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험기] 경쟁보다는 생존! 죽으면 거지되는 ‘다크앤다커 모바일’
많은 관심을 모으고 있는 크래프톤의 야심작 ‘다크앤다커 모바일’의 테스트가 드디어 시작됐다.
24일부터 오는 28일까지 진행되는 이번 테스트는 아쉽게도 안드로이드OS 기반 모바일 기기 이용자들만 참여할 수 있지만, 올해 출시를 앞두고 진행되는 테스트인 만큼, 지난 지스타보다 더욱 더 다양한 콘텐츠가 추가돼 정식 출시 버전을 기대하게 만들고 있다.
지난 지스타에서는 짧은 체험 시간으로 인해 던전 내에서 다양한 함정을 피하면서, 몬스터 혹은 다른 이용자들과 싸우는 재미에 집중했다면, 이번 테스트 버전에서는 성장의 재미를 집중적으로 선보였다.
지스타 버전이 근접 전투 기반의 배틀로얄 형태에 더 가까운 모습을 보였다면, 이번 테스트부터는 진정한 익스트랙션RPG의 면모를 선보였다고 볼 수 있다. 던전에 들어가서, 몬스터 혹은 다른 이용자들과 싸우는 게임플레이 자체는 지스타 때와 큰 차이가 없지만, 살아돌아와 다음 던전에 다시 도전하기 전까지 과정을 좀 더 심도있게 만든 것이다.
일단 게임을 시작하면 파이터, 바바리안, 로그, 레인저, 클레릭 등 5종의 클래스 가운데 하나를 선택해서 던전에 들어가게 되며, 던전에서 몬스터를 죽이거나, 상자를 열고, 혹은 다른 이용자를 죽여서 소지하고 있는 아이템을 획득하게 된다. 시간이 지나면 밀려오는 다크스웜을 피해서 탈출 비석을 찾아 탈출하면 플레이 과정에서 획득한 아이템을 모두 획득하게 되며, 죽으면 가지고 있는 모든 것을 잃게 된다.
이렇게 착실하게 생존을 거듭하면서 착용 장비의 등급을 올리다보면, 좀 더 상위 단계의 맵에 도전할 수 있게 된다. 상위 단계의 맵으로 갈수록 더 좋은 아이템이 등장하니, 죽지 않고 계속해서 아이템을 업그레이드하는 것이 이 게임의 목표다.
맵은 일정 장비 점수를 달성해야만 도전할 수 있으며, 장비 점수가 일정 수준 이상 높아지면, 그보다 낮은 등급의 맵에는 갈 수 없게 된다. 맵에 설정된 장비 점수를 통해 적절한 수준의 상대들과 싸울 수 있도록 만들어뒀다고 볼 수 있다.
다만, 아무리 플레이 경험이 많다고 해더라도 언제든 실수를 할 수 있는 것이고, 몬스터 시체를 뒤지거나, 상자를 여는 중에 갑자기 나타난 다른 이용자에게 무방비로 당할 수도 있다. 몬스터들이야 전투 액션이 뻔하기 때문에 대부분 피하면서 농락할 수 있지만, 이용자들은 아니기 때문이다. 죽으면 모든 것을 잃게 되는 게임의 특성상 게임을 그만두고 싶어질 수도 있는 상황이다.
이점을 해결하기 위해 후원이라는 개념이 추가됐다. 죽어서 모든 장비를 잃었을 때는 후원가들에게서 일정 수준의 장비를 지급받을 수 있으며, 퀘스트 해결 등을 통해 후원가들과의 호감도가 높아질수록 장비 수준이 높아지기 때문에 초기 맵부터 다시 시작해야 하는 허망함을 느끼지 않아도 된다.
물론, 후원가들이 지급해주는 장비들은 기초 수준에 불과하기 때문에, 고생해서 획득한 높은 등급의 장비를 대체할 수는 없다. 결국 남들을 죽이는 것보다는 자신의 생존을 더 우선시해야 한다는 얘기다.
