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통 창구 대세 ‘디스코드’, 왜?
‘데이브 더 다이버’, ‘별이 되어라2’, ‘인조이’ 등 다양한 국내 게임이 디스코드를 통해 이용자와 소통하고 있다.
그중에서도 크래프톤의 ‘인조이’의 경우 디스코드를 통해 접수된 이용자들의 질문을 커뮤니티 매니저가 소개한 뒤, 김형준 PD가 직접 답변하는 로드맵 2편을 준비 준비하는 등 그야말로 디스코드를 ‘핵심’ 소통창구로 키우는 모습이 눈에 띈다.
게임사들은 왜 이런 움직임을 보이는 것일까?
가장 큰 이유는 해외 진출 움직임이 커지면서, 해외 이용자들과의 소통의 중요성도 커졌기 때문이다. 디스코드는 전 세계 1억 5천만 명 이상의 월간 활성 이용자를 보유한 해외 인스턴트 메신저로, 대표적인 ‘게이밍 음성 및 채팅 소프트웨어’로도 알려져 있다.
소프트웨어가 출시된 2015년 초창기에는 ‘스카이프’와 같은 대체 앱들로 인해 빛을 발하지 못했으나 음성, 영상 통화에서도 돈을 받지 않는 무료 정책과 좋은 실시간 통화 품질이 입소문을 타 점차 인기를 끌기 시작했다.
이후 미국에서부터 시작된 디스코드 열풍은 ‘배틀그라운드’, ‘리그오브레전드’와 같은 실시간 소통이 중요한 게임을 타고, 이윽고 국내 게이머들 사이에서도 ‘게이머 대표 메신저’라고 불릴 만한 자리에 앉게 됐다.
이 덕분에 게임사가 마련한 공식 서버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디스코드 계정이 필요하다는 단점이 있어도, 이미 상당수의 게임 이용자가 소통 수단으로 사용하고 있었으니, 거부감이 상쇄됐다고 볼 수 있다.
여기에 더해 국내 이용자들을 위한 커뮤니티도 흔들거리기 시작하면서, 디스코드의 중요성은 커졌다.
과거 국내 이용자들의 커뮤니티는 ‘네이버 공식 카페’를 이용하는 경우가 많았다. 이용자들이 포털을 통해 쉽게 접근할 수 있었고, 2011년부터는 네이버 카페 애플리케이션까지 나와 모바일 이용자도 손쉽게 카페를 통해 의견을 나눌 수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2018년 말 네이버 카페가 공식 카페 광고 정책을 개편하면서 분위기가 변했다. 최대 월 600만 원을 지불하지 않으면 플러그 SDK에 네이버 측에서 임의의 광고를 삽입하겠다고 선언한 것이다. 게임사에서 공식적으로 운영하는 카페인데, 돈을 내지 않으면 타켓 광고로 인해 타사의 게임 광고가 메인화면에 노출될 수도 있었다.
이어 2021년에는 별다른 사전 공지 없이 공식 게임 카페 신규 접수를 중단하고, 공식 카페에서 제공되던 혜택은 ‘네이버 게임 공식 라운지’로 이관하겠다고 발표하며 게임 업계의 원성을 샀다.
이에 일각에서는 해외 커뮤니티인 ‘레딧’을 이용하자는 이야기도 나왔으나, 이 경우 국내 이용자가 접근하기 어렵기 때문에, 같은 서버 안에서 별도의 국가 채널을 나눌 수 있는 디스코드로 한 번에 이용자를 관리하는 쪽으로 무게가 실리기 시작한 것이다.
다른 소통 창구에 비해 더 밀접하고 세심한 소통이 가능하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디스코드는 채팅 앱에 가까운 성격을 띠는 플랫폼이다 보니, 게임사에서 운영하는 디스코드 서버는 관리자가 상주하며 이용자 개개인이 하는 질문에 하나하나 답변해 주는 형태가 많다.
다른 커뮤니티에 비해 더 빠르고 상세한 답변을 들을 수 있고, 밀접하게 교류한다는 느낌을 제공함으로써 이용자 만족도가 올라가는 것은 물론, 게임사 측에서도 직접적인 글로벌 이용자들의 반응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게임 디스코드 서버를 운영하는 한 게임업계 관계자는 “밀접한 소통이 가능하다 보니, 공식 디스코드에 호평을 보내주시는 이용자들이 많다. 우리(게임사 측)도 직접적인 의견을 빠르게 받아볼 수 있어 이용자 분들이 보내주시는 의견을 수용하기에 좋다”라고 설명했다.
이어서 관계자는 “국내 게임사 외 해외 게임사도 디스코드를 적극 이용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글로벌 게임 플랫폼 ‘스팀’에 게임을 내는 게임사들의 상당수는 디스코드를 운영한다고 봐도 될 정도다.”, “큰 이변이 없다면 앞으로도 글로벌 출시를 노리는 게임사는 디스코드를 통해 소통할 것 같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