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돌 맞이한 지스타 2024 폐막.. 최대 흥행 갱신에 갈라파고스 우려 '공존'
국내 최대 게임쇼 ‘지스타 2024’가 20주년을 맞이하며 뜨거운 관심 속에 4일간의 대장정을 마무리하고 막을 내렸다.
한국게임산업협회(K-GAMES)가 주최하고 지스타 조직위원회와 부산정보산업진흥원이 공동 주관한 '지스타 2024'는 지난 11월 14일(목)부터 11월 17일(일)까지 4일간 부산 벡스코를 달구며 성황리에 폐막했다.
3,359 부스가 차려진 지스타 2024는 역대 최대 규모를 또다시 갱신했으며, 4일간 약 21만 5천 명이 방문한 것으로 파악됐다.
중견 게임사들, 일제히 차기작 발표.. '미래를 제시하다'
벡스코 제1전시장에서는 다이아몬드(메인) 스폰서로 참여한 넥슨코리아가 시연 출품작으로 '슈퍼 바이브', '퍼스트 버서커: 카잔', '환세취호전 온라인', '프로젝트 오버킬' 등 4개 작품을 선보였으며, 30주년을 맞이하여 대규모 오케스트라 공연 등을 진행하며 색다른 즐거움을 선사하는 모습이었다.
넷마블은 글로벌 인기 IP(지식 재산) 중 하나인 '왕좌의 게임: 킹스로드'와 '몬길: 스타 다이브' 등을 출품하고 인기 인플루언서와 함께 다채로운 이벤트를 진행했으며, 라이온하트 스튜디오는 출시 예정인 신작 '발할라 서바이벌'의 시연대를 마련하고 '프로젝트 C', '프로젝트 S', '프로젝트 Q'등으로 명명된 신규 프로젝트를 공개해 주목을 받았다.
이어 100 부스 규모로 참여한 웹젠은 수려한 그래픽과 화려한 액션, 다양한 오픈월드 탐험 요소를 바탕으로 국내 최고의 기대작 중 하나로 손꼽히는 '드래곤 소드'를 시연했고, 서브컬처 장르의 신작인 '테르비스'의 신규 영상을 공개했다.
크래프톤은 '인조이', '딩컴 모바일', '프로젝트 아크' 등을 선보였고, 펄어비스는 BTC 참가자를 대상으로는 국내 최초로 '붉은 사막'의 시연 기회를 제공하며 주목을 받았다.
이외에도 50 부스 규모로 참여한 그라비티는 '라그나로크3', '프로젝트 어비스', '라그나로크 크러쉬' 등 다수의 신작을 포함한 17종 라인업을 출품하였고, 역시 50 부스 규모로 지난해에 이어 참석한 그리프라인 부스에서는 '명일방주'의 세계관을 배경으로 하는 신규 3D 전략 게임 '명일방주: 엔드필드'를 체험하기 위한 사람들로 장사진을 이뤘다.
마지막으로 또 다른 BTC 영역인 벡스코 제2전시장 1층에서는 언리얼 엔진 5를 활용한 수준 높은 그래픽과 최고의 기술력이 집약된 AAA급 신작 '아키텍트: 랜드 오브 엑자일'을 출품한 하이브IM과, 사우디아라비아 정부가 추진하는 게임 테마의 신도시 프로젝트 키디야가 관람객을 맞이했다. 특히 키디야는 색다른 콘셉트로 무장한 체험형 슈팅게임 '아웃포스트 오메가'를 공개해 주목을 받았다.
지스타 2024, 인디 게임사들 약진 '돋보여'
이번 지스타 2024에서 인디 게임사들의 약진도 눈에 띄었다. 먼저 한국콘텐츠진흥원(이하 콘진원)이 40 부스 규모 ‘게임 레벨업 쇼케이스 2024’을 마련, 총 10개의 게임을 이용자에게 선보였다.
관람객들은 이 쇼케이스에서 ▲안녕서울-이태원편(지노게임즈) ▲THANKS, LIGHT(라이터스). ▲라이트 오디세이(썬게임즈) ▲DODORI(브릿지뮤직) ▲베다(트라이펄게임즈) ▲소울러즈(드래빗 스튜디오) ▲해태: 가디언즈(지팡이게임즈) ▲벨라스터(오디세이어) ▲솔라테리아(스튜디오 두달) ▲더 렐릭: 퍼스트 가디언(프로젝트 클라우드게임즈)을 만나볼 수 있었다.
콘진원에서 별도로 추가한 게임인재원 5기 교육생들의 졸업 작품도 별도의 부스를 통해 전시되었다. 부스에서는 ▲TRAPPER ▲Chronos ▲4Quest ▲VISION PREDATOR ▲K:SANA ▲Midnight Cleanup ▲돈미세용병단 ▲기계소녀 등 다양한 장르와 스타일로 구성된 8개의 작품을 만나볼 수 있었다.
모바일 게임을 주력으로 하는 구글 플레이와 PC 게임을 주력으로 하는 스팀의 힘싸움도 이번 지스타 2024의 또 다른 볼거리였다. 구글코리아는 '쿠키런: 모험의 탑'을 비롯해 멀티플레이 경쟁형 파티 게임 '소닉 럼블'을 중심으로 부스를 조성하여 게임 개발사 못지않은 인기를 자랑했고, 스팀은 제2전시관에서 수많은 PC 중심의 인디 게임사들과 함께 부스를 조성하여 자사의 스팀덱 기기를 시연하며 게임사들을 유혹했다.
