텀블벅 721% 달성한 화제의 보드게임 ‘냥냥집사’, ‘첫눈에 반하는 귀여움이 통했다’
나만의 보드 게임을 만들어보고 싶은 신인 작가들을 돕는 지원 사업이 있다. 보드 게임 전문 회사 젬블로컴퍼니가 지난 2020년부터 플랫폼 기업으로 선정돼 참여하고 있는 한국콘텐츠진흥원의 ‘창의인재동반사업’이다.
젬블로컴퍼니는 이 사업을 통해 매년 역량있는 작가들을 발굴하고, 전문가 멘로링을 통해 참가자의 프로젝트가 실제로 판매되기까지 지원하고 있으며, 덕분에 매년 많은 신인 작가들이 수준 높은 작품을 선보여, 국내 보드 게임 업계에 참신함을 불어넣고 있다.
올해 역시 ‘창의인재동반사업’을 통해 다양한 작품들이 개발된 가운데, 선정작 중에 텀블벅 721% 달성이라는 놀라운 수치를 기록한 작품이 있어 관심을 모으고 있다. ㅎㅅㅎ 디자인 스튜디오를 운영하고 있는 채선혁 대표와 도담이라는 활동명으로 잘 알려진 김현서 작가가 협력해 만든 ‘냥냥집사’다.
게임동아에서 '2024 콘텐츠 창의인재동반사업 우수 프로젝트 사업화 지원 사업'의 일환으로 채선혁 대표와 김현서 작가를 만나, ‘냥냥집사’의 텀블벅 성공담을 들어봤다.
“굉장히 공들여 만든 게임이고, 올해 인디보드게임마켓에서도 화제작 1위에 오를 정도로 반응이 좋았기 때문에 잘 될 것 같다는 생각을 하긴 했지만, 이렇게 폭발적인 반응은 예상하지 못했습니다. 기간도 한달 넘게 설정했고, 잘 안팔릴 것을 대비해서 광고도 준비하고 있었는데, 일주일만에 펀딩 목표를 달성해서 광고는 할 필요도 없었네요”
채선혁 대표의 말에 따르면 이렇게 폭발적인 호응의 원인은 귀여운 것을 좋아하는 김현서 작가가 제대로 실력을 발휘해서 선보인 보드 게임 구성품 때문이다. 텀블벅 시작 당시 고양이의 매력을 그대로 담아낸 주사위 때문에 보드 게임은 잘 모르지만 인테리어용으로 구입하겠다는 사람들이 있을 정도였다고 한다. 보드 게임 커스텀 미플 스티커가 주력 수입원이고, 보드 게임 수집가이기도 한 채선혁 대표가 자신이 소장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구성품이 매력적인 보드 게임으로 만들려고 노력한 덕분이다.
올해 인디보드게임마켓에서도 고양이 주사위만 보고 텀블벅에 참여했는데, 도대체 어떤 게임인지 궁금해서 직접 체험해보러 왔다는 사람들이 많았으며, 현장에서 구성품을 보고 반해서 체험해보고 싶다는 이들도 많았다고 한다. 인스타그램을 통해 연재된 개발 일기 또한, 게임에 대한 관심을 끌어모은 일등 공신이 됐다.
지난 2022년 ‘콘텐츠 창의인재동반사업’을 통해 알게 된 두 사람이 협력해서 보드 게임을 만든 것은 이번이 처음이지만, 첫 작품답지 않게 굉장한 완성도를 보일 수 있었던 것은, 두 사람 모두 이전부터 많은 경험을 쌓아온 덕분에 바로 시너지 효과가 났기 때문이다. 채선혁 대표는 이전에 스테레오마인드 등 여러 보드 게임 개발에 참여했으며, 김현서 작가 역시 ‘냥냥집사’의 전신이라고 할 수 있는 ‘냥냥빵집’으로 2023년 콘텐츠 창의인재동반사업에 선정된 바 있다.
채선혁 대표는 ‘냥냥빵집’의 고양이 주사위가 굉장히 매력적이어서 이를 더 잘 살리고, 보드 게임을 모르는 사람도 쉽게 즐길 수 있도록 개선방안을 고민을 하다보니, ‘냥냥집사’가 탄생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일반적으로 보드게임하면 복잡한 룰북을 공부해야 즐길 수 있다는 선입견이 있지만, 이 게임은 고양이 주사위를 굴려서 나온 부위 조합에 따라 장난감 카드를 가져가고, 가장 부자가 된 고양이가 승리하는 직관적인 방식이라, 누구나 한번만 해보면 쉽게 즐길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복잡한 것을 싫어하는 현재 트렌드를 반영하면서, 손자, 손녀와 할머니, 할아버지가 함께 즐길 수 있을만큼 쉬운 게임을 만들려고 했기 때문이다.
다른 보드게임보다 더 눈에 띄는 독특한 구성품이 ‘냥냥집사’의 성공을 이끌기는 했지만, 쉬운 결정은 아니었다. 구성품이 독특할수록 만들기가 어려워지고, 생산 단가도 올라가기 때문이다. 국내에서는 만들어주겠다는 곳이 없어서, 중국에서 업체를 찾아야했고, 개인 작가 의뢰는 잘 받아주지 않으려고해서, 아는 보드게임업체 소개로 간신히 만들 수 있었다고 한다. 또한, 처음에는 안팔릴 것을 걱정해서 500개만 만들려고 했지만, 단가가 너무 비싸져서 주문량을 1000개로 늘렸다. 지금이야 잘한 선택이 됐지만, 당시에는 상당한 부담이 느껴지는 결정이었다.
이런 노력 덕분인지 ‘냥냥집사’의 텀블벅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됐고, 현재 전문 퍼블리셔와의 계약도 앞두고 있다. 개인 작가 입장에서는 생산과 보관, 유통에 대한 부담이 크고, 해외 시장까지 고려하려면 퍼블리셔의 도움이 필수이기 때문이다. 채선혁 대표는 텀블벅 이후 정식 출시 일정은 퍼블리셔와의 협의를 통해 결정될 예정이고, AS용으로 남겨둔 100개 물량도 텀블벅 배송 완료 후 다른 방식으로 판매할 예정이니, 텀블벅을 놓치신 분들은 조금만 더 기다려달라고 양해를 구했다.
“’냥냥집사’ 이후에도 또 다른 기회가 주어진다면 계속 도전을 계속 하고 싶습니다. 한정된 국내 보드 게임 시장 상황상 신인 작가가 보드게임만으로 먹고 사는 것은 쉽지 않지만, 보드 게임을 좋아하니까요. 냥냥집사 캐릭터들을 살린 머그컵, 이모티콘 등도 만들어서 조금씩 수익을 늘려가고 있고, 이번에 퍼블리셔 판매에서도 좋은 성과가 이어진다면 더 좋은 작품으로 다시 돌아올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많은 응원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