따라 크게 15khz, 24khz, 31khz 로 나뉘어지는데요, 15khz는 과거 레트로 게임기에 많이 쓰이는 320X240 정도의 해상도, 24khz는 600X400 정도의 해상도, 31khz는 640X480 정도의 해상도를 말합니다.
기억하시는 분들이 계시겠지만, 예전에 IBM PC에서도 발전 단계에 따라서 CGA, EGA, VGA 이렇게 나뉘었잖아요? 발색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기본적으로 CGA가 15khz, EGA가 24khz, VGA가 31khz 정도의 해상도를 가지게 되죠.
이 이글렛2 게임기통은 이렇게 3가지 모드를 다 지원하기 때문에, 옛날 기판부터 시작해서 VGA 해상도의 고해상도 게임까지 모두 커버가 가능했습니다. 한마디로, 그 시절 만능 게임기통인 셈이죠!
조기자 : 그리고! 이글렛 캐비넷만의 또 하나의 특징이 있었으니.. 바로!!! 가로 세로 회전이 된다는 점!!!! 29인치 브라운관이 회전이 됩니다!!
아 이건 정말 대단하죠. 보통 오락실에서 가로로 게임을 하고 싶을 때도 있고 또 세로로 게임을 하고 싶을 때도 있잖아요? 이글렛 캐비넷은 내부에 브라운관을 회전하는 기믹이 심어져 있습니다.
즉, 상단 케이스를 열어서 브라운관을 돌려주면 가로였던 화면을 손쉽게 세로로 돌릴 수 있던 것이죠! 즉, 캡콤의 '파이널 파이트'를 열심히 하다가, 불현듯 세로로 '1945'를 하고 싶다면 세로로 돌려서 연결하면 되었던 겁니다. 이건 정말 대단하지 않습니까?
조기자 : 개인적으로 분당에 타이토 스테이션에 이 게임기가 오락실 밖에 버려져 있어서, 몇 번 가서 달라고 사정을 해보았던 기억이 있죠. 사장님이 안 판다고 무심하게 얘기하던 게 기억이 나네요.. 휴...
그때 그 폐품을 가져다가 정비를 했으면 깔끔하게 A급으로 살려서 사용할 수 있었을텐데요.. 아쉽습니다...
검떠 : 확실히 조기자님 설명을 듣고 보니까 이글렛 2가 전체적인 디자인도 좋고 훌륭하네요. 국내에 몇 대 들어오지 않은 기기다 보니 더 희소가치가 있는 것 같습니다 ^^
조기자 : 그렇죠.. 지금 일본 옥션에서 낙찰 받아서 들여오려면 최소 250만 원 정도는 줘야 할 겁니다~
[이글렛2 미니가 출시되다... 국내는 아니지만.. OTL]
조기자 : 이렇게 이글렛 2가 전성기를 누린 후, 이대로 사장되는 줄 알았는데요.. 웬 걸, 새롭게 부활하게 되었습니다.
요즘 레트로 게임기 복각 붐이 일었잖아요? 그래서 먼저 등장한 바탑 게임기가 있었으니.. 바로 세가 '아스트로시티 미니'였습니다.
검떠 : 그렇죠. 세가의 아스트로시티 게임기통을 책상 위 게임기로 축소시킨 '아스트로시티 미니!' 저도 당시에 구입을 했었죠. 세가 '버추어 파이터'가 이식된 게임기라서 ㅎㅎ
조기자 : 이러한 세가 아스트로시티 미니에게 자극을 받았는지 모르겠지만, 타이토에서도 이와 비슷한 미니 책상 위 게임기인 '이글렛 2 미니'를 출시하게 되었던 거죠.
이글렛 2 게임기통을 빼다박은 멋쟁이 바탑 게임기! '이글렛 2 미니'!! '아스트로시티 미니'보다 조금 더 큰 사이즈라서 더 게임하기 적당하다는 평가를 받기에 충분했죠. 모양도 너무 이뻤구요.