또한 경남 지역의 유력 퍼블리셔인 공감오래에서 신작 '터치다 냥!', '함선 키우기'를 앞세워 부스에 인기몰이를 시작했고, 공주대 게임디자인과에서 ▲내러티브(비이성적) ▲the T(α-3) ▲블랙아웃(실외기 오퍼레이션) ▲SOS(DEX) ▲PROJECT :T(DEX) ▲죽음을 받아들이는 다섯 가지 방법(유니복스) ▲H4H Project(이중수소) ▲게이트 가디언(INCA) ▲다운로드(부대찌개) ▲Dummy(1921) ▲Ultrawoman(toporosy) ▲집행: The Forbidden Mission(씨더덕) 등 총 12종으로 구성된 게임을 선보이기도 했다.
이외에도 올해 엔씨(NC)의 후원으로 지스타 BTB 부스에 4개 기업이 참여했다. 스타트업은 △슈퍼조이 △오지 △올라프게임즈 △36리터스 등 4개 기업으로, 엔씨(NC)는 2017년부터 8년 연속으로 한국 게임 산업의 발전과 업계 상생을 목표로 스타트업의 지스타 참가를 지속적으로 지원하는 모습을 보였다.
다양한 볼거리, 풍부한 즐길거리로 무장했던 행사
다양한 볼거리와 즐길거리로 무장했다는 점도 지스타 2024를 높이 평가하게 만드는 요소였다. 올해 42개 세션(키노트 4개, 일반 38개, 3트랙)으로 진행되었던 G-CON 2024 역시 20주년에 걸맞은 역대 최고 수준의 연사 라인업으로 청중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키노트 세션에서는 코에이 테크모의 창업자이자 '삼국지', '대항해시대' 등을 개발하며 세계 최고의 게임 제작자 중 한 명으로 여겨지는 시부사와 코우(에리카와 요이치) 총괄 프로듀서, JRPG의 전설 '파이널 판타지' 시리즈를 총괄한 키타세 요시노리와 '파이널 판타지 VII 리메이크' 디렉터인 하마구치 나오키, '퍼스트 버서커: 카잔'으로 많은 게이머의 관심을 받은 네오플의 윤명진 대표 그리고 현세대 최고의 애니메이터이자 일러스트레이터로 꼽히는 요네야마 마이가 연설자로 참여하였다.
일반 세션에서도 최근 발매 후 전 세계적으로 최고의 작품으로 평가받은 '아스트로봇'의 개발사 팀 아소비의 니콜라스 두셋 스튜디오 디렉터, 서브컬처를 주도하며 '소녀전선' 시리즈로 유명한 우중 프로듀서, 소울라이크 장르의 대표작 '블러드본'을 담당했던 야마기와 마사아키 등이 참가하였으며, 이 밖에도 인디 게임으로는 전 세계적인 인기를 자랑했던 '다키스트 던전'과 로블록스, 스팀 등의 전문가가 한데 모여 그들의 노하우를 공유하였다.
이와 함께 지스타 20주년을 맞아 글로벌 게임 플랫폼 스팀과 함께한 지스타 인디 쇼케이스 2.0: Galaxy는 4일간의 행사기간 동안 제2전시장 BTC관에 마련된 부스와 지스타 TV 온라인 방송으로 동시 진행되었으며 많은 일반 방문객과 BTB 바이어들이 인디게임을 즐기기 위해 현장을 찾았다.
이어 17일(일) 이번 인디 쇼케이스 참석자를 대상으로 진행되었던 지스타 인디 어워즈에서는, 스네이크이글의 '킬 더 위치', 엔스펙의 '월드온' 등 6개 작품이 우수한 평가를 받으며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마지막으로 벡스코 앞에서는 게임 분장을 한 코스프레이어들이 행사장을 가득 메우며 자신들만의 놀이 문화를 만들었고, '렐루게임즈', '구글 플레이', 넥슨 등 대형 게임사들이 다양한 이벤트를 진행하면서 행사를 북돋웠다. 관람객들이 편하게 식사를 할 수 있도록 구성한 푸드 트럭존도 다채로운 음식들로 호평을 받았다.
계속되는 역대급 흥행.. BTB의 부진과 갈라파고스화는 '과제'
다양한 볼거리와 최대급 흥행으로 20돌을 축하한 지스타 2024였지만, BTB관의 부진과 해외 게임사들의 연이은 지스타 2024 불참은 옥에 티로 남았다.
먼저 벡스코 제2전시장 3층에 마련된 BTB관은 11월 14일(목)을 시작으로 11월 16일(토)까지 3일간 오프라인과 온라인으로 진행되었다. 전년 대비 부스 규모가 확대(23년 896 부스, 24년 924 부스)되었으나, 인원이 몰리는 BTC관과 대비될 정도로 BTB 관 내에 사람 구경을 하기 힘들 만큼 한산하다는 평가가 이어졌다.
주최 측에서는 BTB관 가운데에 네트워크 라운지의 규모 확대 및 전략적 위치 배치 등으로 쾌적한 비즈니스 인프라를 구축하였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BTB 부스의 한산함은 게임산업협회의 파격적인 결단이 요구되는 부분으로 지적되고 있다.
나아가 해외 메이저 게임회사들이 거의 참가하지 않았다는 부분도 향후 지스타 2024의 정체성과 함께 게임산업협회에 책임론이 일 수 있는 부분으로 지목된다.
20년 전 지스타 탄생 초기부터 아케이드 게임업계가 등을 돌렸고, 소니, 닌텐도, 마이크로소프트 등 3대 콘솔 게임사가 모두 등을 돌리면서 지스타에 '종합 게임쇼'나 '국제 게임 전시회라'는 표어가 점점 빛을 바라고 있는 상황이다.
나아가 최근에 중국 게임사들까지 최종적으로 행사 참여를 주저하면서 지스타 게임쇼가 한국 게임사만의 갈라파고스 행사로 전락하고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