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지났어도 여전히 빛나는 열혈강호 온라인, 묵묵히 원작 따라가며 보여줄 것이 많다
한국 만화를 대표하는 인기 작품 전극진, 양재현 작가의 인기 만화 ‘열혈강호’가 30주년을 맞이했다. 그리고 이 ‘열혈강호’를 온라인 게임으로 만든 엠게임의 ‘열혈강호 온라인’도 올해로 20주년을 맞이했다.
지난 2004년에 오픈 베타를 시작해 지금까지 서비스되고 있는 ‘열혈강호 온라인’은 20년이라는 수많은 신작 게임들이 나왔음에도 불구하고, 꾸준한 인기로 엠게임의 든든한 대들보 자리를 지키고 있다.
특히 중국 등 해외에서는 제2의 전성기를 맞이했다는 얘기가 나올 정도로 폭발적인 매출 성장을 보여주고 있다. 게임 개발 기술, 이용자들의 취향 등 모든 것이 순식간에 바뀌기 때문에 6개월 서비스가 유지돼도 하프 애니버서리 이벤트를 진행하는 요즘 시대에 보기 드문 사례다.
20주년을 기념해 ‘열혈강호 온라인’ 개발을 이끌고 있는 강영순 본부장과 기획팀 공근영 팀장을 만나서 소감을 들어봤다.
그들은 “무협이면서 아기자기한 캐릭터와 코믹한 연출이 더해진 게임이 많지 않다 보니, 20년간 꾸준히 사랑받고 있는 것 같다”며, “원작의 매력적인 스토리 라인을 그대로 따라가고 있는 것이 열혈강호 온라인의 강점인 만큼, 앞으로 원작의 스토리를 충실히 반영하는 것은 기본이고, 잠시 스쳐지나갔던 에피소드나 if 스토리 등 앞으로 보여드릴 것이 많다”고 강조했다.
또한, “20년 동안 서비스하면서 힘들기도 했고, 즐거운 일도 정말 많았다. 여전히 가장 힘든 부분은 이용자분들을 실망시키고, 질책을 받는 것이다. 이용자분들이 실망하시는 일이 없도록 콘텐츠를 더 잘 준비해서 업데이트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다음은 질의응답
Q : 원작 스토리가 있는 게임은 그것을 그대로 따라가면 되니 유리한 점도 있지만, 팬들의 생각하는 기대치가 높다는 약점도 있다. 부담감이 클 것 같다.
A : 원작 스토리를 최대한 반영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조금이라도 다르면 왜 다르냐는 반응이 나오긴 한다. 하지만, 이용자들이 스스로 스토리를 만들어가는 MMORPG의 특성상, 원작 스토리만을 강요할 수는 없다. 최대한 따라가면서 게임만의 새로운 요소도 더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Q : 원작자들이 인터뷰에서 2025년에 완결될 것 같다는 말을 한 적이 있다. 이후에 열혈강호 온라인은?
A : 현재 원작이 91권까지 나왔고, 열혈강호 온라인에서 구현된 분량은 56권 정도다. 아직 다룰게 많이 남았다. 원작이 완결되더라도, 원작에서 스쳐지나갔던 에피소드, 이미 등장한 지역의 IF 스토리 등 다양한 즐길거리를 선보일 수 있을 것 같다.
Q : 20년간 서비스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다면?
A : 게임 운영자 계정으로 처음 접속했을 때가 기억에 남는다. 누군가 귓말을 걸어서 대화를 하다보니 계속 늘어나서 감당이 안되길래 접속을 끊었다. 그 때 운영자가 누구 편을 많이 든다는 이상한 소문이 돌아서 곤란했던 기억이 있다. 게임 운영자들의 힘든 고충을 느꼈다. 그리고 열혈강호 온라인에서 가장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는 이벤트가 한글날 이벤트다. 예전에는 한글날이 쉬는 날에서 빠진 시기가 있었는데, 이 때도 평일이지만 아주 중요한 이벤트로 계속 유지하고 있었는데, 다시 쉬는 날로 바뀌면서 뿌듯한 느낌을 받았다.
Q : 개발하느라 바쁠텐데, 게임에 자주 접속하는 편인가?
A : 대규모 업데이트가 있는 주간에는 무조건 들어간다. 그리고 해결이 잘 안되고 있는 문제가 있을 때는 접속해서 이용자분들의 실제 반응을 확인하고 있다.
Q : 중국에서 열혈강호 온라인의 인기가 정말 놀랍다. 특별한 비결이 있나?