조기자 : 첫 발표 후 환상적이라는 평가와 함께 기대를 모았던 '이글렛 2 미니'는 최근 오랜 기다림을 깨고 지난 3월에 국내를 제외한 글로벌 지역에 정식 출시되었는데요, 받아보는 사람들마다 극찬을 아끼지 않고 있습니다.
스펙은 다음과 같습니다. 5인치 4대3 비율 화면에 40개의 게임 내장, 측면에 SD카드 장착 가능! 세이브 기능과 연사 기능까지!
그리고 일본에서의 본체 단품 가격은 18,678엔으로 결정되었습니다.
그리고 한정판이 있었는데요, 이글렛 2 미니 본체 + 이글렛 2 전용 패들과 게임 확장세트(게임 10개 수록 SD메모리) + 전용 컨트롤 2P 패드 + 전용 컨트롤 패드 인스트럭션 카드 미니 + 타이토 70주년 준타타 35주년 사운드 트랙 CD 4장 + 마지막으로 게임 50개 공략집! 이렇게 해서 가격이 49,478엔!! 이었습니다.
아마존에서 보니 한정판 풀 세트가 한화로 50만 원 정도 되더군요. 1대를 구입한다고 해도 통관과 배송비 수수료를 더하면 거의 70만 원 정도 하지 않을까 생각이 됩니다 OTL..
검떠 : 헐.. 너무 이쁘고 사랑스럽지만 가격이 만만치 않은 '이글렛 2 미니' 로군요..
조기자 : 기본적으로 아스트로시티 미니 보다 크고, 그래서 플레이가 쾌적합니다. 스틱이나 버튼도 최대한 게임센터의 감각을 느낄 수 있도록 조정했다고 하니 과거 오락실 매니아라면 꼭 손에 쥘 만하긴 하지요.
또 하나, 이 '이글렛 2 미니'에 반할만한 점은, 기존 오락실 게임기통과 마찬가지로 화면이 회전이 된다는 점!!! 입니다!!
'이글렛 2 미니'도 화면이 회전된다는 거죠! 가로 액션 게임과 세로 슈팅 게임을 마음대로 바꿔서 즐길 수 있다니.. 정말 대박 아닙니까?
조기자 : 이렇게 화면도 돌아가고, 또 각 게임에 맞게 조이패드도 맞춤형으로 선택 가능하게 확장성을 넓힌 것을 보면, 타이토가 '이글렛 2 미니'에 얼마나 많은 노력을 기울였는지 알 수 있습니다.
검떠 : 그러게요.. 만약 국내에 정식 출시가 됐다면 더 많은 매니아들이 구입을 할 수 있었을텐데 참 아쉬운 부분입니다.
조기자 : 그러게 말이죠.. 그래도 세가 같은 경우는 국내에 세가 코리아도 있고 나름대로 더 인지도가 있어서인지 정식 발매가 되었었는데요, 아쉽게도 이 '이글렛 2 미니'를 출시한 타이토는 국내에서 마땅히 책임지고 들여올만한 업체가 없었던 거죠. 참 여러모로 아쉬운 일입니다.
[이글렛 2 미니에 들어간 타이토 게임들!]
검떠 : 게임의 수록 타이틀을 봤는데요, 너무 좋은데요? 과거 오락실을 풍미했던 대단한 게임들이 한가득 들어있네요.
조기자 : 대단한 명작 게임들이 한 가득이죠?
검떠 : 네. 저는 깜짝 놀랐던 게.. 타이토 게임들만 있을 줄 알았더니 그게 아니네요. 솔직히 '버블보블' 시리즈나 '다라이어스', '루나크' 등의 게임까지는 예상을 했는데.. '타수진'이나 '구극타이거' 같은 슈팅 게임은 정말 의외였네요. 이야 이렇게 50개나 되는 명작 게임들이 수록되어 있다고 하니 가격은 다소 비싸도 군침이 도는데요?
조기자 : 그렇죠? 그래서 저도 아직 구입은 하지 않았지만.. 이 명단과 리스트를 보면 정말 움찔 움찔합니다. 왠지 이 사진이 생각나는군요;;
조기자 : 개인적으로는 '엘리베이터 액션', '다라이어스', '알카노이드'가 탐이 나는군요.
