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하나로 '억' 소리나는 손실난 게임사들
최근 저연령층 게임으로 유명한 마인크래프트가 15주년을 맞이하며 각종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마인크래프트는 샌드박스 형 생존 게임으로, 무려 3억 장의 판매고를 올리며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린 게임(비주얼 캐피털리스트, 위키피디아 집계 기준)’이라는 수식어도 가지고 있다.
게임 하나 잘 만들어, 무려 약 9조 원어치를 판매한 것이다.
이렇게 게임 하나를 ‘잘’ 만들어 엄청난 수익을 올린 사례가 있는 만큼, 게임을 ‘못’ 만들어 ‘억’ 소리가 나는 손해를 입는 경우도 존재한다.
대표적인 예시가 락스테디 스튜디오가 개발하고 워너 브라더스 디스커버리가 유통한 ‘수어사이드 스쿼드: 킬 더 저스티스 리그(이하 수어사이드)’다. 수어사이드는 할리 퀸, 데드샷, 캡틴 부메랑, 킹샤크가 힘을 합쳐 슈퍼 히어로 군단인 저스티스 리그에 맞서는 3인칭 액션 슈팅 게임이다.
게임은 출시 전부터 스토리가 유출되고, 지속적으로 출시가 연기되는 등 불안불안한 모습을 보여주더니, 사전 플레이가 시작된 이후에도 반전 없이 거센 혹평을 받았다. 스토리 전개는 납득하기 어렵고, 히어로 캐릭터에 대한 예우가 부족했던 데다가, 게임성 역시 액션의 비중을 줄이고 TPS에 무게를 두면서 무엇 하나 시리즈 팬들이 만족할만한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기 때문이다.
지난 1월 30일 사전 플레이가 시작된 이후 하루 만에 ‘수어사이드 스쿼드 환불’과 관련된 구글 트렌드 검색이 약 791% 증가하기도 했다.
이용자들의 반응이 부정적인 만큼 실적도 바닥을 쳤다. 지난 9일 비즈니스 인사이더가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위너 브라더스 디스커버리는 ‘수어사이드’로 인해 약 2억 달러(약 2735억원)에 달하는 손실을 입었다.
군나르 비덴펠스 최고재무책임자(CFO)마저 “게임의 결과가 ‘실망스럽다’”라고 짧은 입장을 밝혔을 정도다.
‘마블 어벤져스’의 이야기도 빠질 수 없다. 스퀘어 에닉스가 유통한 ‘마블 어벤져스’는 액션 RPG로, 인섬니악의 ‘마블 스파이더맨’이 흥행에 성공하자 덩달아 기대감이 상승한 게임이기도 하다.
실제로 초반에는 괜찮은 액션감과 차후 IP 확장 가능성을 보고 호평을 한 이용자도 존재했으나, 라이브 서비스와는 어울리지 않은 게임 구조, 적은 게임 볼륨과 버그, 무너진 게임 난도와 밸런스 등으로 서서히 부정적인 평가가 주를 이루기 시작했다.
이 결과 스퀘어 에닉스는 계획보다 40% 낮은 판매량을 기록했고, 약 65억 엔(약 568억원)의 손실을 봤다고 밝혔다.
여담으로, ‘마블 어벤져스’의 개발사 중 하나이자 스퀘어 에닉스의 자회사였던 ‘크리스탈 다이나믹스’는 2022년부로 스웨덴의 대형 퍼블리셔 엠브레이서 그룹에게 인수됐다. 업계에서는 이를 ‘마블 어벤져스’의 흥행 실패와 경영 악화를 원인으로 분석하고 있다.
메타크리틱 선정 2023 최악의 게임에 당당하게 이름을 올린 액션 어드벤처 ‘반지의 제왕: 골룸’도 있다. 나름 탄탄한 개발력을 가진 인디 게임사 ‘데달릭 엔터테인먼트’가 개발한 만큼, 기대를 한 이용자들이 많았던 게임이었지만, 결과는 충격적이었다.
2000년대 게임 수준의 낮은 퀄리티의 그래픽, 조악한 액션과 답답한 시야, 각종 버그들이 이용자들을 괴롭혔고, ‘반지의 제왕’ IP인 만큼 기대했던 스토리마저 본작과 상관 없는 방향으로 진행됐다.
다른 인디 게임에 비해 가격이 저렴한 편도 아니었던 만큼 이용자들의 비난은 거세졌고, 실패를 통감한 ‘데달릭 엔터테인먼트’은 개발 스튜디오를 폐쇄하며 약 25명의 직원을 해고했다. 회사는 더 이상 게임 개발을 하지 않을 예정이며, 퍼블리싱에만 집중할 것이라 밝혔다.
‘반지의 제왕: 골룸’으로 인한 정확한 손실액은 알려진 바 없으나, 게임 개발비로 1590만 달러(약 226억 원)을 투자했고, 투자한 금액을 회수하지 못하고 개발 스튜디오 폐쇄로 이어진 만큼 최소 억 단위의 손실이 났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