A : 중국은 TV를 틀면 절반 이상이 무협 관련이다. 무협 자체가 인기가 꾸준하다보니, 열혈강호 온라인도 꾸준한 인기를 얻고 있는 것 같다. 그리고 조작이 간단하고, 저사양 때문에 접근성이 좋으며, 무협 게임 중에 열혈강호 온라인처럼 아기자기한 캐릭터와 코믹한 요소가 더해진 게임이 거의 없어서 시장 선점 효과가 있었던 것 같다.
Q : 열혈강호 온라인은 중국 서비스 비중이 높은 편이다. 중국 서비스에서 다른 점이 있나?
A : 거의 동일한 버전이다. 다만, 한국 버전에서의 세력전은 모든 이용자가 참여하는데, 중국 세력전은 이용자 수가 너무 많아서, 레벨대 별로 진행된다. 그리고 한국은 아이템 강화 최대치가 10강인데, 중국은 15강이다. 한국도 15강으로 높힌 적이 있었으나, 이용자 분들이 싫어해서 10강으로 다시 낮췄다.
Q : 중국에서 검열 강화했다는데, 열혈강호 온라인은 영향이 없었나? A : 검열이 강화됐다는 얘기는 들었지만, 더 힘들어진 것은 없다. 다만, 디자인이나 세세한 부분에서 수정 요청이 많기는 하다. 얼굴을 가리면 안되고, 배구공을 보면 라인이 3개가 나오는데, 특정 국가의 국기가 연상된다면서 빼달라는 경우도 있었다.
Q : 중국에서 지역별로 서버를 여는게 인상적이다.
A : 지금은 많이 개선됐지만, 예전에는 지역별로 네트워크 속도가 달랐다. 안정적인 서비스를 위한 선택이다.
Q : 코로나19 때 대부분의 게임 성적이 상승했지만, 열혈강호 온라인의 상승세는 더 특별했던 것 같다. 다른 게임들과 차별화된 전략이 있었나?
A : 코로나19 이전에도 상승 중이긴 했다. 공성전 콘텐츠 업데이트, 그리고 아이템 드랍율을 예전보다 높인 것이 시너지 효과를 낸 것 같다.
Q : 꾸준한 팬들이 있긴 하지만, 하는 사람만 하는 게임이라는 이미지가 있다. 신규 이용자 유입에 대한 고민이 필요할 것 같다.
A : 매년 가장 큰 숙제다. 신규 이용자들이 들어오면 신규 이용자 버프를 받게 되고, 기존 이용자와 파티를 맺으면 기존 이용자들에게도 버프가 생기기 때문에 신규 이용자가 늘어나는 것을 다 좋아한다. 다만, 마케팅 측면에서는 고민이 많다. 인플루언서 중에 열혈강호 온라인을 다루는 이들이 좀 있어서 이들과 협업해보고 싶다.
Q : 오래된 게임이다보니, 이용자 층 연령대가 꽤 높을 것 같다.
A : 30~40대가 가장 많고, 그 다음은 20대, 50대 순이며, 60대 이상인 분들도 있다. 당연히 10대 이용자가 가장 적은데, 우리의 가장 큰 숙제다.
Q : 오랜 기간 서비스를 유지하고 있는 것이 대단하긴 한데, 옛날 게임 엔진이라 업데이트가 쉽지 않을 것 같다. 최신 엔진 교체에 대한 고민을 해본 적이 있나?
A : 고민을 많이 했고, 실제로 작업을 해보기도 했다. 다만 열혈강호 온라인 특유의 느낌이 잘 나지 않았고, 현재 엔진은 저사양 컴퓨터에서도 잘 돌아간다는 장점이 있다. 그래픽 퀄리티를 높였으면 하는 이용자들의 의견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엔진 교체로 이질감이 생기는 것보다는 현재 엔진에서 최대한 퀄리티를 높이는 것이 최선이라고 판단을 내렸다.
Q : 모바일이나 콘솔 버전만드는 게임들이 많다. 열혈강호 온라인을 다른 플랫폼으로 개발할 계획은 있나?
A : 엠게임이 직접 만드는 것은 아니지만, 열혈강호 온라인 리소스를 활용한 모바일 게임들이 많이 나왔다. 앞으로도 꾸준히 나올 것 같다.
Q : 열혈강호 온라인 리소스를 활용한 전민강호 출시를 앞두고 있다. 열혈강호 온라인에 영향을 주지 않을까?
