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도론코 완코, ‘멀리서 보아야 아름답다, 포메라니안도 그렇다’
“강아지 키우고 싶은 마음이 쏙 들어갔어요. 강아지는 멀리서 봐야 아름다운 존재구나...” 이는 ‘도론코 완코’를 플레이하던 한 유튜버가 한 말이다.
최근 게임 유튜브에서 말썽쟁이 포메라니안이 한두 마리씩 등장하기 시작했다. ‘도론코 완코’ 때문이다. ‘도론코 완코’는 반다이 남코 신인 연수 프로그램에서 개발된 작품으로, 귀엽고 순수한 포메라니안이 되어 새로 이사 온 집을 탐험하고 더럽힐 수 있는 액션 게임이다.
게임을 시작하면 집의 ‘거실’에서 눈을 뜨게 되고, 바닥에는 작은 진흙 웅덩이가 생성되어 있다. 이제 이용자는 이 진흙을 이용해 집안을 어지럽히면 된다.
조작 방법은 간단하다. 진흙 위에서 우클릭을 하면 포메라니안이 바닥을 뒹굴며 온몸에 진흙을 묻힌다. 이후 쉬프트 키를 누르면 포메라니안이 달리면서 진흙을 집 사방팔방 퍼트리고, 좌클릭을 누르면 몸을 털면서 근방에 진흙을 덕지덕지 묻힌다.
진흙을 많이 소비하면 다시 보송보송하고 새하얀 포메라니안이 되기 때문에 중간중간 진흙을 충분하게 묻혀야 한다. 우클릭은 ‘장전’, 쉬프트나 좌클릭은 ‘발사’라고 이해해도 좋을 것 같다.
열심히 진흙을 묻히다 보면 이따금 바닥에 빛나는 강아지 발자국이 생길 때가 있다. 발자국을 따라 근처를 마구 어지럽히면, ‘숨겨진 강아지 문양’이 나타난다. 맵에는 총 12개의 숨겨진 ‘강아지 문양’이 존재하고, 모든 문양을 찾아내면 엔딩을 볼 수 있는 숨겨진 방으로 진입할 수 있다.
집이 어지럽혀진 정도에 따라 하단 ‘영수증’의 금액도 오른다. 영수증 금액이 일정량을 넘길 때마다 새로운 ‘아이템’ 혹은 ‘의상’이 제공되는데, 이를 이용해 집안에 숨겨진 공간을 찾거나 보다 빠르게 진흙을 퍼트릴 수 있다.
예를 들어 획득한 ‘기차 바퀴’를 놀이방에 있는 기차에 넣으면 기차가 운행하기 시작하면서 벽으로 막혀있던 공간이 열리고, ‘코끼리 모자’를 쓰면 코 부분에서 파란 잉크가 나와 보다 쉽게 집안을 더럽힐 수 있다. 운행하는 기차 위에 올라타 좌클릭을 누르면 직접 뛰어다니지 않아도 잉크가 퍼지도록 응용할 수도 있다.
게임 내 상호 작용 기기들의 존재도 인상 깊다. 이용자는 ‘선풍기’ 아이템 앞에서 몸을 털어 높은 벽이나 천장까지 진흙이 퍼지도록 할 수 있고, 와인 창고에 숨겨진 ‘버튼’을 눌러 한 순간에 모든 와인을 박살 낼 수 있다. 한순간에 와인 창고가 보랏빛으로 뒤덮이면서 숨겨진 문양이 나타나는 순간은 아직도 기억에 남는다.
게임 내 업적과 유사한 시스템인 ‘배지 시스템도’ 매력 포인트 중 하나다. 특정한 행동이나 상호작용을 하면 그에 맞는 ‘배지’가 수여되는 형식이다. 잠든 어머니 옆에서 진흙을 뿌리면 ‘잘 자요 엄마’라는 배지가 나오고 아버지가 일을 하던 서류 위에 흔적을 남기면 ‘미술에 재능이 있어요’라는 배지가 수여되는 등 소소한 웃음거리를 더해준다.
다만 잠든 어머니가 깨거나, 서류를 망쳤다고 쫓아오는 등 큰 긴장감이 없는 건 상당히 아쉬운 부분이다. 개인적으로 잘못 건드리면 도리어 열심히 더럽힌 집안이 깨끗해지는 사물 상호작용, 특정 분기점을 넘기면 나를 잡으러 쫓아다니는 가족 등 실수에 대한 약간의 페널티나 게임오버의 긴장감을 좀 더 삽입하면 보다 즐거운 게임이 되지 않았을까 싶다.
이어서 ‘도론코 완코’는 플레이 템포가 빠르고 2시간 내외로 엔딩을 볼 수 있을 정도로 볼륨 자체가 큰 편이 아니기 때문에 ‘뭔가 더 있었으면 좋겠다’라는 미련이 강하게 남았다.
포메라니안 말고 사모예드, 비숑 등 다른 캐릭터를 마련해 반복 플레이의 재미를 느낄 수 있도록 하거나, PvP 요소를 넣어 ‘스플래툰’처럼 누가누가 집을 진흙으로 많이 더럽히는지 경쟁하는 기능 등 조금이라도 더 게임을 오래 즐길 수 있는 콘텐츠가 추가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요약하자면, ‘도론코 완코’는 귀엽고 아기자기한 포메라니안과 함께 집을 와장창 어지럽히는 근본적인 쾌감에 집중한 게임이다. 조작도 간단하고 템포도 빨라 남녀노소 할 것 없이 가볍게 즐기기에 적합하다.
게임오버 요소와 같은 긴장감이 부족하고, 플레이 타임이 짧다는 점에서 아쉬움이 남는 부분이 있으나, 무료로 풀린 게임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납득할만했다.
킬링타임 용으로 빠르고 부담 없는 게임을 찾는 이용자라면, 말썽쟁이 포메라니안과 시간을 보내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