아무리 조심해서 돌아다닌다고 하더라도 다른 이용자들을 완전히 피해서 다니는 것은 힘든 만큼, 아이템을 잃지 않을 수 있는 안전장치를 마련해두긴 했다. 아직 과금 모델이 완벽히 공개된 것은 아니지만, 크래프톤이 ‘다크앤다커 모바일’의 핵심 과금 모델로 생각하고 있는 것은 이 안정장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 게임에서 아이템을 잃지 않을 수 있는 안전장치는 크게 두가지다. 먼저 게임 시작시 장비보험권을 사용하면 사망시 착용 장비의 보존율을 증가시켜준다. 이번 테스트에서 공개된 장비보험권은 40%의 보존율을 보장하고 있는데, 높은 등급의 장비로 풀세팅한 이용자들은 이 보다 높은 보존율을 보장하는 장비보험권이 있다면 유료 아이템이라도 망설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또 하나는 장비의 강화다. 계정 레벨을 올리면 대장간이 등장하게 되며, 여기서 장비를 강화하면 장비 성능 뿐만 아니라, 아이템 자체의 보존율을 높일 수 있다. 강화는 안전 강화 구간을 지나면 당연히 파괴 확률이 생기기 때문에, 장비 파괴 확률과 아이템 보존율 증가 사이에서 많은 이용자들이 고민에 빠지게 될 것으로 보인다. 당연히 이용자의 선택을 돕는 과금 상품이 나올 확률이 높다.
죽으면 모든 것을 잃게 되는 장르의 특성상 한판 한판 살얼음을 걷는 듯한 느낌을 받을 수 밖에 없다보니, 이용자들의 부담을 덜어주는 PVE 콘텐츠도 같이 추가됐다.
토벌 던전에서는 2인의 용병을 파티에 추가해서 3인 파티로 도전할 수 있으며, 층수가 낮아질 때마다 보상을 획득할 수 있다. 여기서는 죽어도 획득한 아이템이 사라지지 않기 때문에, 아이템을 잃을 걱정없이 도전할 수 있다. 다만, 입장시에는 게임머니를 소모하며, 높은 등급의 용병을 고용하기 위해서는 많은 게임머니가 필요하기 때문에, 도전하다 막히는 구간이 오면 다시 생존 경쟁에 뛰어들어서 열심히 돈을 벌어야 한다.
또한, 캐릭터 레벨을 올리다보면 포인트를 획득해서 캐릭터의 특성을 살린 스킬들을 강화시킬 수 있으며, 도감수집을 통해 기초 능력치를 올릴 수도 있다. 도감 시스템이 보통 MMORPG 장르에서 많이 등장하다보니 과금 부담을 높여주는 요소로 인식되고 있으나, 여기서는 장비를 잃더라도 다시 도전할 수 있는 기반을 닦아주는 개념이 되다보니, MMORPG 장르보다는 반발이 크지 않을 것으로 예측된다.
도감은 한번 완성하면 끝나는 것이 아니라, 해당 항목을 다시 모아서 승급도 할 수 있기 때문에, 자신의 실력 상승만이 유일한 방법이었던 배틀로얄과 달리, 실력이 부족한 이용자들도 실제로 조금씩 캐릭터 자체가 성장하는 재미를 느낄 수 있다.
현재 국내 모바일 게임 이용자들이 대부분 확률형 아이템과 자동 전투가 결합된 과금 중심의 게임에 실망감을 느끼고 있다보니, 오랜만에 등장한 완벽한 수동 플레이 게임인 ‘다크앤다커 모바일’에 굉장히 신선한 느낌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한판 한판이 길지 않다고 하더라도 죽으면 모든 것을 잃을 수 있다는 스트레스 속에서 생존 경쟁을 하는 것은 이 장르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에게는 상당한 부담이 될 수도 있어 보인다. 또한, 장비를 잃었을 경우에 느끼는 상실감이 엄청나기 때문에, 크래프톤이 이 부분에 대한 과금 밸런스를 얼마나 적절히 잘 설정하는지가 게임 흥행에 많은 영향을 줄 것으로 예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