A : 이전에도 열혈강호 온라인 리소스를 쓴 신작이 나오면 열혈강호 온라인 접속자가 늘어나는 경향이 있었다. 이번에도 시너지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Q : 업데이트 예고한 콘텐츠 중에 170레벨 이상 콘텐츠도 있다. 신규 이용자들을 위한 콘텐츠는?
A : 기존 이용자 중에 상위권을 위한 콘텐츠다. 신규 이용자를 위한 콘텐츠는 따로 준비하고 있다. 그리고 20주년 이벤트는 강화 비용 할인, 상점 비용 할인 등 신규, 복귀, 기존 이용자들을 모두 아우르는 이벤트가 진행될 예정이다.
Q : 원작 기반 직업이 많은데, 이용자들에게 가장 인기 있는 직업은?
A : 초반에 나왔던 캐릭터들의 인기가 높다. 도 캐릭터는 지금도 인기다. 영웅 직업 쪽에서는 주인공인 한비광이나 담화린의 인기가 높다.
Q : 이번 업데이트 이후 새로운 엔드 콘텐츠가 추가될 수 있나?
A : 예전에 있었던 2:2 비무대를 바꾼 형태의 콘텐츠를 개발 중이다. 이용자와 NPC가 같이 비무대회를 참가하는 형태다. 검왕, 천마신군, 도제 등이 등장해서, 이용자가 좀 약하더라도, 강력한 NPC가 팀이 되면 이길 수 있는 가능성이 높아진다면, 색다른 재미가 될 것 같다.
Q : 한국 서버보다 해외 서버 인기가 많으면, 한국은 테스트 서버고, 중국이 본서버라는 얘기가 나올 수 있다
A : 개발된 콘텐츠가 한국에 가장 먼저 도입되기 때문에, 업데이트된 콘텐츠에 버그가 많으면 어쩔 수 없이 듣게 되는 말이다. 그런 말이 나오지 않도록 개발팀이 좀 더 열심히 준비하겠다.
Q : 20년 동안 잘 서비스해왔는데, 20년 뒤의 열혈강호 온라인의 모습은 어떻게 예상하는가?
A : 신규 캐릭터와 신규 월드를 선보이고 있으니, 그때 쯤이면 원작의 핵심인 신지가 나왔을 것 같고, 원작 완결된 이후 이야기도 만들어가고 있을 것 같다.
Q : 10대 이용자 수가 적은 것이 숙제라고 했는데, 10대를 늘리기 위한 전략이 있다면?
A : 오래된 게임이기도 하지만, 10대 이용자들에게는 뽑기 아이템을 팔지 않고 있다. 그것의 영향도 좀 있는 것 같다. 그래도 10대 이용자에게는 뽑기 아이템을 팔고 싶지 않다. 10대 이용자를 늘리기 위한 특별한 전략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열심히 노력하겠다.
Q : 20년 동안 계속 플레이한 이용자가 얼마나 되나?
A : 정확한 수치를 조사한 것은 아니지만, 전체 이용자의 5% 정도는 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
Q : 20년 동안 열혈강호 온라인이 가장 빛난 시기가 언제라고 생각하나?
A : 여러 가지 일이 있었지만, 오픈 직후가 가장 빛났던 것 같다. 전 세계를 강타했던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와도 경쟁했던 기억도 있다. 현재 중국에서 열혈강호 온라인의 인기가 다시 높아졌는데, 공교롭게도 중국에서 서비스 중단됐던 월드오브워크래프트가 재런칭하면서, 다시 재대결하게 됐다.
Q : 20년 동안 서비스하면서 해보고 싶었는데, 못 넣은 콘텐츠가 있나?
A : 생각한 것은 거의 다 넣은 것 같다. 다만, 문파전은 어뷰징 때문에 우리 생각과 다르게 플레이되고 있어서, 본연의 재미를 살릴 수 있는 방향으로 개선하고 싶긴 하다. 원작에 보면 무기와 계약하는 모습이 나오는데, 그것을 구현하기가 쉽지 않다. 생성형AI로 뭔가 바꿔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긴 하다.
Q : 20주년을 맞이한 소감 부탁드린다.
A : 20년 동안 서비스하면서 힘들기도 했고, 즐거운 일도 정말 많았다. 여전히 가장 힘든 부분은 이용자분들을 실망시키고, 질책을 받는 것이다. 이용자분들이 실망하시는 일이 없도록 콘텐츠를 더 잘 준비해서 업데이트하도록 노력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