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매출 확대 비법, 밖에서 찾는다. 해외 투자 강화하는 게임사들
역대급 성과를 기록하던 코로나 시절 대비 큰 폭의 실적 악화로 고생하고 있는 국내 게임업계가 새로운 돌파구 마련을 위해 해외 투자를 강화하고 있어 많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최근 영국의 레드로버 인터렉티브에 투자하는 등 M&A 본격화를 외친 크래프톤은 350개 게임사를 검토했다고 밝혔으며, 엔씨소프트 역시 해외 투자 전문가 박병무 대표를 공동 대표로 올리고 국내외 기업을 대상으로 한 M&A를 적극 검토중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넥슨도 더 파이널스를 개발한 스웨덴의 게임 개발사 엠바크 스튜디오를 인수했으며, M&A는 아니지만 리그오브레전드 개발진들이 설립한 띠어리크래프트 게임즈의 신작 ‘프로젝트 로키’의 한국, 일본 퍼블리싱 계약을 체결하는 등 해외 게임사의 신작을 빠르게 선점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해외 시장 확대가 게임업계의 새로운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보니, 아시아권에서만 강점을 보이고 있는 국내 개발사들이 서구권 시장에서 통할만한 게임을 개발하기까지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아예 서구권 감성을 잘 이해하고 있는 해외 개발사들에게 직접 투자해서 빠르게 성과를 내겠다는 전략이다. 실제로 국내 게임사들 대부분이 실적 악화로 고전 중이지만, 해외 매출 비중이 높은 크래프톤, 넥슨 등은 코로나 시절과 큰 차이가 없는 호성적을 기록 중이다.
물론, 막대한 자금이 투입되어야 하는 해외 게임사 M&A는 쉬운 선택은 아니다. 하지만, 코로나 시절 역대급 실적 덕분에 막대한 현금을 확보하고 있어 투자 자금에 문제가 없으며, 과거와 달리 온라인 협업 프로그램들이 잘 운영되고 있어, 해외 게임사들과의 소통도 문제가 없다. 크래프톤의 배틀그라운드 같은 경우만 봐도 크래프톤 한국 개발팀뿐만 아니라 전 세계 개발진들의 협업을 통해 콘텐츠가 만들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현재 국내 게임사들의 해외 투자 상황을 살펴보면 국내 게임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주요 게임사 대부분의 이름을 살펴볼 수 있다.
크래프톤은 최근에 투자한 레드로버 인터렉티브뿐만 아니라 서브노티카로 유명한 언노운월즈를 필두로 인도 릴라게임즈 등 다수의 게임사에 투자하고 있으며, 야심작 눈물을 마시는 새 프로젝트도 몬트리올 스튜디오를 설립하고, 해외 개발자들을 중심으로 개발 중이다.
넷마블 역시 몇 년 전부터 잼시티, 카밤, 스핀엑스, 쿵푸팩토리 등 다수의 해외 게임사에 투자를 진행한 결과, 이미 전체 매출의 84.1%에 달하는 2조 2483억원을 해외에서 벌어들이고 있다.
펄어비스도 이브 온라인으로 유명한 CCP게임즈를 인수했으며, 컴투스도 야구 시뮬레이션 게임으로 유명한 아웃오브더파크 디벨롭먼츠를 인수했다. 해외에서 이미 강력한 팬층을 보유하고 있는 IP를 확보하고, 이를 바탕으로 해외 시장에서 영역을 넓히겠다는 전략이다.
아직 개발 단계이기 때문에 구체적인 성과가 나오지는 않았지만 카카오게임즈도 스타크래프트 개발진이 설립한 프로스트 자이언트와 울티마 온라인, 메타플레이스 개발진들이 설립한 플레이어블 월즈에 투자를 진행하면서, 해외 시장 확대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물론, 크래프톤이 인수한 언노운월즈의 신작 문브레이커가 기대못한 모습을 보여 고전하고 있고, 펄어비스가 인수한 CCP게임즈 역시 이브온라인의 뒤를 잇는 새로운 AAA급 개발이 늦어지면서 투자가 바로 성과로 이어지고 있지 못한 것은 사실이다.
과거보다 더 대작 게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개발 기간은 물론, 개발 비용까지 증가하다보니, 많은 돈이 투입된 대작 게임이라고 하더라도 기대만큼 성과를 낸다는 확실한 보장이 없기 때문이다. 다만, D&D 마니아들만 아는 회사였던 라리안스튜디오가 발더스게이트3로 전 세계가 주목하는 회사로 거듭났듯이, 서구권에 흥행에 성공하면, 전 세계에서 회사의 인지도를 끌어올릴 수 있는 기회가 된다. 국내를 벗어나 해외로 눈을 돌린 국내 게임사 중에서 누가 가장 먼저 웃을 수 있을지 결과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