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형제가 뭉치니까 더 재밌다! ‘마리오&루이지 RPG 브라더십!’
마리오&루이지 RPG 시리즈가 9년 만에 돌아왔다.
지난 7일 출시된 ‘마리오&루이지 RPG 브라더십!(이하 브라더십)’은 닌텐도 스위치로 만나볼 수 있는 액션 RPG로, 시리즈 최초로 풀 3D 그래픽이 도입된 것이 특징이다. 이용자는 분리된 대륙 ‘커넥탈랜드’를 다시 연결하기 위해 흩어진 섬들을 재건하는 마리오와 루이지의 이야기를 만나볼 수 있다.
풀 3D 그래픽이 적용됐기 때문인지 게임을 시작하자마자 밀도감 높은 풍경이 이용자를 반겨준다. 캐릭터와 배경 모두 생동감 있게 구현되었으며, 분리된 다양한 지역의 고유한 매력을 시각적으로 잘 표현했다. 그러면서도 카툰 렌더링 기술을 통해 3D의 이질감을 줄이고, 만화처럼 과장된 액션과 움직임이 보는 맛을 더해줬다. 시각적으로 가장 먼저 접하게 되는 그래픽에서 훌륭한 모습을 보여주니 본격적인 모험을 떠나기 전부터 게임에 대한 기대감을 무럭무럭 키워줬다.
마리오&루이지 RPG에서 기대하는 형제의 ‘협동’도 탄탄하게 구현돼 있었다. 필드 장애물을 협력해서 넘어가야 하고, 서로의 특성을 활용해 퍼즐을 풀어야 하는 상황들이 자주 등장한다. 예를 들어, 루이지가 좁은 틈을 통과해 스위치를 눌러 길을 열거나, 마리오가 높은 곳으로 점프해 발판을 마련하는 등 둘이 힘을 합쳐야 하는 순간이 게임 곳곳에 가득하다.
전투도 마찬가지다. 기본적인 공격인 점프와 해머 역시 형제가 협력해야 최대 효율을 낼 수 있으며, 공격 타이밍에 맞춰 버튼을 눌러야 추가 대미지를 줄 수 있다. 아울러 스토리를 진행하거나 퀘스트를 완료하면 얻을 수 있는 일종의 스킬인 ‘브라더 어택’을 통해 강한 협력기를 발동하는 등 두 캐릭터의 협력 요소를 통해 전투의 재미를 한층 끌어올렸다.
특히, 이번 브라더십은 ‘루이지’의 활약 범위가 늘어나, 마리오와 루이지가 동등한 위치에서 서로 도움을 주고받는다는 느낌을 받았다. 루이지는 ‘루이지 센스’라는 요소를 통해 필드와 전투 상황에서 발생한 문제를 해결해 준다. 보스 스테이지에서 강한 대미지를 입히는 방법을 생각해 내거나, 특정 퍼즐을 해결할 단서를 제공하는 식이다. 필드에서는 밝게 빛나는 부분에서 L키를 누르면 ‘루이지 센스’가 발동되는데, 연출도 상당해서 루이지를 좋아하는 이용자에겐 상당히 매력적으로 다가오리라 본다.
‘흩어진 섬을 연결한다’라는 콘셉트에 맞게 여러 개의 섬을 모험하도록 유도하는 것도 상당히 신선했다. 이 게임은 하나의 섬을 클리어하면 ‘지도’를 통해 다음에 갈 섬을 지정하게 된다. 이때 해당 섬으로 바로 이동하는 것이 아니라, 약간의 항해 시간을 거쳐야 한다. 이렇게 남는 시간 동안 서브 퀘스트를 하거나, 능력이 부족해 과거에 못 갔던 구역들을 다시 구경하도록 유도하는 것이다. 탐험을 더 깊게 즐길 수 있다는 점에서 개인적으로 상당히 마음에 드는 부분이었다. (진짜 ‘항해’를 한다는 낭만도 느껴졌다.)
물론 아쉬운 부분도 좀 있었다. 구체적으로 초반의 속도감과 최적화 문제가 원활한 플레이를 방해하고 있었다.
초반부의 브라더십은 중간중간 잦은 튜토리얼로 게임 진행의 흐름이 툭툭 끊긴다. 언젠가 해줘야 하는 설명인 건 알지만 뭐만 해도 스킵하기 어려운 튜토리얼이 펼쳐지니 이용자 입장에선 상당히 답답하다. 심지어, 캐릭터 간의 대화는 ‘B’키를 꾹 눌러 진행할 수 있는 2배속도 막혀 있어서 하나하나 ‘A’나 ‘B’키를 짧게 눌러 넘겨줘야 한다. 글을 읽는 속도가 빠른 이용자라면 더욱 거슬리는 부분이리라 본다.
전투와 필드 탐험에서의 능력 해금 타이밍도 아쉬웠다. 각종 능력과 협력기는 보통 첫 번째 보스인 ‘네룸데스’을 잡고 나서야 본격적으로 해금되는데, 해당 보스를 접하기 위해선 약 3시간가량 게임을 즐겨야 했다. 게임에 흥미를 붙여야 할 초반부에 이목을 끌만한 요소가 없으니, 취향에 따라선 초반부에서 이탈하는 이용자들이 생길 우려가 있어 보였다.
그래픽에 신경을 쓴 건 좋지만 부족한 최적화로 인해 지나치게 긴 로딩 시간도 거슬렸다. 브라더십은 다른 섬으로 이동하거나 능력을 써서 특정한 구역으로 이동했을 때 체감상 20초 정도 기다려야 한다. 처음엔 기기의 문제인가 싶어 스위치를 껐다 켤 정도로 로딩 시간이 길고, 플레이 흐름을 방해했다. 섬 탐험이 주된 게임 콘텐츠인 만큼, 최적화 문제는 빠른 시일 내에 개선이 필요해 보였다.
요악하자면, ‘마리오&루이지 RPG 브라더십!’은 형제간의 협력 요소를 잘 살린 액션 RPG로, 시리즈 팬들이라면 충분히 재밌게 즐길 수 있는 작품이다. 아직 초반부의 흐름과 최적화 문제가 아쉽긴 하나, 풀 3D 그래픽과 루이지의 새로운 모습(루이지 센스)으로 기존 시리즈보다 진화된 경험을 제공하려는 의도가 엿보인다. IP에 대한 애정이 있는 이용자는 물론, 해당 게임으로 시리즈에 입문하고자 하는 이용자에게도 괜찮은 경험이 되리라 생각한다.