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용 절감, 실시간 스토리. 게임업계 AI 활용은 이제 시작이다
최근 차세대 기술로 많은 관심을 모으고 있는 AI가 게임 등 콘텐츠 제작에 어떻게 활용되고 있는지를 직접 확인해볼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됐다.
문화체육관광부(장관 유인촌)과 한국콘텐츠진흥원(원장 조현래)는 AI 기술 혁신이 콘텐츠산업 생태계에 가져올 새로운 기회와 건전한 창작생태계 육성을 위한 정책 지원 및 대응방안을 모색하는 ‘2024 콘텐츠산업포럼’을 서울 광화문 CKL스테이지에서 개최했다.
12일부터 14일까지 진행되는 이번 행사에는 방송, 게임, 음악, 이야기 등 여러 콘텐츠 분야에서 30여명의 전문가들이 모여 AI 활용 사례를 발표했다.
그중 게임업계에서는 넷마블 AI센터의 박성범 팀장과 반지하게임즈의 이유원 대표가 연사로 참여해 대기업과 인디 게임사 입장에서의 AI 활용 현황을 발표했다.
먼저 넷마블의 박성범 팀장은 AI를 활용한 사실적인 디지털 휴먼 구현을 중심으로 활용 사례를 밝혔다.
이전에는 사람과 똑같이 행동하는 디지털 휴먼을 구현하기 위해서는 수백대의 카메라를 동원해서 사람의 모션을 캡쳐해야 했지만, AI 덕분에 점점 더 적은 비용으로 디지털 휴먼을 구현할 수 있게 됐으며, 요즘은 인간의 언어만으로도 고품질 이미지를 생성할 수 있고, 2D 이미지를 바탕으로 3D 캐릭터까지 구현할 수 있게 됐다.
특히, 디지털 휴먼을 더욱 더 사실적으로 보여지게 만드는 감정 표현의 경우, 기존에는 인간의 여러 감정 표현을 전부 카메라로 찍어서 구현해야 했기 때문에 많은 비용이 들었다. 하지만, 요즘은 AI로 음성의 감정 상태를 분석한 뒤, 미리 구현되어 있는 몇가지 표정을 조합해서, 해당 음성에 맞는 표정을 만들어내는 수준까지 기술이 발전했다고 한다.
게임 개발에서도 AI를 활용해 많은 비용 절감 효과를 얻고 있다. 기본 모델링을 한 상태에서, AI를 활용해서 여러 가지 조건을 더해주면, 좀 더 디테일한 결과물을 획득할 수 있다. 그림을 잘 그리지 못하는 개발자도 컨셉초안을 AI에게 맡기면, 다른 사람들도 쉽게 알아볼 수 있는 결과물이 나오기 때문에, 커뮤니케이션 기회 비용을 대폭 절감할 수 있다고 한다.
반지하게임즈 이유원 대표는 AI를 활용한 새로운 기획 가능성에 대한 주제로 발표를 진행했다.
인디 게임사들은 대규모 그래픽과 프로그래밍 작업이 투입되는 대형 게임사들과 달리, 소규모 아이디어 중심의 게임을 개발하기 때문에, 텍스트 번역, 컨셉아트의 구체화, 레벨 디자인 테스트 등 측면에서 AI가 많이 활용되고 있다고 한다.
또한, 비용절감 뿐만 아니라, 새로운 방식의 기획을 만들어내는 기회로 눈여겨 보는 중이다. 최근 스팀에 발매돼 많은 관심을 모은 도키도키AI처럼 방탈출, 심문, 추리, 대화 등에 AI를 적용하면 정해진 스토리가 아니라 실시간으로 흥미로운 스토리가 만들어지는 새로운 재미를 구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반지하게임즈에서는 신작 추리 어드벤처 게임 ‘페이크북’에 AI를 적용해 개발 중이다. 이 게임은 언니의 억울한 죽음을 알리기 위해, SNS 상의 유명인이 되어야 하는 주인공이 다른 사람들과 DM(다이렉트 메시지)를 주고 받으면서 숨겨진 비밀을 파헤치는 포인트 앤 클릭 방식의 어드벤처 게임이다.
AI 학습으로 구현된 사실적인 대화 덕분에 실제 사람과의 채팅을 즐기는 듯한 느낌을 받을 수 있으며, 게임 내 등장하는 이미지들도 AI로 최대한 현실과 똑 같은 느낌으로 구현해, 게임이 아니라 실제 SNS 활동을 하고 있는 착각이 들도록 개발 중이라고 한다.
반지하게임즈의 이유원 대표는 “이용자들의 눈높이가 높아지면서, 이제는 AI를 썼다는 것을 신기해하지 않는다. AI가 할 수 있는 것과 개발에 AI가 필요한 이유를 분석해서, 기존에는 불가능했던 것을 AI를 써서 새로운 재미로 만들어가는 것이 게임사가 AI를 잘 활용하는 방법이 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