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이 두부가 뭐길래 그렇게 난리, ‘더 스트롱기스트 두부’
‘두부 마리오’, ‘두부에 미쳐야 나올 수 있는 게임’...
최근 게임 유튜버들이 뜬금없이 ‘두부’에 빠졌다. 일본에서 화제를 모으던 두부 게임, ‘더 스트롱기스트 두부(The Strongest Tofu)’가 알음알음 입소문을 타면서 국내에서도 알려지기 시작한 것이다.
‘더 스트롱기스트 두부’는 지난 2일 따끈따끈하게 출시된 액션 플랫포머 게임이다. ‘두부 마리오’라는 별명처럼 기본적인 게임 플레이는 슈퍼 마리오와 유사하다. 두부를 조작해 스테이지를 돌파하고, 최종 목적지에 도달하면 된다. 슈퍼 마리오에서 깃발을 잡고 스테이지를 마무리하듯, 이 게임에서는 두부가 일본식 된장국에 몸을 던져 스테이지가 클리어된다. 콘셉트 하나는 철저하다.
게임의 조작 방식은 상당히 독특한 편이었다. ‘더 스트롱기스트 두부’는 기본적으로 컨트롤러를 기반으로 한 조작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키보드로도 플레이할 수는 있지만 컨트롤러에 최적화돼 있다. 예를 들어, 이 게임에서 가장 중요한 점프는 B키를 눌러 기운을 모으고 L스틱으로 방향을 지정하는 식으로 진행할 수 있다.
기운을 오래 모을수록 높이 점프할 수 있지만, 방향이 조금이라도 어긋나면 점프 거리가 짧아지거나 예기치 못한 방향으로 튀는 경우가 많다. 물리엔진도 독특한 편이라 게임의 엔딩까지 봤지만 아직도 점프의 강도를 마음대로 조절하지 못할 정도다. ‘항아리 게임’으로 유명한 ‘게팅 오버 잇’이나 ‘골프 잇’ 같은 게임들과 유사한 느낌이었다.
사악한 물리엔진과 달리 스테이지 디자인은 상당히 재밌다. ‘두부’라는 핵심 콘셉트에 맞게 후반에는 두부 관련 OX퀴즈를 통과해야 다음 스테이지로 이동할 수 있도록 했고, 퍼즐 요소와 액션이 적절하게 배치되어 지루하지 않게 설계되어 있다. ‘두부의 유통기한’이라는 콘셉트에 맞춰 각 스테이지에 제한시간을 걸어둔 것도 독특했다.
보통 난도 기준으로 게임은 크게 어렵지 않은 편이었지만, ‘두부의 종류’를 통해 자체적인 난도 조절이 가능해 취향에 맞게 게임을 즐길 수 있을 것 같았다. 단단한 고야 두부는 높은 곳에서 떨어져도 부서지지 않기 때문에 쉽고, 부드러운 비단 두부는 미끌거리기 때문에 조작이 더 어려워 지는 식이다. 보통 난도(목면 두부)부터는 기를 너무 많이 모아서 점프하면 내 점프에 내가 죽는 경우도 발생한다. 무른 두부는 서럽다.
이 게임의 가장 핵심적인 콘텐츠, 시네마틱 영상에 대한 이야기도 빠질 수 없다. 구역을 통과할 때마다 이용자는 일본의 실제 두부 공장에서 두부를 만드는 과정을 보게 된다. 이 영상은 공장의 전경을 보여주는 장면으로 시작해 콩을 고르고, 씻고, 갈아서 틀에 넣는 과정을 세밀하게 담고 있다.
유머러스한 게임 분위기와 달리 영상은 촬영, 편집, 사운드 등 모든 부분에서 신경을 쓴 것이 느껴지는 상당한 고퀄리티 다큐멘터리다. 엉뚱한 상황에서 혼자 진지한 사람을 보면 웃음이 나온다고들 하는데, 이 영상이 딱 그랬다.
영상을 감상하는 시간을 포함해도 게임은 2시간 내외로 엔딩을 볼 수 있을 정도로 볼륨은 적은 편이다. 간단하게 킬링 타임 용도로 게임을 플레이하고자 하는 이용자에게는 적절하겠지만, 개인적으로는 유료 게임인 만큼 더 많은 콘텐츠가 있었으면 한다는 감상이 들었다. 게임의 용량도 예상보다 무거운 편이라 다운로드하는데 시간이 좀 걸렸는데, 1~2시간 플레이하고 게임을 끄게 되는 게 상당히 아쉬웠다.
본 스테이지 외에도 ‘두부 공장’이라는 별도의 콘텐츠가 있긴 하지만, 단순히 타이밍에 맞춰 마우스나 버튼을 클릭하는 게 전부인 해당 콘텐츠는 한두 번 하면 쉽게 질려 더 이상 플레이하고픈 마음이 들질 않았다.
아직 공식적인 한국어를 지원하지 않는 것도 아쉽다. 현재 이용자가 직접 제작한 비공식 한글 패치가 있긴 하지만, 개발사에서 직접 한국어를 지원하진 않는다. 게임 플레이가 직관적이라 초반부에는 큰 문제없지만, 후반부 두부 OX퀴즈 같은 부분에서는 한국어 미지원이 치명적인 만큼 근시일 내에 언어 업데이트가 이루어져야 이용자가 보다 편안하게 게임을 플레이할 수 있으리라 본다.
결론적으로, ‘더 스트롱기스트 두부’는 독창적인 콘셉트를 자랑하는 인디 게임이다. 두부라는 독특한 소재에 호기심이 있는 이용자에게는 추천할 만하지만, 볼륨 대비 가격에 민감한 게이머에게는 아쉬울 수 있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