검떠 : 그런 건가요. ㅎㅎ 정말 조금만 더 고민하시다가는 바로 집 앞에 배송되어 오는 모습을 보게 될지도 모르겠네요. ^^
조기자 : 그렇습니다. 정말 지금도 너무 고민이 되는 순간입니다. 이 포스팅을 보고 저처럼 고민을 하게 되는 분들이 많이 생기지 않을까.. 감히 생각해봅니다 ^^
[뭐? 아스트로시티 미니 V가 나온다고?]
검떠 : 그런데~ 이게 끝이 아니군요.. ㅎㅎ '이글렛 2 미니'에 이어, 또 다른 걸출한 바탑 게임기가 하나 출시를 앞두고 있습니다.
바로, 세가가 지난 '아스트로 시티 미니'의 후속작 '아스트로 시티 미니V'를 오는 7월 28일 일본에 출시한다고 지난 3월 18일에 공개했습니다! 유통은 아마존, 아미아미, 빅카메라 등에서 진행되며 한정판은 세가토이즈 홈페이지에서 판매된다고 하네요.
검떠 : 이 아스트로시티 미니V는 세로형 4.6인치 LCD 디스플레이를 탑재해 과거 아케이드에서 널리 사랑받던 종스크롤 슈팅 게임에 적합한 기기라고 하더군요. 또한 딥스위치 기능과 연사버튼 추가, 퀵 세이브 기능 지원 등도 새롭게 더해져서 더욱 매력적인 모습으로 변모했습니다.
게임은 종 스크롤 아케이드 게임 22종이 수록되었고! 무려 이 중 6종은 가정용 기기로 최초 이식되는 사례라고 합니다.
수록작은 문크레스타, 잭슨, 테라 크레스타, 우주경찰 걸리반, 액션파이터, 타수진, 레슬워, 파이어샤크, 라이덴, 아웃존, 소닉윙즈, 달인왕, 도균, 데저트 브레이커, 바츠군, 브이파이브, 전국에이스, 질풍 마법대작전, 건버드, 스트라이커즈 1945, 암드폴리스 배트라이더, 배틀 바크레이드 등이라고 하네요.
조기자 : 휴.. 이거 정말 명작들 밖에 없는뎅? 게임사들이 중년 아재들 지갑을 어떻게 하면 털어갈 수 있는지 잘 알고 있는 것 같습니다. ㅠ_ㅠ 저 리스트를 보니 또 저도 모르게 움찔 움찔하게 되네요. 으...
검떠 : 그러게 말이에요 ㅎㅎ 아마도 얼마 후 두 게임기 다 손에 쥐고 있을 조기자님이 눈에 선합니다. 마음을 다잡으십쇼. ㅋㅋ 오미크론도 조심하시구요. 오늘은 여기까지 하시죠~
조기자 : 흐흐. 오늘도 고생하셨습니다. 검떠님. 재미난 소식 감사드립니다. 자아~ 이렇게 이번 시간에는 '이글렛 2 미니’에 대해 간략히 살펴보았는데요, 혹시나 더 궁금한 점이 있다면 조기자(igelau@donga.com)에게 문의주시면 해결해드리겠습니다!
검떠 소개 :
패미콤 전문이지만, 다른 레트로 게임기도 못지않게 사랑하는 이 시대의 대표 덕후. 웹에이전시 회사 대표이자 '레트로 장터' 운영자로서 '패미콤 올 게임' 컴플리트를 하는 등 레트로 게임 콜렉터로도 유명하다. 재믹스 네오, 재믹스 미니를 만든 네오팀 소속이기도 하다.
조기자 소개 :
먼산을 보고 있다가 정신을 차리고나니 레트로 게임에 빠지게 되었다는 게임기자. MSX부터 시작해 과거 추억을 가진 게임물이라면 닥치는대로 분석하고 관심을 가지며, 레트로 게임의 저변 확대를 위해 레트로 장터나 네오팀 활동 등을 하고 있다. 다양한 레트로 게임 개조를 취미삼아 진행중이며 버추어파이터 쪽에서는 igelau로 알려져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