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휴에는 이거 할까?” 게임으로 기리는 광복절

신승원 sw@gamedonga.co.kr

8월 15일, 광복절이 얼마 남지 않았다. 광복절은 일제의 식민 통치에서 벗어나 우리나라의 주권을 되찾은 날로, 올해로 79주년을 맞이한다.

이에 여러 관공서에서 다양한 광복절 기념행사를 진행하고, 박물관과 미술관에서는 특별 전시회를 여는 등 광복절을 기리기 위해 힘쓰고 있다. 하지만 지역 단위로 진행되는 행사가 많은 만큼 모든 이용자가 원하는 행사를 골라 즐기기도 어렵고, 유독 무더운 날씨 탓에 외출이 꺼려지는 것도 사실이다.

그렇다면 누구나 집에서 쉽게, 재미있게 즐길 수 있는 게임을 통해 광복절을 기리는 것은 어떨까?

알로하 독립RUN
알로하 독립RUN

대표적인 광복절 게임으로는 방구석연구소와 국가보훈처, LG유플러스가 기획 및 제작한 ‘알로하 독립RUN(이하 독립런)’이 있다. 독립런은 하와이에서 독립자금을 모아 조국 독립을 위해 헌신한 독립운동가들을 기리고자 제작된 러닝 게임이다.

과거 국가 주권을 빼앗겼다는 소식을 들은 하와이 이주 한인들은 생활비를 쪼개 고국의 독립을 지원했다. 실제로 1919년에는 미국 하와이주에 독립운동 단체인 대한부인구제회가 설립, 재미 한인 여성들의 독립운동 후원이 활성화되기도 했다.

이런 시대상을 반영하듯 게임에도 독립 자금 수급의 어려움과 조국 독립의 염원을 담은 장애물과 아이템이 눈에 띈다. 독립운동가들이 고된 노동을 한 증거인 ‘사탕수수 더미’와 고통의 상징인 ‘가시나무’가 길을 막고, 하와이 대한부인구제회에서 판매했던 ‘휘장 배지’ 아이템을 사용하면 장애물 피해를 일시적으로 무시하고 달리는 속도를 올려주는 식이다.

한편, 방구석연구소는 ‘알로하 독립RUN’외 3.1절을 기반으로 한 ‘숨은 독립 찾기 : 꺾이지 않는 마음’, ‘대한민국 만세대전’ 등의 게임도 제작한 바 있다.

프로젝트 문화
프로젝트 문화

추리 게임을 좋아하는 이용자들은 팔일오닷컴의 ‘프로젝트 문화’ 시리즈가 좋은 선택이 될 수도 있겠다. ‘프로젝트 문화’는 총 3개의 테마(상하이 시계방, 차이자거우 기차역, 서울 빈 뫼)로 구성된 시리즈 추리 게임이다. 3개의 테마 모두 온라인으로 체험할 수 있으나, 예외적으로 ‘서울 빈 뫼’ 파트는 효창공원 현장에서도 즐길 수 있도록 구성돼 있다.

게임의 진행 방식도 간단하다. 이용자는 출력된 스크립트와 퍼즐을 통해 답을 유추하고, 하단에 있는 정답 란에 추리한 내용을 적으면 다음 스테이지로 이동할 수 있다. 온라인으로 즐기는 방탈출을 상상해도 된다.

상하이 시계방
상하이 시계방
효창공원 현장에서 즐길 수 있는 서울 빈 뫼
효창공원 현장에서 즐길 수 있는 서울 빈 뫼

추리 게임인 만큼 퍼즐 방식도 다양하다. 이용자는 ‘점자 찾기’, ‘시곗바늘을 이용한 화살표’ 등의 기믹을 만나볼 수 있고, 스테이지마다 마련된 일러스트들도 감상할 수 있다.

‘상하이 시계방’을 플레이한 한 이용자는 “게임을 즐기면서도 우리 역사의 의미를 되새길 수 있는 건 참 좋은 기회라고 생각한다. 광복절에 뭐 할까 고민했는데, 나머지 2개 테마를 즐겨야겠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부루마불 대한독립, 사진: 씨앗사
부루마불 대한독립, 사진: 씨앗사

우리에게 친숙한 보드게임 부루마불의 광복절 버전, ‘부루마불 대한독립’도 빠질 수 없다. 이 게임은 기존 개인전 위주로 진행되는 부루마불과 달리 ‘거점(독립문) 건설’을 목표로 협력하며 즐기는 게임이다.

이용자들은 주사위를 굴려 나온 수만큼 말을 이동하고, 멈춘 칸에 명시된 금액을 지불한 뒤 ‘거점’을 건설할 수 있다. ‘랜드마크’가 ‘거점’으로 대체됐다고 이해해도 된다. 하지만 특이하게 이 ‘거점’은 도달하는 즉시 건설되는 것이 아니라, 3번의 건축 과정을 거쳐야 한다.

첫 번째 이용자가 비용을 지불해 토대를 닦고, 해당 칸에 도달한 두 번째 이용자가 건설을 시작하고, 마지막 이용자가 거점을 완성시키는 식이다. 이 과정을 거쳐 6개의 거점을 제작하면 이용자들의 승리다. 거점 제작(독립)에 가장 큰 기여를 한 이용자는 ‘씨앗독립장’도 받을 수 있다.

부루마불 대한독립 관계자는 보드게임 판의 모든 칸이 28개의 독립운동 사건을 기반으로 제작되어, 게임을 하면서 자연스럽게 역사 지식을 익혀갈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광복절 기반 게임들을 본 한 게임업계 관계자는 “게임을 통해 광복절을 되짚고 기념할 수 있는 건, 역사가 어렵고 지루한 것이라는 생각을 가진 이용자들의 진입장벽을 낮춰줄 수 있는 좋은 방법이다.”라고 감상을 남겼다.

이어서 관계자는 “광복절이 있게 해준 독립운동가들에 대한 감사와 존경을 잊지 않고, 그들의 헌신을 되새기며 앞으로도 이와 같은 게임들이 많이 제작되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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